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순훈 Sep 29. 2016

남자를 끌리게 하는 여자, 쫓아내는 여자

내 사랑을 다시 돌아본다

          

'모든 남자는 엄마 같은 여자를 찾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엄마의 편안함,이해심,  넉넉함을 좋아하는것이지 엄마 같은 성격, 엄마 같은 잔소리를 원한다는 건 아닙니다.    

 

결혼 적령기의 남자는 한 여자를 만나게 되는 순간부터  이 여자가 나와 ‘결혼할 여자인가’, 아니면 ‘연애할 여자’인가를 구분합니다. 이 관점이 설사 잘못되었다 해도 자기가 어떤 여자에게 내린 선입견의 결정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남자들은 애인과 결혼할 여자를 구분하는 방법으로 자기에게 될 수 있으면 돈을 더 많이 쓰게 하는 여자는 연애에 그칠 애인이고, 될 수 있으면 돈을 아끼게 하는 여자는 결혼할 여자라고 생각합니다.      


여자가 내 남자라고 생각할 때 느끼는 마음이 상대에게도 전해지는 것이죠.  


하지만 문제는 있습니다. 여자는 '내 남자'라고 생각할 때,  갑자기 그의 보호자처럼 구는 ‘엄마’가 되어 버립니다. 밧줄로 꽁꽁 묶고 싶어 하죠.여자의  이 갑작스러운 표변이 남자를 견디기 어렵게 해서 도망가게 합니다. 끊임없는 엄마 노릇은 결국 남자의 애정을 차갑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여자들은 이상하게도 내 남자라고 여기면 과도한 집착과 모성본능까지 나타내며 달려듭니다. 남자를 숨 막히게 만들거나, 어린아이 대하듯 합니다. 이것은 종종 남자의 애정을 식어버리게 하며, 남자를 반항적인 십대 소년처럼 만들어 가깝던 여자와 거리를 만들게 합니다.      


사랑하던 여자가 갑자기 엄마처럼 구는 대표적인 행동들을 볼까요?     


-남자의 사생활을 꼬치꼬치 캐거나 일일이 보고하라고 한다.

-둘이 함께 있지 않을 때는 그가 뭘 했는지 조목조목 자세히 설명하라고 한다.

-여자가 그렇게 생각하듯 남자는 모든 여가 시간을 자신과 함께 보낼 거라고 당연히 생각한다. 자기의 허락 없이 친구들을 만나거나 다른 일을 하는 건 참지 못한다.

-그가 다가올 여지도 남기지 않고, 맹목적이고 일방적인 사랑을 퍼붓는다.   

  


어디 이뿐인가요?  별생각 없이 여자들이 하는 말 중에는 엄마처럼 구는 말들이 아주 많습니다.     


"복장이 그게 뭐야? 옷을 좀 생각하며 입어."

"잘 씻고, 이발도 자주 해?"

"피곤해 보여, 가서 좀 쉬어."

"내일 일도 많은데 너무 늦게까지 돌아다니지 마."

"집에 가면 전화해."

“술은 조금씩 먹고 담배는 끊어!”

“이제 돈도 아껴 쓰고 저축도 해야지.”

“친구 만나서 노는 것도 이제 좀 줄여.”     


이런 말을 들으면 남자는 갑자기 거세당하는 기분이 드는 것이죠.

엄마로부터 이제 겨우 벗어났나 했더니, 여자친구가 엄마 같은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이죠. 이럴 때 남자는 흔들리게 됩니다.      


남자들이 여우 같은 여자를 좋아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쉽게 차지할 수 없는 여우를 만나면 남자들은 자신을  합리화시키는 변명거리를 생각해 냅니다.     


'저 여자는 쉬운 여자가 아니야. 자칫하면 상처를 입을 수 있어, 너무 진지해지지 말아야지. 그냥 즐겁게 만나는 거야.'     


남자는 스스로 다짐합니다. 그러다가 덜컥 그녀를 사랑하게 되고, 그러면서 그녀에게 빠지는 것이죠. 남자들은 결코 처음부터 사랑에 빠지는 길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그런 일은 우연히, 정말 우연히 일어납니다. 마치 밤길을 가다가 부딪쳐 "어이쿠!" 하는 것처럼 그녀에게 빠져버립니다. '사랑에 빠졌다'는 말이 생긴 것도 이런 것이죠.     


