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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순훈 Jul 09. 2017

'착한 여자'는 왜 생길까

심청이처럼 살면 행복할까


나쁜 여자를 쓰기 전에 ‘착한’ 여자에 대해 먼저 쓰고 싶었습니다.     


‘정말 죽이고 싶었어요.’

친정 어머니를 임종 직전까지 헌신적으로 돌봤던 한 착한 여성이 했던 말입니다.     


평생을 착한 딸로 살기를 강요해 수많은 눈물을 흘린 한 가엾은 여인의 애증이 담긴 말이자, 평생의 한이 담긴 말이기에 가슴이 저려오는 말입니다.      


착한 여자는 착한 딸에서 생깁니다.     

착한 여자는 모든 연령 대의 여성에게서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스스로를 착한 딸이라고 생각하고 인식하는 여자들이 있는가 하면, 착한 딸로 살면서도 자신이 착한 딸이라는 ‘특수한 종족’에 속한다는 생각을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는 여자들도 많습니다. 또 착한 딸의 굴레에서 벗어나려고 수많은 노력을 하면서도 마음은 여전히 착한 딸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착한 여자들도 많습니다.     


문제는 착한 딸이라는 굴레  아래, 착한 여자들이 겪는 시련과 아픔입니다.      

착한 딸들은 주변의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베풀고 양보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욕구와 하고싶은 희망은 늘 뒷전입니다.      


만남의 초기에는 착하고 좋은 여자로 평가받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그녀가 하는 착한 일과 양보는 당연시되기 마련입니다. 심지어 늘 당직과 청소를 맡아오다 집에 일이 있어 그 일을 하지 않았다고 동료에게서 비난받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착한 딸은 우리의 주변을 아름답게 하는 좋은 존재이지만, 이들의 희생을 이제 당연하게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제가 할게요! “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나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에요.”

“어머니(아버지, 친구 , 가족)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야하고 시간이 늘 있습니다.”

“모든 걸 완벽하게 하고 싶어요.”

“이것도 해줘야 하고 저것도 해줘야 합니다.”     


착한 딸들은 대개 어렸을 때 부모나 가정으로부터 어려운 가족사를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아들의 공부를 위해 딸이 참고 희생해야 한다’는 이유로 상급학교 진학을 하지 못합니다.


폭력적인 남편에게 구타받아 누운 엄마를 도우려고 집안일을 어렸을 때부터 하게 됩니다.


아내에게 버림받은 아빠를 돕고, 위로하려고 착한 딸을 시작하게 됩니다.      


착한 딸들은 대개 행복한 아동기를 보내지 못했습니다. 어려운 환경의 부모가 바쁘다 보니, 부모의 짐을 덜어주고, 어려운 집안을 도우면서 착하게 행동하고 착한 딸이 되어가는 겁니다.     


착한 딸들은 심지어 태아기 때부터 자기가 어떻게 해야 부모가 힘들지 않을까를 생각했기에 뱃속에서부터 착한 딸로 성장을 강요받게 됩니다. 착한 딸은 아기 때, 자신의 어떤 움직임과 말이 환영받으며 그렇지 못한 지, 어머니로부터 사랑을 받으려면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배우는 겁니다.      


어린 나이에도 부모에게 힘이 되려고 애쓰는 아이,

유치원에 갈 나이가 되기도 전에 어머니위로하려는 아이,

어머니에게 칭찬받으려고 심부름이나 집안일을 열심히 돕는 아이     


이렇게 성장한 착한 딸은 정말 자기가 하고 싶었던 일을 부모가 허락하지 않아서, 자신의 욕구와 관심사가 주위의 기대와 서로 부딪히기에 자신의 희망과 해야 하는 일을 많이 포기를 하고 인생을 살게 됩니다.     


어렸을 때부터 금지구역이 설정된 아이-     


아이가 원하는 것은 집안이 어려워서, 위험해서, 건방져서, 중요하지 않아서 등 각종 이유로 제재되고 남(부모)들이 생각하는 ‘보다 중요한 것’으로 대체되어 가기의 인생을 잃어버리고 산 착한 딸이 결국은 커서 착한 여자가 되었습니다.     


착한 딸들은 어렸을 때 부모로부터 자신이 사랑받고 자랐다는 느낌을 가져보지 못했다는 겁니다.  부모 중 한쪽이나 양쪽 모두 자신에게 매달려 살거나, 일에 파묻혀 살거나 몸은 함께 있어도 마음은 떨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불행한 가족 환경을 극복하려고 살아왔던 여자 아이- 이 착한 딸이 예전에는 ‘공순이’라는 이름으로 비하받기도 했습니다.      


여자는 고귀하게 대우받으며 성장하지 않으면 자신의 존재를 잊기 쉬운 존재입니다. 그래서 <걸리버 여행기>를 쓴 스위프트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것이면서도 가장 망가지기 쉬운 것의 하나는 여인의 얼굴이다.”


착한 여자가 왜 생기는지 알게 되면서, 착한 여자에 대해 관심과 사랑하는 마음이 생겨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착한 여자를 너무 괴롭히지 말자, 그들에게도 자신의 인생을 찾게 하자! 

이런 마음으로 글을  쓰게 된거죠.

 

"착한 딸이라는 말이 너무 힘들었다."

"엄마와 가장 닮았다는 말이 너무 좋았고,

그 말이 너무너무 싫었다."

"자기가 가지 못한 길을 강요하는 이상한 마녀의 이름, 엄마"



착한 여자, 이제는 우리가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고 사랑해 줘야 합니다.  


착한 여자는 정말 사랑하고 싶고,  사랑받을 자격이 넘치는 존재이니까요.  



추신:


대문사진은 유승민 의원의 딸, 유담.

이 글은 만프레드 세르만의 <나쁜 여자로 사는 법>을 참조해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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