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기34
‘사철피는 꽃은 없지만‘
꽃처럼 살고 싶어도 꽃처럼 못살고
본디 가진 험이 많아
향기와 미소가 늘 모자랐다
보리피리 시인은 타고난 나병으로
꽃처럼 못사는게 슬프다 했는데
건강해도 잘 안되어 민망하다
사철내내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만
가을이면 더 아쉬어지는
되다 만 사람 꽃
봄 여름 지나 가을쯤 되면
이제는 향기도 조금은 나고
주름진 얼굴에도 미소가 머물면 좋은데
나는 언제 아름다운 생명이 될까?
자꾸만 조급해지는 겨울 앞둔 사람꽃
너는 언제나 아름다웠어!
한순간도 미워하지 않는 그분의 음성
꽃이라고 불러줄때마다
난 그에게로 달려가서 꽃이 되었던가?
사진일기34 - 사철 피는 꽃은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