에디 머피가 주연했던 영화 <구혼 작전>을 보면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왕자인 에디 머피는 아리따운 여인과 결혼하기 위해 제단 앞에 섭니다. 식이 시작되기 전에 그는 신부를 뒷방으로 데려가 물어봅니다.     


"당신이 좋아하는 건 뭐요?" (왕자)

"왕자님이 좋아하는 거요." (신부)     


그러자 왕자(에디 머피)는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이 뭐냐고 다시 물어봅니다.

"왕자님이 좋아하는 음식이요."     


신부의 대답은 점점 더 비굴해져 갑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신부에게 개처럼 짖으며 한 발로 깡충깡충 뛰어보라고 합니다. 신부가 시키는 대로 하는 순간, 그는 그녀와 결혼할 수 없다는 걸 깨닫습니다.     


여자는 희생한다고 생각하지만, 아니 사랑에 빠져서 그렇게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오히려 사랑을 파괴시키는 행동입니다. 남자에 빠져 모든 걸 잃어버려 백치로 변하는 여자보다는 남자는 자기 의사를 정확히 밝힐 줄 아는 여자를 오히려 존중하게 됩니다.     


남자는 하녀처럼 맹목적으로 복종하는 여자보다는 오히려 '호적수'로 느껴지는 여자를 만났을 때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남자가 실수하거나 빈정거리면 여우는 한번 봐줄 것인가 맞받아칠 건가를 생각하죠. 양보도 하지만, 가끔은 '한방씩 주고받으며' 자존감 있게 행동하는 여자일수록, 그녀에 대한 남자의 존경심은 커지게 됩니다.  

  


여우는 자신이 이미 본 영화를 남자가 보자고 할 때, 양보가 최선의 미덕이라 생각하고 "오빠가 안 봤다면 내가 한 번 더 볼게"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재미있는 영화 많이 있잖아. 우리 둘 다 안 본 영화로 보자!" 이렇게 말합니다.     


아인슈타인은 결혼 50년이 되던 해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처음 결혼할 때 우린 한 가지 협정을 맺었다. 앞으로 살면서 인생의 큰 결정은 모두 내가 내리고, 자잘한 결정은 모두 아내가 내린다는 것이었다. 지난 50년간 우리는 이 조약을 철저히 지켜왔다. 우리의 결혼생활이 순탄했던 것도 그 때문이라고 믿는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은 지난 50년간 큰 결정을 내릴 일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이다."          


아무리 똑똑한 남자도 여자가 조용히 주도권을 잡되 자존심을 지켜주면 무조건 따릅니다. 남자의 자존심은 중요합니다. 남자는 폼에 살고 폼에 죽는다는 ‘폼생폼사’라 하지 않습니까? 남자의 아이덴티티와 자존심을 지켜주는 것이 행복한 연애, 즐거운 결혼생활을 만들게 합니다.     


대개 모든 남자는 여자에게서 "당신이 최고!"라는 말을 가장 듣고 싶어 합니다. 심지어 "자기처럼 맥주를 멋있게 먹는 사람은 처음 봤어. 자기가 최고야."라는 말에도 남자들은 감격합니다.

여자 입장에서는 평화로운 관계를 위해 '최고'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순진한 그는 돌쇠나 온달이 되어 언제나 그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불만을 표현하는 방법도 마찬가지입니다.


순진하게 “자기, 이제 마음이 변했구나!” "전에는 꽃도 잘 사주더니..." 하고 불평하는 대신, 그가 꽃다발을 사 올 때마다 "이렇게 예쁜 꽃은 처음 봐요" “어머! 고마워 자기야!” 이렇게 환호하는 겁니다.     


요즘은 외식을 자주 시켜주지 않는다고 불평하지 말고, 그가 레스토랑에 데려갈 때마다 너무 근사하다고 치켜세우는 겁니다. 그 레스토랑에 와본 적이 있냐고 물으면 "전에 사귀던 남자와 몇 번 와봤어요"라고 바보처럼 대답해선 절대 안 됩니다. 그와 계속 만나거나 외식을 또 하고 싶다면 말이죠.      



