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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계탕 Aug 28. 2024

실력이 없다는 걸 인정하기 어려운 밤

매번

“불합격입니다.“


“저희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아쉬운 결과를 알려드립니다.“


라고 이야기는 하지만


안다.

내가 실력이 없다는 걸.


제대로 글을 써보겠다고

시나리오 작가를 찾는 곳만 지원하길

수십 번째.


마시는 고배도

더 이상 쓰지 않다.


나를 찾는 곳은 하나같이


“사람이 귀한 곳“

“경쟁자가 없는 곳“

“대부분 꺼리는 곳“

“아무나 들어와 일해도 환영인 곳”


그간, 그래도 센스가 있다며

잘 하고 있다며

스스를 위로한 이면에


굳이 들쳐보려 하지 않았던

사실은 외면했던

불편한 현실이 있었다.


인생이란 참


‘자만’ ‘오만’이라는 키워드가

‘스멀스멀‘ 올라올 때면

여지없이

“겸손하라”는 이벤트가 찾아와

그 앞에 무릎을 꿇린다.


그러니 이제 마주할 때가 되었다.


실력이 없음을.

그만한 자격이 안 됨을.

나를 찾는 곳들이 사실은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임을.


생각보다 난 보잘 것 없다.

그 자체로 잘난 게 없다, 오로지

겸손하게 정진할 때만

‘빛날 수 있다‘


청년 70만이 ‘쉬고있다‘며 떠드는 뉴스에

“쿠팡이라도 뛰면서 살아야지“라고 훈수를 뒀던

지난 날이 부끄럽다.


손에 쥐려고 하면 빠져나가는 원하는 것들을

무력하게 바라만 보는 그 마음이

얼마나 참담한가.


그 참담한 심정이 쌓이고 쌓여

계속해서 발목을 잡는다.


그래서 밖으로 나가기가

점점 더 힘들다.


점점..

점점...


그래도

그래도

털어내야 겠지.


내가 나를 이겨내야 겠지.


발목을 잡는 참담한이란 녀석에게

더는 먹이를 주지 말고


인정하겠다.

부족함을.


그냥 하자.

지금 할 수 있는 걸.


결과는 오로지

꾸준함만이 만든다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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