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쓸쓸해서 사람을 기다렸다

by 이용현

그리 갈 수 없게 되었다.
용기와 떠날 마음만 먹고 여권 하나만 챙기면 어디든 떠날 수 있던 시절. 오래전 떠나왔던 곳은 그리움과 추억, 동경의 대상으로 남았고 어쩌면 아니 영영 갈 수 없을지도 모르는 막연함이 여행을 더 그립게 한다.


낯선 땅, 낯선 언어, 미지의 세계에서 내가 갖고 싶었던 것은 나이 이외의 다른 풍경이었다. 내가 아름답다면 당신들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 배경 속에 살고 있는지. 그런 호기심에 여행을 늘 꿈꿔왔다.

우연한 만남으로 잊지 못할 친구를 사귀고, 모든 것들이 새롭게 느껴졌던 시간. 자유를 갈망하며 떠났던 일은 언제나 잘했던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혼자서 카메라를 든 곳엔 항상 풍경이 있었다. 그곳에 사람이 가 닿기를 바랐다. 혼자인 것보다 둘이 되기를 바랐다.
나는 사람이 사람을 기다리는 모양으로 풍경이 쓸쓸해서 사람을 기다렸다.

잠자코 앉아 풍경 속에 든 사람을 바라보면 외롭지도 않고 나는 넉넉한 마음이 된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다시 떠나게 될 때까지 오늘도 따듯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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