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by 오박사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라는 제목에 이끌려 빌려왔다. 남궁인, 이슬아, 그리고 오해. ‘연인 간의 오해에 관한 책인가?’ 남녀 간의 오해와 그것을 풀어나가는 이야기를 상상하며 책을 펼쳤다. 내용은 두 사람 간에 편지를 주고받는 서간문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처음 몇 장을 읽었을 땐 그냥 유쾌한 두 사람 간의 장난스러운 편지 이야기로 보였다. 솔직한 마음을 그대로 내보이는 글들을 보며 불안하기도 했지만 반대로 통쾌했다. 상대가 혹 불쾌하지는 않을까 괜한 걱정도 들었다.


중반으로 갈수록 유쾌하게만 읽을 책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들의 솔직함에는 이유가 있었고 그들의 유쾌함 뒤에는 아픔이 있었다. 저자들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풍파를 나보다 더 많이 겪어본 듯했고 때론 세상에서 도망치고 싶다가도 다시 세상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처연함이 느껴졌다. 그들에게 글은 이 세상을 버틸 수 있는 힘이었고 탈출구 같았다. 그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을 대표하는 듯했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보여주는 듯했다.


이 책엔 가끔 두 사람의 과거 이야기가 나온다. 남궁인 작가는 보편적으로 생각하기에 고난의 길을 스스로 가는 사람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어떤 마음으로 그렇게 살 수 있었을까 싶으면서 나는 죽어도 그렇게 못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슬아 작가의 과거는 생을 유지하기 위해 지극히 현실적이다. 서러워서 울고 힘들어도 버티고 돈을 벌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평범한 사람이다. 하지만, 그의 정서는 평범하지 않다. 아마도 아픔을 승화시키는 나름의 방법이 그의 정체성으로 표현되지 않았나 싶다. 나는 아무리 따라가려 해도 이들의 생각과 삶은 따라갈 수 없을 것 같다.


후반부로 갈수록 그들이 서로 답장을 쓸 때 꼭 그 편지를 내가 읽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남궁인 작가가 혼날 때는 나도 혼나는 듯했고 재미있는 글이 나오면 같이 웃었다. 편지가 끝나갈 때쯤이면 아쉬운 마음이 들 정도로 몰입했다. ‘내가 만약 그러한 편지를 받는다면 답장을 어떻게 쓸까? 그들처럼 솔직할 수 있을까? 아마나는 최대한 멋진 답을 쓰려고 노력했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빠져들었다.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는 저자들이 상대에 대한 오해를 주제로 하지만 그 오해가 꼭 풀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오해로 놔둬도 상관없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놔둬도 다치거나 아프지 않은 그냥 그런 것들이다. 그들의 대화 중 “오해는 흔하고 이해는 희귀하니까요”라는 말이 나오는데 정말 명언이다. 참 단순한 말이지만 생각하기 쉽지 않은 말이다. 세상에 오해는 흔하다. 그러니 굳이 오해라고 외칠 이유도. 오해를 모두 풀어야 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오해를 이렇게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니 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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