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어때는 3년만에 어떻게 TV광고로 시장을 제패했나
2018.06.29, 여기어때 '밖으로 가자' 액티비티 캠페인이 공개된 날입니다.
귀갓길 선릉역 플랫폼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는 중이었는데요. '철컹철컹' 소음 속에서 청량하게 꽂히는 판소리에, 절 포함한 많은 이가 스크린을 올려다 봤죠.
시선을 이끈 건, 바로 여기어때의 CM송이었는데요. 어렴풋이 기억에 남았던 가락 때문일까요, ‘뭐지?’하며 올려다 본 화면에서 10여초간 시선이 멈췄고, 플랫폼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처럼 멍하니 광고를 시청했습니다.
최근 국내 액티비티 사업으로 확장, 진출한 여기어때는 신규 TV-CF를 들고 매스 캠페인에 나섭니다. 그리고 결과는.
어기어때 '밖으로 가자' on-air 1개월 간 캠페인 성과
- 온라인 플레이 약 3,500만회(6.28~7.25 누적)
- 7월 4주차 광고 시청률 조사에서 종합순위 4위
- 5주 연속 광고 시청률 top 10 (7월 1주차~8월 1주차)
여기어때 캠페인은 본질에 집중한 메시지를 중독성있는 비주얼과 노래로 대중에게 풀어냈죠.
이번 뿐이 아닙니다. 여기어때 광고는 지난 3년여간 일관성있는, 성공적인 대형 캠페인으로 '스타트업 광고의 정석'을 보였줬다는 평가를 얻고 있죠.
캠페인 목표 "우리가 무얼 하는지 정확히 전달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총 4차례의 매스 캠페인을 진행했어요. 핵심 사업을 확장하며, 회사와 서비스에 중요한 변곡점이 있을 때만.
이제부터 '스타트업의 광고 교과서' 여기어때의 매스 캠페인 전략을 들여다 봅니다.
"캠페인 준비에서 중요한 건 명확히 목적.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광고기획입니다. 최근 방영된 '밖으로 가자' CF에선 '액티비티가 무언지 소개'하고, '소비자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의도를 강조했어요(여기어때 마케팅 총괄 윌)."
그동안 진행해온 캠페인은 여기어때 히스토리,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매 회 여기어때 인지도를 가파르게 끌어올렸던 네 편의 광고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광고로 보는 성장 드라마 : 역대 여기어때 매스 캠페인 소개
■ 유병재, 박기량의 케미, ‘여기어때가 필요한 순간’
1차 캠페인 : 2015년 6월
배경 : 모텔 검색 서비스 시작
메시지 : 여기어때가 필요한 순간
목표
: 업계 후발이기에, 서비스 출시 알리며 동시에 인지도를 끌어 올릴 것
: 놀이, 데이트, 여행 등 모호한 키워드보다 '모텔 검색'이란 핵심 서비스에 집중
전략 : 방송인 유병재와 치어리더 박기량 기용으로, 주요 모텔 수요층인 20대 연인 설득
효과 : 인지도 확보로. 앱 다운로드와 업계 최대 제휴점 수 달성
RED와 첫 편부터 세 번째까지 광고 제작을 지휘한 전 마케팅 총괄(찰스)가 best로 꼽는 캠페인입니다. 브랜드 인지도 상승에 결정적 역할을 해서죠.
"오빠 나 어제 기싱꿍꼬또~" "혼자 있기 싫어!"
어스름한 저녁, 남자친구에게 던지는 묘한 한 마디가 자극적이면서 청춘남녀의 공감대를 건드립니다. 불타는 2030 청춘을 위한 '모텔 검색앱 여기어때' 시절, 광고의 목적은 '여기어때' 네 글자를 대중의 머릿 속에 새기는 일이었습니다.
"다소 논란이 있더라도, 과감하게 날을 세우자고 결심했죠.(찰스)"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캠페인 집행 1개월 후, 순 이용자 수는 20만에서 45만으로 폭증했어요.
당시 기아타이거즈가 시즌 6위를 기록했을 때 ‘육위어때’ 등 다양한 패러디를 양산하기도 했죠. '여기어때' 네 글자를 대중에 알리자는 목표를 달성한 셈.
