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순훈 Apr 29. 2016

우리 아이 '역경지수' 높이는 법

자녀교육의 십계명..유학 보내는 것  조기 교육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

       

역경지수(AQ : Adversity Quotient)는 살아가면서 어려움에 처했을 때, 자기 자신에게 다가온  역경에 슬기롭게 대처하며 견뎌내는 능력을 말합니다.     


인생길에서 성공한 사람들 중에는 공부 못한 사람은 있어도, 역경을 극복하지 못한 사람은 없습니다.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역경지수라는 말이지요.     


그래서 역경을 이기는 힘, 고난을 견디고 이겨내는 정신은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됩니다.     

옛말로 하면, “활을 잡았다고 모두 신궁(神弓)이 되는 것이 아니고, 화장을 한다고 모두 양귀비가 되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같은 찰흙이라도 빚는 사람에 따라 도자기도 되고 옹기도 되는 법입니다.     


페스탈로치는 “내가 아이를 교육시킨다면, 그 아이는 내가 원하는 어떤 아이든 만들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교육의 힘이 중요한 것이지요.     

그럼 사랑하는 내 아이를 어떻게 하면 역경지수를 높일 수 있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첫째, 내 아이에 대해서 정확히 알기


부모들이 아이를 기르면서 가장 빠지기 쉬운 유혹은 아이가 어떤 특별한 재능을 보였을 때, "내 아이가 천재가 아닐까 하는 착각을 갖기 쉽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아이의 정상적인 성장을 방해하고, 과도한 기대로 아이의 미래를 망치기 때문이죠.


사람은 히포크라테스가 파악한 바대로 다혈질, 담즙질, 점액질, 우울질 등의 기본 유형부터 주도형, 사교형, 안정형, 신중형 등 각종 기질을 갖고 있습니다. 거기에 성격적 분류로 어느 성향이 강하냐에 따라 개방성, 성실성, 외향성, 동조성, 신경성 등으로 나타납니다.


부모가 아이의 기질과 성격, 그리고 재능을 일찍부터 알 수 있다면 영어부터 체육, 음악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목을 집중하여 다 가르칠 필요가 없게 됩니다. 이 모든 걸 다하는 아이는 고생을 하고도 천재가 아니라 결국은 여러 분야를 조금씩만 잘하는 평범한 아이가 되어버리는 겁니다. 아이의 성향과 재능을 일찍 알게된다면  부모는 아이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교육에 집중하여 투자하고 노력을 기울일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부모가 할 일중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아이의 기질과 성격, 좋아하는 일과 재능을 파악하는데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의 장점은 키우고 단점은 보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부모로서 아이의 미래를 행복하게 디자인해 주는 일이지요.    


'아이의 초등학교 성적은 대개 엄마의 성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엄마의 극성이 만들어 낸 거지요. 아이에게 공부를 짐으로 여기게 해서는 안됩니다. 초등학교의 성적에 집착하기보다는 아이의 성격, 기질, 재능을 정확히 파악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게 좋습니다.


둘째, 어려운 일을 스스로 헤쳐 나가게 하기  

   

아이들이 늘 부모의 품에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아이들이 세상은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직접 느끼게 되는 것은 학교(유치원)를 가면서부터입니다.     

아이를 평생 따라다닐 작정이 아니라면, 곤란한 일에 부딪히게 된다면 스스로 문제를 헤쳐 나갈 수 있게 한 발 떨어져서 지켜봐야 합니다.   하지만 이때 주의할 것은 아이에게 혼자서도 해 나갈 수 있다는 긍정의 기운을 불어넣어 주는 일입니다. 이상하게도 대다수의 부모들은 아이가 엄마, 아빠라는 말을 하거나 걸음마를 할 때 이외에는 격려를 잘 안 하고, 관심도 잘 갖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이가 하기 전에 부모가 그 일을 먼저 해주기  때문입니다.       

방문 여는 일, 수도꼭지 여는 일, 장난감 정리 정돈하는 일, 이불 펴는 일 등 아이가 직접 하고 그걸 칭찬할 일은 너무 많습니다.      


그런 사소한 일부터 헤쳐 나가고, 그걸 격려해주는 마음, 이런 마음의 소통이 될 때 아이는 건강하게 또 역경을 대처할 힘을 기르며 성장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아이에게 자기가 할 일을 하게 하고 칭찬하라는 겁니다.       


