누구나 한 번쯤 달콤한 타임머신을 타는 상상을 해볼 것입니다. '젊은 시절로 돌아간다면 무얼 할까?' 치열하게 공부를 할까, 못다 한 연애를 할까? 솔직히 고백하자면 제 머릿속을 가장 먼저 채우는 건 '돈'입니다. "삼성전자, 애플, 구글 주식을 영끌해서 사야지", "그때 그 노른자 땅을 샀어야 해." 상상만으로도 짜릿합니다. 넘쳐나는 돈으로 최고급 스포츠카의 액셀을 밟고, 펜트하우스를 사고, 매일 퍼스트 클래스를 타고 여행을 떠나는 제 모습을 그려봅니다.
하지만 그 화려한 상상의 질주는 이상하게도 짙은 안개 낀 막다른 골목, 바로 '허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멈춰 서고 맙니다. '다 사고, 다 놀고 나면... 그다음엔 대체 뭘 하지? 통장에 찍힌 무한대의 숫자 앞에서, 나는 과연 내일 아침 침대 밖으로 나올 이유가 있을까?'
미국 재무계획표준위원회(CFP Board)에 따르면, 로또 당첨자의 3명 중 1명(약 33%)이 결국 파산을 선언하고 길게는 70%가 심각한 재정난에 빠진다고 합니다. 이들은 마치 **'면허 없는 초보 운전자가 잡은 슈퍼카의 핸들'**처럼 삶의 통제력을 잃어버렸습니다. 대저택을 과시하듯 사들이고, 찰나의 유흥에 뭉칫돈을 뿌립니다. 지인들에게 호기를 부리며 돈을 흩뿌리죠. 자산의 규모는 커졌지만, 정작 그것을 지탱할 세금과 유지비의 늪에 빠져 결국 빚더미에 짓눌리는 비극을 맞이합니다. 돈은 버는 것보다 '지키고 다루는 근육'이 없으면 그 자체로 재앙이 될 수 있다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설령 돈을 잘 지켰다 한들, 그들은 매 순간 행복했을까요? 인간의 뇌는 쾌락의 유효기간을 그리 길게 허락하지 않습니다. 처음 거액을 쥐었을 때의 그 터질 듯한 도파민은 곧 뇌의 '기본값(Default)'으로 하향 조정됩니다. 어지간한 자극으로는 심장 박동조차 변하지 않는 권태. 그것이 바로 돈으로 살 수 있는 쾌락의 한계점입니다. 그렇다면 그 한계를 극복하고 여전히 빛나는 삶을 사는 이들은 누구일까요? 바로 '자신의 일'을 놓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심리학자 빅터 프랭클은 인간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엔진을 '의미를 찾으려는 의지'라고 말했습니다. 모든 퀘스트가 깨진 게임, 결말을 스포일러 당한 영화는 금세 지루해집니다. 진정으로 가슴 뛰는 삶은, 결과가 이미 주어져 소파에 누워만 있는 안락함이 아니라, 스스로 가치 있다고 믿는 목적지를 향해 거친 숨을 몰아쉬며 나아가는 '과정' 그 자체에 있습니다.
일은 우리 삶의 단단한 '뼈대'이자 일상을 연주하는 '메트로놈'입니다. 아침에 무거운 몸을 일으켜야 할 명분, 땀 흘린 뒤 마시는 시원한 물 한 잔의 달콤함, 세상과 나를 연결하는 끈끈한 연대감. 이 모든 것은 '일'이라는 캔버스가 있기에 그려질 수 있습니다. 무한한 자유는 달콤한 독과 같아서, 결국 삶의 경계를 허물고 우리를 무기력증의 늪으로 끌어내립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로또 당첨과 같은 갑작스러운 벼락부자를 꿈꾸지 않습니다. 대신 오늘 하루도 제 두 발로 땅을 딛고, 스스로의 힘으로 무언가를 일궈내는 묵직한 땀방울을 선택하겠습니다.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며 흘리는 땀, 그 역동적인 가슴 뜀. 저는 그 뜨거운 박동을 평생 제 삶의 동력으로 삼으며 살아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