우리는 ‘유병재’를 떠올렸죠. 불행인지 다행인지, 타 방송 촬영 때문에 최초 출연을 고사했던 유병재가 촬영의사를 밝혀왔습니다.
그리고 상대 여자 배역을 고민하다 RED가 대세 치어리더인 롯데 자이언츠 '박기량'을 떠올렸고요. 말 그대로 속전속결 캐스팅과 촬영이었습니다.
유병재와 박기량의 케미는 훌륭했습니다. 조금 낯 뜨거운 컨셉에 시청자 항의가 없지 않았지만 폭발적인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죠. 광고를 통해 소비자는 기억했습니다. 여기어때가 필요한 순간은 어...언제…?'모텔 검색'은 여기어때라는 것을요.
■ 진짜가 나타났다! 두 번째 광고, ‘뭐가어때 여기어때’
두 번째 광고를 계기로, '동엽신' 신동엽과의 인연이 시작됩니다. 모델 이미지를 활용한 브랜딩이 본격화된 시기죠. 당시 우리는 중요한 터닝포인트를 앞두고 있었어요. 모텔 예약을 오픈하며 여기어때 2.0시대를 맞이해서죠.
2차 캠페인 : 2015년 11월
배경 : 모텔 예약 출시와 유료화 시작
메시지 : 뭐가어때 여기어때
목표 : 연말까지 이어지는 모텔업계 성수기 맞아 인지도 강화, 유입 트래픽 증가
전략 :방송인 신동엽과 손잡고, 모델 이미지 활용한 브랜딩 본격화
- '삼시세끼' 중간광고 공략 : 젊은 층 인지도가 높은 tvN의 10%대 시청률 프로그램
주요 고객층에 집중도 높은 광고 노출 기대
왜 신동엽이었나
1. '유쾌한 19금'을 표현할 카드. 짓궂지만, 익살스럽고, 밉지 않아 높은 수위의 콘텐츠를 위화감없이 전달 가능
2. 당시 주요 타겟층이었던 2030 남성에게 어필
3. 당시 출연한 SNL코리아, 마녀사냥 등에서 보여준 발칙하고, 재기 넘치며, 당당한 모습 연상 작업 가능
두 번째 광고는
첫째, ‘모텔 검색’에서 ‘예약’으로 사업 진화를 알리고, 둘째로는 12월까지 이어지는 모텔 업계 성수기를 대비해 빠르게 인지도를 높이는 게 목적이었죠.
그래서 ‘불타는 청춘! 당당하게 예약하세요’라는 의미의 ‘뭐가어때 여기어때’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광고는 TV CF와 바이럴 영상 두 개의 형태로 제작했어요. 요즘 젊은 친구들을 꾸짖는 듯하다가 ‘아저씨도 갔었잖아요’ 말에 얼굴을 붉히는 신동엽의 모습을 담은 TV 광고, 1인칭 시점의 카메라가 다급히 으슥한 곳을 찾다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메시지를 마주치는 바이럴 영상이 입니다.
사랑을 나누고 싶으면, 이런 은밀한 비공식적(?) 장소보단, 여기어때를 통해 가까운 곳을 찾아 예약하라는 컨셉이었죠. 솔직하고, 대담하기까지 했던 광고는 다양한 종류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신선하고 재밌다는 긍정적 반응이 주류였으나, 야릇한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스토리에 논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텔 검색은 여기어때’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알렸죠.
“두 번째 광고를 기획하며, 가장 고민한 건 컨셉이었어요. 무난한 일반 기업 모드로 톤을 낮출 지, 아니면 첫 광고의 색깔을 이어갈지 고민했죠. 우리는 후자를 택했습니다.”
“우린 광고 경험이 적었기에 결과를 예측하기 더 어려웠죠. 그래서 미지근하게 갈 바엔 확실히 하자. ‘엣지’를 살리기로 했습니다. 우리만의 유머 코드로요.(찰스)”
알려지지 않았던 신동엽 캐스팅 비화도 꽤 흥미로운데요, 말 그대로 첫 번째 광고가 ‘대박’이 나고, 서비스 인지도가 높아지며 선택 가능한 광고 모델의 범위는 한층 넓어졌어요.
