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인재

by 달공원

출퇴근길에 수많은 자동차를 본다. 그중에는 내연차도 있고, 전기차도 있고, 하이브리드 차량도 있다. 얼마 전만 해도 전기차가 대세가 되면 다른 차량들은 당장 수명을 다할 듯 보였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게 흘러갔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내연차가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중국과 한국 전기차의 급성장으로 자국의 자동차 산업이 위협받자, 주요 자동차 생산 국가들이 내연기관 차의 수명을 연장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미래를 거스를 수는 없으니, 그 틈을 비집고 자리를 잡은 것이 하이브리드 자동차였다. 하이브리드는 서로 다른 장점을 결합해 효율을 극대화한 방식이다. 이 개념은 자동차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하이브리드가 각광받는 분야에 스포츠도 있다.

축구의 윙백은 수비수의 안정감과 공격수의 돌파력을 동시에 요구받는 자리다. 과거의 이영표, 차두리 같은 선수들이 대표적이다. 요즘에는 설영우, 김진수 같은 선수들이 그 계보를 잇고 있다.


농구에는 포인트 포워드와 스윙맨이 있다. 포인트 포워드는 포워드의 체격으로 가드처럼 경기를 조율한다. 경기를 조율하는 르브론 제임스, 한국에서는 현주엽이 떠오른다. 또 스윙맨 포지션에는 공수를 지배한 마이클 조던, 코비 브라이언트 같은 전설들이 있다.


야구에서는 더 극단적인 사례가 있다.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다. 그는 투수와 타자를 동시에 수행하는 이도류 선수다.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다. 서로 다른 능력을 연결해 더 큰 시너지를 만드는 존재라는 점이다.


하이브리드는 ‘이것저것 조금씩 아는 사람’이 아니라 서로 다른 전문성을 결합해 더 큰 가치를 만들어 내는 연결자이고, 촉매제다. 지금 조직이 가장 필요로 하는 인재가 바로 이런 사람이다.


조직이 필요로 하는 하이브리드 인재의 역할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 부서 간 언어를 연결한다. 영업, 개발, 기획, 생산, 고객의 언어를 모두 이해해 협업을 빠르게 만든다. 이를 위해서는 다종다양한 경험이 필수다.


둘째, 복합 문제를 해결한다. 한 분야로 풀 수 없는 문제를 여러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결책을 찾아낸다. 끊임없는 학습과, 상상력, 도전정신이 필요한 이유다.


셋째, 변화에 강하다. 시장, 직무, 산업 등등 주변 환경이 바뀌어도 역할을 전환하며 끈질기게 살아남는다. 이는 회복탄력성의 문제다. 실패해도 다시 일어나는 힘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한 우물만 깊게 파는 T자형 인재가 이상적이었다면, 지금은 최소 두 가지 이상의 실무 역량을 가진 π형 인재가 더 경쟁력을 가진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데이터 이해력, AI 활용 능력, 디지털 리터러시는 기본 역량이 되었다. 이제 이건 선택이 아니라 생존 조건이다.


하이브리드 인재가 된다는 것은 연결자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완벽하거나 처음부터 잘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방향이다. 끊임없이 배우고, 연결하고, 확장하는 것. 그래서 구성원들 각각이 하이브리드 포지션으로 자리 잡을 때, 그 조직은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조직에서 앞으로 필요한 사람은 더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더 잘 연결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하이브리드 인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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