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가족과 살며 생기는 반짝이는 파편들
사람들의 소시적 이야기에는 조금씩 거짓말이 섞인다.
그것도 안하는 사람은 존경스럽기보다는 재미없어 보인다.
"나 소시적엔 읍내에서 최고 미남이었네!"
"애들아, 아빠 어릴 때는 시험만 치면 100점 이었다!"
뭐 그런 정도는 과장을 해줘야 옛날이야기가 좀 재미있지 않나?
좀 심하게 나가서 '맨손으로 호랑이 때려잡았다!' 까지 가는 경우도 있지만,
낚시꾼의 놓친 고기가 송사리에서 팔뚝만해지고
끝내 갓난애 키 정도까지도 날마다 자란다는 과장에 비하면 약과다.
"나 예전에 검정고시 공부할 때 학원에 참 착한 여자가 있었다.
한번은 삼복더위 때 작은 자취방에서 땀 뻘뻘 흘리며
국수랑 오이 채 썰어서 냉국 만들어 주던 기억이 지금도 안 잊혀져!"
아내랑 아침밥 먹다가 나도 모르게 나와 버린 과거사.
아차! 싶어 대여섯 명이 갔었다고 얼른 덧붙였다. 사실이지만,
"나중에 딴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나를 참 좋아 했었다네?
난 그것도 모르고 내 생활에 치여 바쁘기만 했는데.
같이 어울리던 학원친구랑 결혼했다는데 소식도 모르겠다."
그 친구는 소아마비를 앓아 한쪽 다리가 좀 불편했다.
그런데 세상에 둘도 없는 천사표였다.
나도 잘해주었고 외롭던 생활에 든든한 가족 같았다.
그러다보니 그 친구만 나를 좋아한 게 아니고 나도 좋아 했던 것 같다.
곁에서 나랑 맺어주려 애쓴 사람도 있었다.
당시에는 나는 독신고집에 빠져 있을 때라 될 리 없었다.
좋은 사람들이 곁에 있었던 지난 시절이 참 고맙다. 지금은 더 고맙다.
이런 이야기 듣고도 화도 안내는 착한 아내가 있으니 나의 행운이다.
양귀비 – 남의 나라 여인네가 뭔 소용? 곁의 아내가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