“우리와 결이 잘 맞는 모델은 ‘신동엽’이라 생각했습니다. 신동엽 특유의 개그코드로 야한 느낌을 자연스럽게 살리며 시청자 반발을 최소화하며 우리 메시지를 풀어내기에 최적이었거든요"
당시 신동엽은 ‘SNL 코리아’, ‘마녀사냥’ 등에서 활약하며, 최절정 인기를 누리던 방소인이었습니다. 또한 호불호가 없는 탑 클래스 개그맨이기도 했죠.
■ 방송심의 불가, '모 아니면 도! 안되면 더 되게 하라.'
이렇게 어렵사리 완성된 콘텐츠였지만, 걸림돌이 있었습니다. 지상파 송출은 쉽지 않을 소재였거든요. 속전속결 대안을 마련했습니다.
"모아니면 도!"
우리는 ‘케이블 채널 공략’으로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까다로운 지상파 송출 조건에 맞춰 톤을 다운시키기보다, 젊은 채널로 불리는 인기 케이블 채널을 확실하게 공략하는 게 효과적일 거라 판단했습니다.
2015년은 방송업계에서 tvN의 승리이자 ‘삼시세끼’의 해였죠. 비지상파 예능 중 가장 높은 평균 시청률을 기록한 ‘삼시세끼 어촌편2’의 방송 시간대를 공략했습니다. 당시 ‘삼시세끼 어촌편2’의 평균 시청률은 10.2%였습니다. 중간 광고가 가능한 케이블 방송의 특성이 기회였죠. 시청자의 집중도가 가장 높은 순간을 활용할 수 있거든요. 결과는요. 신동엽, tvN, 성공적. 2015년 11월 월간 이용자 수 110만을 기록하며, 그 해 최다 이용자 수를 기록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인지도는 넓어지고 탄탄해 졌습니다.
■ 삼바 말고 숙박! ‘숙박, 여기만봐 여기어때’
“이런 숙박~!” “숙박? 숙박~!!!”
3차 캠페인 : 2016년 12월
배경 : 종합숙박으로 서비스 확대
메시지 : 대한민국 1등 종합숙박앱
목표 : 모텔 뿐아니라 펜션, 호텔, 게스트하우스 등 숙박상품 전체를 플랫폼 하나에서 구매 가능하다는 점 각인
전략
: 브라질 삼바 음악에 추임새 '삼바' 대신, '숙박!' 넣은 '후크송'
: TV 광고 시리즈로 가족. 연인, 친구편 on air
: 다양한 고객 위한 종합숙박 상품 판매 강조
: 온라인 구전 노리며 '좐~'캠페인 동시 진행
효과 : 광고집행 한달 후 숙박 거래액 2배 수직상승
모텔 예약에서 종합숙박으로 서비스 범위가 확장되면서 펜션, 호텔, 캠핑 등 숙박의 모든 카테고리 예약이 가능해졌죠. 그래서 ‘종합숙박 예약’을 알리는 게 주 목적이었습니다. 또, ‘대한민국 1등 종합숙박앱’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자 했고요.
2016년 1월부터 11개월간 월간 순 이용자 수(MAU) 업계 1위를 기록해 왔거든요. 브라질 ‘삼바’를 ‘숙박’으로 개사해 만든 후크송을 신명 나게 부르는 신동엽 출연의 TV 광고, 그리고 존~을 애타게 부르는 바이럴 영상 두 가지를 준비했죠. 이번에야말로 감독, 배우, 서비스의 삼 박자가 맞아 떨어졌어요.
“존~나 싸게 잡았어~” “존~나 쉽게 골랐어~” 욕설을 연상시키는 대사에, 일부 방송 및 콘텐츠 플랫폼 관계자들은 손사래 쳤지만, 이번 역시 톡톡히 바이럴 효과를 누렸습니다. 결과를 소비자가 증명했고요.
1개월 후, 거래액은 2배이상 증가했어요. 거래액이 늘었다는 것은 좋은 서비스가 뒷받침됐기에 나올 수 있는 결과죠. 매력적인 상품들은 물론, 급격히 늘어난 트래픽을 안정적으로 수용해 거래까지 이어졌다는 증거에요. 확장된 타깃을 염두해 둔 가족, 친구, 연인 세 개 시리즈의 영상도 실제 성과에 영향을 미쳤고요. 2016년 중반까지 20대 남성이 압도적으로 높았다면 광고 집행 이후에는 여성과 30, 40대 층까지 확대되었죠.
