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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현 May 03. 2021

노래는 죽지 않고 살아남아

사람과 잘 되지 않고,  엇갈리는 인연 앞에 찌질해지는 나를 위해줬던 건 노래였다. 친구도 내 맘을 달래줬지만 미안하게도 노래만큼은 아니었다.

덜컹이는 버스와 지하철에 앉아 이어폰으로 흘러나오는 노래들, 슬픈 가사와 상관없이 다정하기만 인연 앞에 흘러나오는 발라드는 나의 찌질함을 더 하게 해 주었다.


그럼에도 노래는 위로의 힘이 있던 것인지 한곡으로 그치지 않고 감정이 다 개워질 때까지 반복 재생으로 또 듣고 듣다 보면 나는 괜찮아졌다.


그간 살면서 그런 순간들을, 상황들을 노래로 줄곧 잊었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하는 일도, 노래를 듣는 일도 모두 닫힌 감정을 밖으로 배출하는 일이었다.


요즘은 노래를 듣고 이야기하는 모임에 가게 되었는데 꽤나 노래를 많이 알고 있는 사람들이 부러워졌다.

어디서든 제 감정에 맞게 위로의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사람들인 것 같아서, 스스로를 달랠 수 있는 여러 장르의 처방을 지닌 사람들 같아서 저들은 한편으로 얼마나 강한 사람들인 것인가. 생각해보는 것이다.


나는 여전히 나이를 먹어도 노래를 들으며 살고, 주변에는 노래가 흘러 다닐 것이다.

연약한 마음과 귀에 노래는 끝까지 죽지 않고 흘러들어와 사람을 위로할 것이다. 귀가 닫히지 않은 이상 노래는 한 평생 누군가의 찌질함을 위로하거나 사람의 특별한 날을 더 흥겹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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