셋째,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 알려주기


아이가 귀엽다고 하늘의 달까지 따다 줄 수는 없습니다.      

부모가 아이에게도 해 줄 수 있는 일과 해주기 힘든 일이 있듯이, 아이도 자기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알도록 해야 합니다. 아이가 움직이고 활동하는 것이 재미있고 즐겁다고 그냥 방치하면 결국은 ‘버릇없는’ 아이로 만들게 됩니다.       


아이의 기를 키워준다고 음식점에서 아이가 마음대로 하게 놔두는 부모, 물건이 망가지면 변상해 주겠다고 하는 부모는 아이의 실수를 평생 뒤치다꺼리만 하게 됩니다.     


이건 기를 살리는 게 아니라 아이에게 ‘자기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 겁니다.  그런 아이가 커서 회사라도 운영하게 된다면 한순간에 회사의 운명을 바꿀 수는 있는 위험을 키우는 겁니다.      


‘조현아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겁니다.      


땅콩을  접시에 담아서 주고 안 주고가 아니라, 자기에게 말대답하는 걸 못 참아서 생긴 일이기 때문입니다.  아이에게 규제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알게 하는 힘, 그 ‘판단력‘을 키워주라는 말입니다. 그래야 배려하는 마음도 생기게 되는 겁니다. 그 힘이 오히려 자기를 지키는 것이지요.  

  

이중섭 화가가 아내에게 보낸 편지. 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나타나 있다.


넷째, 실패를 알게 하기


늘 이길 줄만 아는 아이는 넘어졌을 때 일어서는 법을 알지 못합니다. 이것은 인생길에서 성공만이 아니라 수많은 실패가 있는 길을 걸어갈 아이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습니다.     

작은 성공에 취한 명문대 출신들이 사회에 나와 작은 실패에 쓰러져 능력이 있음에도  재기하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부모가 할 일은 우리 아이가 누군가에게 혹은 어떤 일에 좌절을 맛보았다면, 아이를 혼내거나 그 속에서 낙담하면 안 됩니다. 실패를 통해 어떤 점을 배웠는지 실패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아이와 함께 대화하고 생각하고 반성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게  필요합니다.     


그 시간은 아이를 성장시키고, 실패로부터 이기는 힘을 길러주게 될 것입니다.     


다섯째, 아이에게 적절한 시련 안겨주기     


아이에게 적절한 시련은 의지와 지혜를 단련시키는 좋은 도구입니다.

내 아이가 자립심이 있고,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면, 어렸을 때부터 아이에게 적절한 시련을 안겨주어 그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방법입니다.     

그래서 개성상인들은 자기의 자식들을 친구의 가게에 보내 고생을 하면서 배우게 했습니다.     

어렸을 때 도보 극기훈련 같은 것은 시련을 통해 인내와 목표 달성의 만족도를 함께 주지만, 과도한 목표를 줄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에게 맞는 적절한 시련을 극복하도록 하는 훈련을 시키는 게 역경지수를 높이는 실전교육입니다.     


여섯째, ‘위인전’ 읽히기     


위인은 흘러간 옛날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위인은 대개 역경을 이겨낸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어떻게 역경을 이겨냈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아이에게 묻고, 그 이야기를 해 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그를 위인으로 만든 것이라는 사실, 거기서 멈추었으면 그도 평범한 사람이 됐을 것이다라는 사실을 말이죠.     


위인전의 전집을 사주면 부모는 편할지 몰라도 아이는 안 읽습니다.

한, 두 권부터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일곱째, 아이의 ‘버킷리스트’ 만들기     


아이 스스로 자기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들의 리스트를 만들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은 아이에게 삶의 목표를 주고, 어떻게 해야 그 일을 할 수 있는지 계획을 세우게 합니다.      

막연히 피겨선수 김연아처럼 되겠다는 이야기도 좋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부모가 묻고 아이가 대답하면서 꿈이 현실로 서서히 바뀌는 거죠. 아무 노력도 안 하고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없는 꿈은 꿈에서 머물고, 그 꿈을 커서도 못 버리면 몽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여덟째, 대화하는 방법을 알려주기     


사람들이 실패하는 요인의 대다수는 인간관계나 말실수 때문에서 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사람을 대하는 방법이나 대화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면 앞으로 세상을 사는데  결정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람들과 일부러 싸울 필요도 없고, 말 때문에 오해를 부른 일도 적을 테니까요.     