남자에게 도움의 손길을 바란다면 그에게 스스로를 강한 존재라고 느끼게 해주는 게 좋습니다. 무거운 짐을 대신 운반해 줄 때, “어머! 자기 이렇게 힘이 센 줄 몰랐어! 어디에 저런 힘이 숨겨져 있었지?” 설사 그가 고친 선반이나 집기들이 잘못되었다 해도 트집을 잡아서는 안됩니다.      


박수를 받고 행복해하는 동물원의  물개처럼 열심히 박수를 쳐준 다음, 그가 없을 때 수리공을 불러 수리하면 됩니다. 그러나 남자에게 “고친 게 잘못됐어!” “차라리 내가 하는 게 낫겠어.”  "선반이 휘었어"라고 말하는 순간, 모든 건 끝납니다. 약간의 수리비 때문에 평생 함께할  수 있을  남자를 놓치는 실수를 어떤 여자들은 너무도 태연하게 합니다. 그 위중함을 모르기 때문이지요.   


남자는 여자에게 그런 소리를 듣는 순간, 마치 꾸중 듣는 어린아이만큼 꿀꿀해지고, 그는 여자의 부탁을 다시 들어줄 맘이 생기지 않는 겁니다.     


여우들은 남자의 자존심을 세워주기 위해 일부러 우둔한 척합니다. 여우들이 남자에게 그가 마치 람보가 된 듯한 기분을 맛보기 위해 쓰는 방법입니다.     


-벌레가 나타나면 무서워서 깜짝 놀란다. 어떻게, 어떻게 하며 오들오들 떨며 남자가 구원자가 되게 한다.

-황혼 무렵에 산책할 때는 무섭다며 그에게 함께 가자고 한다.

-그에게 병뚜껑을 열어달라고 하거나 원피스의 지퍼를 올려달라고 한다(설사 혼자 할 수 있다 해도, 그래서 여자 옷은 대개 지퍼가 뒤에 있는 것이다).


-무서운 영화를 볼 때는 그에게 바싹 매달린다. 폭력적인 장면이 나오면 눈을 감고, 그에게 그 장면이 지나가면 말해달라고 한다.     

-추운 날씨엔 그의 코트 속으로 파고들며 따뜻하다고 말한다.

-혼자 옮길 수 있는 가구라도 그에게 옮기게 한다. 그가 가구를 다 옮겨놓으면 그의 노고를 열렬히 치하해준다. "와, 자기 정말 힘세다! 대체 이런 걸 어떻게 옮겨?"

-그에게 주차를 부탁하거나 좁은 공간에 주차된 차를 빼 달라고 한다. "당신 운전 솜씨는 정말 최고야!"라고 몇 번 칭찬해주면 그는 세차는 물론 기름까지 자발적으로 채워줄 것이다.     


사람들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은 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인생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사랑을 할 때는 이 방법을 잘 안 쓰고, 못 쓰는 게 문제죠.       



수십 년간 금실 좋은 부부관계를 유지해온 한 할머니는 이렇게 조언합니다.     


"나는 뭔가 하고 싶을 때마다 그게 모두 남편의 아이디어였다고 믿게 만들어요. '여보, A 레스토랑에 갈래요, 아니면 B 레스토랑에 갈래요?' 돈을 내는 건 남편이니까 언제나 그에게 선택권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거야. 그리고 식사가 끝난 후에는 '당신의 선택은 정말 탁월했어요!'라고 치켜세우는 거지... 그러면 남편은 다음에도 어김없이 외식을 하려고 하지요."     


어떤 여자들이 남자에게 자신의 전부를 거는 건 그가 자신에게 부족한 빈 곳을 채워줄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 때문입니다. 또한 물구나무까지 서가며 무리하게 남자에게 매달리는 건 혹시 그 남자가 떠날까 봐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조급함과 집착감이 무리수를 만들며 남자를 떠나가게 합니다.      


사람과 사랑은 다듬어야 완성이 되는 것입니다.



추신:

대문과 본문의 사진은 2016년 중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은 한류스타인,'상속자들'의 여배우 박신혜입니다. 본문은 작가 셰리 야곱의 글을 참조해 다시 썼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백만송이 장미'를 받는 여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