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사심을 단어 그대로 해석하면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그런데 이 말을 하는 순간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반문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애사심…… 그게 뭐죠?”
“아니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직원들에게 애사심을 기대해?”
“꼰대야? 왜 저런 얘길 하지?” (참고로 저 꼰대 맞습니다.)
애사심이 강요한다고 만들어지는 겁니까? 아니죠. 지금이 국가나 회사를 위해 무조건적으로 희생하고,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봉건주의나 제국주의 시대도 아니고.
인터넷에 애사심이란 단어를 쳐 보았습니다.
온라인상에도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더군요. 그런데 어느 설문조사에서 20~30대 직장인 약 10명중 4명 정도인 46.8%가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에 애사심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하네요.
그런데 그 이유가 참 다양합니다.
직원들간의 유대감이 없거나 부족해서 (13.2%), 회사의 발전 가능성이 낮아서 (17.8%), 회사가 직원보다 기업의 이익만 생각할 때 (19.8%), 연봉이나 복리후생이 만족스럽지 못해서 (24.8%) 등등이 상위 리스트에 꼽혔습니다.
그렇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사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당장 이직할 곳이 없거나 (63.4%) 준비중인 경우라서 (24.6%), 함께 일하는 상사나 동료가 마음에 들어서 (6%)도 있고, 다른데 가도 마찬가지일 테니까 (4.9%). 또 담당업무가 마음에 들어서(1.1%) 등이 있습니다.
퇴사하지 않는 이유를 정리해보면 ‘딱히 이직할 상황은 안되고, 그렇다고 애사심을 가질 마음은 일도 없다. 그냥 눈치껏 적당히 일하고, 월급이나 챙겨가자’. 뭐 이런 마음일까요? 에이 설마...
물론 이건 아주 단편적인 조사일 뿐입니다. 다시 말해서, 이 조사 결과가 모든 사람들의 ‘애사심’을 대변해 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조직 규모와 산업분야, 개개인의 성격, 나이, 부서, 위치, 경험, 능력 등등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얼마던지 다른 생각이나 의견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즉,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구성원, 50~60대와 20~30대가 가진 생각은 전혀 다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조직에서 경영진이나 임원급의 위치에 있는 사람과 중간 리더급인 부장이나 차장, 과장 그리고 대리나 사원급들의 생각이 모두 똑같을 수는 없겠지요.
그렇다면 여러분은 애사심을 무엇이라 생각합니까? 필요가 하긴 한 겁니까?
온라인상의 다양한 의견들 중 ‘애사심을 중요한 지표라고 생각한다’는 어떤 분의 주장이 잔상으로 깊게 남았습니다.
“보상도 중요하지만 지속 성장할 수 있는가, 회사가 직원의 성장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주는가를 보고 다니는 동안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그게 애사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를 give and take로 이해했습니다. 즉, 일방통행이 아니라 서로 주고 받기입니다.
저는 애사심을 연애하는 마음에 비유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연애 감정은 양방향으로 서로 통하는 마음입니다. 무조건적인 사랑도, 한쪽의 일방적인 짝사랑도 아닌 양방향 감정이란 뜻이지요. 연인이 바라는 모든 것을 다 만족시키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노력은 해야 그 감정을 이어갈 수 있는 법입니다.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직원 개개인의 희망사항을 모두 충족시킬 수는 없겠지요. 그런데 그 행동, 말투, 노력 하나하나를 상대방이 다르게 받아 들이거나 오해를 한다면 상황은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자신의 이익만 챙기려는 이기적인 연애를 하는 조직이나 사람은 어디서든 환영 받지 못하지 않을까요? 저는 이 사실만큼은 애사심도 연애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시대도, 세대도 변화합니다. 따라서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여야 합니다. 다만 저는 그 과정에 일어날 수 있는 나비 효과가 염려됩니다. 자칫 잘못하면 선의로 한 행동이나 말이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는 사실 때문에 더 조심스러워 집니다.
이러다가 조직생활이나 인간관계가 참 삭막해질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만약 지극히 비즈니스적인 관점과 기준으로 모든 상황을 바라보고, 사람을 대해야 한다면, 내가, 그리고 우리가 어떤 말과 행동을 해야 할까? 솔직이 고민이 많이 되는 요즘입니다.
최근 손흥민 선수가 한 인터뷰가 떠오르네요.
"힘들지만 축구는 팀 스포츠다. 10명에서 20명의 선수들이 뒤에 있다. 당신을 밀고 당기며 도와주고 있다. 또 다른 사람을 위해 나서기도 한다. 지금 세대는 조금 다를 수 있다. SNS, 댓글 등 이런 것들은 당신의 정신건강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은 당신에게 올바른 대답을 할 것이다. 그 대답이 나를 다치게 할 지라도 말이다."
원팀에 대한 고민과 함께 4월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