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인문학 수업

김종원

by 오종민

검색은 타인의 주관을 찾는 일이고, 사색은 내 주관을 찾는 일이다.


지식을 더 이상 배울 필요가 없는 시대가 왔다고 한다. 스마트폰만 살짝 터치하면 모든 지식을 검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검색을 통해 찾은 것들은 이미 세상에 그렇다고 알려진 다른 이들의 생각이다. 또 그렇게 찾은 지식들이 전부 옳은 것도 아니다. 잘못된 지식들도 많고 그것을 옳다 여기면 잘 가던 길도 잘못된 길로 갈 수도 있다. 우리는 요즘 스마트폰으로 인해 사색할 기회를 갖기가 힘들다. '검색만 하면 다 나오는데 굳이 머리 아프게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심지어 내 가족 또는 내 전화번호까지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어찌 보면 우리는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어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요즘 나는 '일상'이란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 우리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것들을 제목으로 생각나는 대로 짧게 쓰는 글인데 예를 들면 "타미플루"라는 주제에 '먹어도 힘들고 안 먹어도 힘들다'라는 식으로 글을 쓰는 식이다. 그런데 이런 글을 쓰다 보니 재미있는 것은 주변의 모든 사물, 현상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하고 그때마다 내 머릿속의 회로가 열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평소라면 스쳐 지나갔을 사물들이 갑자기 나에게 말을 거는듯한 느낌을 받게 되고 주변의 모든 사물들에 대해 질문을 던지게 된다. 그러다가 새로운 사실들도 많이 발견하게 되고 모르고 지나갈 뻔한 것들이 나에게 새로운 지식으로 남게 된다. 검색은 쉽다. 하지만 사색은 쉽지가 않다. 그렇다고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다.

그냥 아무것이나 생각하는 것으로 시작을 하다 보면 사색하는 것에 대한 재미를 느끼는 순간이 올 것이다. 사색만 하지 말고 그것을 글로 엮어보면 더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런 사색들이 모이면 나만의 주관이 탄생하는 것이고 다른 이들의 검색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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