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by 오종민

파출소 소네 근무 중에 여대생으로 보이는 20대 초반의 여성 한 명이 파출소 문을 열고 들어왔다. 한 손에 휴대폰을 들고 있었는데 그 휴대폰을 우리에게 내밀면서 전화번호를 추적해 줄 수 있냐고 물어봤다. 그 휴대폰에는 070으로 전화가 오고 있는 중이었다. 그 여성에게 혹시 전화를 받아 보았냐고 물어봤더니 받았었는데 검찰청이라면서 자신이 대포통장을 사용했기 때문에 전화를 했다고 하더란다. 그래서 놀라서 파출소에 확인하려고 들어온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그 전화가 보이스피싱이라고 말하면서 앞으로 그런 전화가 오면 수신차단을 하거나 받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경찰과 검찰은 070으로 전화를 하지 않는다고도 말해줬다. 그러자 그 여성은 안심을 하는 듯하더니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한 10분가량을 혼자 조용히 울었다. 우리는 많이 놀라셨군요라고 위로하며 울음을 멈출 때까지 그냥 기다려줬다. 그리고는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며 파출소 밖으로 조용히 나갔다.


얼마나 많이 놀랐을까? 우리는 보이스피싱 전화에 당하는 사람에 대해 "어떻게 저런 거에 당하냐?"라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그 전화를 실제로 받았을 때 순간적으로 판단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요즘 보이스피싱단이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이 20~30대 여성이라고 한다. 그들은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았을 때 놀라서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한다고 한다. 만약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았을 경우 끝까지 들어보면 결국 돈으로 연결이 된다. 그러면 보이스피싱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 경찰과 검찰, 금융감독원은 절대로 전화로 금전을 요구하거나 통장으로 금전을 이체할 것을 지시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면 더 잘 대처할 수 있다.


그렇게 한 명의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막았지만 울고 있는 그 여성의 모습을 생각하면 참 안타깝고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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