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오로라를 보지 못할 수도 있겠다

북유럽 포토에세이

by 이용현

잠을 자다가 문득 오로라가 보고 싶다는 생각에 비행기를 끊고 날아온 북유럽.

하루에도 수십 번 날씨를 체크하고 오로라 어플을 켜두면서 오로라를 기다렸지만 오로라는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오로라가 출몰한다는 스팟을 찾아다녔지만 가는 곳엔 비가 내렸고, 구름이 끼었고, 오로가 숨어버리기에 좋은 최적의 날씨만 내게 보여주었다.


하루, 또 하루, 그다음 하루마다 오늘은 볼 수 있겠지, 간절한 기대를 하면서도 이제는 어쩌면 오로라를 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할 것 같다는 예감도 함께 들곤 한다.


자연은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까.

모든 것이 내 염원대로 돌아가진 않으니까.


감히 오로라를 찾아나서는 것이 아니라

오로라가 빛을 보여줄 때 나는 그저 자연의 신비를 관람하는 존재일 뿐.


나는 이번 여행에 오로라에게 초대받지 못한 것이다.

아마도 그건 너무 큰 욕심을 부린 탓, 억지로 오로라를 보겠다는 마음만 앞세웠던 것이 아닐까 싶다.


이제는 오로라 하나만을 생각하느라 놓친 풍경을 바라보고 돌아가야겠다. 그것이 어쩌면 오로라가 나에게 준 여행의 의미일 수도 있을 테니까.


그간 욕심만 내느라 둘러보는 일이 소홀했던 것들도 함께 떠올리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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