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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현 Sep 29. 2024

혼자 떠나 혼자 돌아오지 않는다

혼자 떠나는 여행은 어딘가 모르게 허전하다. 오롯이 나 홀로 떠나서 혼자가 되는 경험은 언제나 즐겨하는 편이지만 혼자인 시간이 오래될 때 오는 막연한 쓸쓸함은 비워내기가 어렵다.


낯선 이방인으로 떠나와 나 이외의 함께 있는 사람들을 바라볼 때면 그 무리 속에 섞이고 싶었고 웃음을 나누는 이들 속에 뭐가 그리 즐거울까 싶어 동화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했다.


혼자인 시선에서 함께인 사람들을 바라보 그동안 함께라는 이름 아래 당연시 되고 아무렇지 않게 여겼던 당연함 같은 것들이 그 얼마나 소중했던 것인지를 실감한다.


그리하여 나 홀로 있는 지금. 혼자 떠나와 있으면서도 함께라는 단어를 생각하고 맛있는 음식 앞에. 좋은 풍경 앞에.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 앞에 좋아하는 사람들을 데려다 놓는다.


나는 결국 혼자 떠나서 혼자이지 못했고. 그리운 사람들을 떠올리며 함께 있었다.


혼자 떠난 여행은 혼자 돌아오지 않는다. 다시 이곳에 오겠다는 다짐을 두고 사람들과 다시 돌아온다.

그것이 혼자 하는 여행이 주는 힘일 것이다.

안녕. 안녕. 안녕. 우리가 함께라는 이름으로 이곳에 다시 돌아올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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