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죽기전에 꿈을 꾼다

크리스토퍼 커

by 오박사

제목을 처음 봤을 때 ‘꿈’을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을 뜻하는 ‘꿈’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여기서 ‘꿈’은 잠자는 동안에 깨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사물을 보고 듣는 정신 현상을 뜻하는 자면서 꾸는 ‘꿈’을 뜻했다.


이 책은 ‘호스피스 버펄로’란 병원의 최고 책임자인 크리스토퍼 커가 쓴 책으로 임종을 앞둔 사람들의 특정 현상에 대해 저술한 것이다. ‘호스피스’라는 용어를 들어본 이도 있을 것이고 생소한 이도 있을 것이다. 나는 말기 암 투병을 하시다 돌아가신 어머니 때문에 ‘호스피스’에 대해 알게 되었다. 악성 질환에 걸려서 치유의 가능성이 없고, 진행된 상태 또는 말기 상태에 있는 환자와 그 가족이, 죽을 때까지 남겨진 시간의 의미를 발견해서, 그 시간을 충실히 살아가도록 배려하는 광범위한 치료를 호스피스케어라고 한다. 당시 어머니는 암으로 인한 고통이 너무 심했고 생에 대한 미련을 포기하신 상태여서 그나마 고통이 덜하고 정신적으로 위안을 주는 ‘호스피스’에서 마지막을 맞으시길 원하셨다. 그런데 아버지와 우리 가족들은 거리가 멀어 자주 가지 못한다는 핑계로 어머니의 고통을 외면했다. 결국 어머니는 마지막까지 엄청난 고통과 함께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지 못한 채 돌아가셨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머니에 대한 죄송한 마음이 다시 떠올라 마음이 편치 않았다. 저자는 환자들을 치료하고 죽음을 지연시키는 의사에서 편안한 죽음을 맞게 해주는 호스피스 병동 의사로 변화한다. 이 과정에서 의사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을 것이다. 사람을 살리려고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오히려 사람이 잘 죽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 것이니 그동안 의사로서 배웠던 것들에 대해 많은 혼란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호스피스 병동에 근무를 하면서 죽음을 잘 마무리 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저자는 죽기 전 꿈을 꾸는 ‘임종몽’과 환각을 보게 되는 ‘임종시’에 대해 계속 이야기한다. 환자들은 임종 전 꿈을 꾸게 되면서 그들의 인생 전반을 경험하게 되고 그동안 미뤄왔던 감정들을 털어버릴 수 있는 계기를 맞게 된다. 그러면서 정리하지 못했던 마음의 짐들을 정리하게 되고 삶의 마지막 여정을 다시 온전한 삶을 되찾는 과정으로 본다. 남아있는 자들도 죽어가는 가족의 그러한 모습에서 안도하고 편하게 보내 줄 수 있게 되며 그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간직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죽음의 순간을 떠올려 봤다. ‘내가 죽을 때 내 옆에서 내 손을 잡아줄 누군가가 있을까?’, 어머니의 죽음을 돌이켜보면 어머니는 ‘임종몽’을 꾸실 기회를 갖지 못하셨고 그 옆에 우린 없었다. 나도 마찬가지 신세가 될 거 같아 마음이 편치 않고 두려워졌다. 결국 나는 이 책을 마지막까지 읽지 못하고 덮어야 했다. 괜스레 마음이 우울해 졌고 죽음에 대한 공포가 찾아왔다.

이 책에서 안온한 죽음을 맞이한 이들은 대부분 옆에 사랑하는 이들이 있었다. 결국 잘 죽는 것도 잘 살아야 가능한 것이라 생각되었다. 죽음에 관한 책을 읽었지만 오히려 삶에 대한 생각이 더 많아졌다. 몸 관리도 잘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프게 죽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축복이지만 아프더라도 내 옆에 누군간 있길 바란다면 지금부터라도 더 잘 살아야 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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