그래서 부모는 아이와 대화할 때, 그 언어를 배우기에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가장 피해야 할 말은, 아이가 실수할 때  

"너는 늘 그래!" "똑바로 좀 들어!" "너는 누굴 닮아서 이러니!"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은 안됩니다.     

아이의 인성을 파괴시키는 반교육적인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실수했을 때는

“왜 그랬니?” 하며 아이의 말을 들어주고,     


엄마의 말을 잘 안 들으려 할 때는,

“엄마 말이 어렵니? 아니면 할 말이 있니?”이렇게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고     


의기소침해져 있을 때는

“너는 한번 실수했을 뿐이야. 그건 네 전부가 아니야”

이렇게 격려하고 용기도 주어야 합니다.     


아이가 말을 할 때 침묵하는 것은 아이에게 혼란을 가져다줍니다.

부모의 침묵은 의심, 혼동, 경멸, 무관심, 냉정함, 외면, 무시를 아이에게 느끼게 하기 때문이죠.     

비교하는 말은 절대 금물입니다.


당신을 이웃집 남자나 아내와 비교하면 즐겁습니까? 아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린애도 너 보다는 낫겠다.”

“00이는 무슨 상을 받았다는데….”     


저도  딸하고 말하다, 무심결에 딸 친구 칭찬하다가 이런 소리를 들었습니다.

“ 그 아이가 그렇게 마음에 들면 데려다 딸 삼아!”

“헉…….”     


이 사건 뒤로 저도 딸 하고 말할 때는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부모의 위치에서 말할 때 소리를 높이거나 감정을 대화에 섞어 표현하는 것도 좋은 대화가 아닙니다.     

그리고 부모 입장에서도 실수할 때는 솔직하게 인정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그래야 아이도 실수를 할 때 인정을 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는 겁니다.  


대화를 하면서 상대에게 이해하고, 대화하는 방법도 배우게 되는 겁니다.

세상과 교류하고 소통하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지요.   


아홉째, 아이와 함께 여행 가기


여행은 아이에게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알려주고, 큰 세상을 보여주는 겁니다.

그리고 여행에서 아이가 직접 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해야 합니다. 예컨대 같이 캠핑을 가면 아이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주고, 해외여행을 갈 때는 아이가 원하는 음료수 같은 건 자기의 용돈으로 (외국어로)직접 사서 먹을 수 있게 해야 문제해결능력이 생기게 됩니다. 그것이 역경지수로 커지는 겁니다.


아이에게 쉽게 모든 걸 주면, 세상을 쉽게 보게 됩니다. 그렇다고 성적과 연계하여 용돈을 주는 일도 좋은 교육은 아닙니다. 캐네디의 어머니가 했던 말, "아이야, 너는 세상에서 너만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거라." 이런 마음으로 아이를 키워야 합니다.  


열번째, 아이와 잘 놀아주기


아이와 잘 놀아주는 일, 아이와 친구처럼 지내는 일은 정말 중요합니다. 엄마는 아이와 늘 친구가 될 수 있는데  아빠는 그렇게 하기 힘들죠. 저도 아이와 놀아주는 일을 잘하지못했습니다.


아직 성장기에 있는 아이라면 오랜 시간을 못 놀더라도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자주 갖기를 바랍니다. 요즘은 권위적인 아빠보다 친구 같은 아빠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지요. 엄마가 해 줄 수 있는 말과 아빠가 해 줄 수 있는 말은 분명 다른 겁니다.


엄하지만 자상한, 그런 친구가 되어주세요.

부모의 사랑을 받은 아이는 누구보다 역경에 강하고 사람들에게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습니다. 사랑은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죠.


아이에게 자존감을 주면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을 격려하는 것, 이것이 훌륭한 교육의 요체입니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도 인생이 처음부터 끝까지 순조로울 수는 없습니다.     

예전의 황제와 왕의 아들들도 제위를 잇는 세자가 되기 위해서는,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신임 경쟁과 함께 자질을 성장시키는 교육에 매달리는 피 말리는 '고단한 경쟁'을 해야 했습니다.     


내 아이에게 '희망만이 아니라 실망까지 알려주는 교육'이, 역경지수를 키우는 가장 좋은 교육이라는 걸 알려드리며,  오늘 편지를 맺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날러는 엇디 살라 하고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