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시절을 겪을 무렵 김태용 감독의 캐스팅이 큰 위로가 되었는지 혹은 어떤 끌림이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탕웨이는 그 후 김태용 감독과 결혼한다.
만추를 내 인생영화로 꼽는 것은 누추하고 초라한 죄수의 역할마저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탕웨이의 연기력과 사랑을 그려내는 김태용 감독의 연출력 때문이다.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헤어질 결심 또한 탕웨이로 시작해 탕웨이로 끝난 영화가 아닐까 평하는 바. 탕웨이가 아닌 다른 배우였다면 아마 이 영화는 다른 시선으로 해석되거나 연출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만추와, 헤어질 결심은 오묘하게 닮아 있는데 안개를 배경으로 하는 가상의 도시 이포와, 안개 낀 시애틀을 배경으로 하는 곳에서 탕웨이가 등장하는 점. <만추>에서는 죄수로 <헤어질 결심>에서는 사람을 죽인 용의자로 설정마저 닮아 있다.
김태용 감독은 만추를 연출하며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사람과 사랑에 대한 믿음이 반드시 있다거나 꼭 있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누가 누구한테 마음을 여는 순간은 있다고 생각한다. 만추는 마음을 여는 그 순간에 대한 영화다."
김태용 감독과 전연 다른 색깔을 가진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헤어질 결심>은 이상하게도 김태용 감독이 연출한 만추의 느낌을 받았는데 그것이 탕웨이라는 배우 때문에 그렇게 흘러가는 것인지,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영화를 보고 난 후에도 쉽게 가라앉지 않는 탕웨이의 눈빛과 말투를 포함한 모든 연기. 그리고 영화 속 대사는 여전히 나를 붕괴시킨다.
"나는 당신의 미결 사건이 되고 싶어요". <헤어질 결심>의 탕웨이.
"당신의 눈빛이 당신의 손길이 내게 돌아오라고 했어요". <만추>의 탕웨이.
모두 다 사랑이 되지 못하는 안갯속에서 또 다시 사랑을 기약하는 두 영화는 닮아 있다.
세상 어떤 배우보다 사실스럽게 비련의 역할을 소화해내는 여배우또 있을가 싶을 정도로 나는 탕웨이를 탕웨이한다.
두 영화를 같이 본다면 이것 하나만큼은 장담할 수 있다. 영화를 보고 난 이후엔 반드시 붕괴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