■ 밖으로 가자! ‘숙박부터 액티비티까지"
“여기여~여기 어~때”
4차 캠페인 : 2018년 7월
배경 : 국내 '액티비티 예약' 출시
메시지 : 숙박부터 액티비티까지
목표
: 여기어때가 추구하는 액티비티 설명
: 낯선 액티비티 키워드를 풀고, 개념 선점
: '액티비티'의 예시를 소개하고, 사용자 효용 전달
전략 : 액티비티 개념과 시장진출 선언과 사용자 각인
Ex) 뱃놀이, 물놀이, 글라이딩, 제트스키, 서핑, 바이크, 클라이밍, 플라잉보드
왜 '액티비티'인가
- 여기어때는 레저, 여행, 여가가 아닌 ‘액티비티’란 개념으로 서비스 설명
- 교외는 물론 도심서 즐길만한 놀거리 추천, 판매하는 플랫폼
- 여행과 여가, 레저와 밀접하면서도, 모두를 포괄하는 '젊은 개념'으로 액티비티 제시
- 여기어때는 액티비티 시장의 1등 플레이어가 될 것
- 여름 성수기 맞아 물놀이 중심의 액티비티 상품을 내세웠지만, 계절변화 따른 캠페인 교체 가능성 열어 둠
광고마다 분명한 목적과 메시지 담아냈던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이번에도 광고의 목적은 명확했습니다. 액티비티 예약 서비스 출시를 알리는 것이었죠. 또한 소비자에게 낯설 수 있는 액티비티를 정의하며 ‘액티비티’란 키워드를 선점하고자 했어요.
어설프면서 웃음을 자아내는 신동엽의 연기로, 액티비티 체험의 거리감을 좁히고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싶었고요. 말 그대로, 흡입력 있는 15초인데요. 15초의 짜임새 있는 스토리 구성도 눈여겨볼 만 합니다.
“익숙한 듯 익숙지 않은 ‘어때송’은 구성진 가락으로 후킹(Hooking)에 톡톡한 역할을 했고요, 액티비티를 정의하며 여기어때의 신규 서비스를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고객의 행동을 이끄는 1초, 수박을 반으로 쪼개며, ‘반 값’ 프로모션을 홍보합니다. 이를 통해, 앱에 접속하거나 설치를 유도하죠.”
슬로건 ‘밖으로 가잔다’에 담긴 중의적 의미도 재밌습니다. ‘밖으로 (나)가잔다’와 ‘밖으로(가) 잔다’는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는데요, 숙박과 액티비티 두 가지를 하나의 컨셉에 담았죠. 하지만 결국, 숙박을 하는 것도 밖으로 ‘나가야’ 가능합니다. 나가세요!! 밖으로 가즈아!!
고객을 밖으로 내보내겠다!는 목표로 만든 슬로건이죠.
깨알 같은 중년 신동엽과 시원한 ‘뱃노래’가 만든 경쾌한 광고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일례로, 지난 6월 28일부터 7월 25일 한 달간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온라인 채널에서 3,500만 회가 재생되었고요, 안드로이드 인기 앱 순위 100위대에서 훌쩍 상승한 10위 초반대를 유지 중입니다.
■ 롱런하는 브랜드로 가즈아~ ‘여기어때’
여기어때가 세 번의 사업 변환점을 맞이했을 때, 먼저 고민한 광고의 ‘목적’과 ‘메시지’처럼 말이죠. 확고한 메시지가 있었기에 우리는 사업 확장과 동시에 인지도를 높이고 브랜드 밸류를 강화시킬 수 있었어요. 중심에는 구성원(젊은이들)의 노력이 서려있는 ‘좋은 서비스’가 있었죠.
첫 번째 광고 ‘2,600여개 국내 모텔 제휴 1위’ 타이틀을 위해 10명이 채 안되는 영업팀 젊은이들이 불철주야 전국을 누볐던 것처럼 말이죠.
목적, 메시지, 열정으로 만든 좋은 서비스는 빠른 성장으로의 연결고리가 되었어요.
여기어때. 롱런. 성공적.
중언부언 뚜렷한 콘텐츠 없이 마케팅 규모로 승부 하기보다, 확실한 메시지와 재치 있는 아이디어로 소비자를 사로잡는 브랜드 여기어때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지금입니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