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끊어!” 혹은 ‘신경 꺼!’
어떤 일을 지나치게 걱정하거나
별 도움도 안되면서 끼어드는 사람에게 곧잘 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이 많이 무겁고 슬프게 사용 되는 경우가 있다.
말기암환자나 임종전 환자들이 통증이 너무 심하고
다른 진통제 마약패치 등 치료가 듣지 않을 때,
그리고 회복가능성이 없을 때만 하는 ‘신경차단술’이 그 경우다.
허리디스크나 통증완화를 위해 하는 가벼운 신경차단술도 있지만
췌장암이나 임종직전의 환자들에게 중요한 신경을 차단하는 경우는
같은 신경치료지만 결코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다.
호스피스에 관한 질문에서도 신경차단술이 나온다.
[말기암환자의 경우 80% 이상에서 통증을 경험하므로 적극적인 통증조절은 환자가 의미 있게 생의 마지막 시기를 보낼 수 있도록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완화의료입니다. 통증조절에 도움이 된다면 방사선치료나 신경차단술 등 고가의 장비와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완화적인 치료 역시 제공됩니다. - {출처}호스피스 , 죽음이 아닌 삶에 대한 이야기 ]
안아프게 하는 방법이고 치료지만 본인이나 가족에게는 아픈 이야기다.
나는 종종 신경차단술이 아니라 생각차단술을 받고싶어진다.
생각이 시도 때도 없이 소용돌이를 치며 일어나 편치 못해서다.
보고 듣고, 누구를 만나면 자동으로 생각들이 너무 많아진다.
밤이나 낮이나 가리지 않아서 자주 수면부족과 피로를 느낀다.
안하고 싶다고 안할수없는 생각의 부작용, 후유증들.
무릇 평안은 멍 때릴 수 있는 사람에게만 오는 복일지도 모른다.
‘생각끊어!’
‘나도 그러고 싶다고! 그게 맘대로 안된다고 ㅠ...’
맘대로 조절이 되면 어느 누가 통증을 달고 살까?
안되니 진통제도 맞고 마약패치도 붙이다가 별의별 방법이 안통해
너무 힘드니 신경차단술을 받는거지.
대신 비싼 대가를 치른다. 다시는 통증을 못느끼는 만큼
살아있는 감각도 못느낀다.
각종 불편한 기분과 실재 위험에서 대피도 못한다.
불에 데어도 바늘에 찔리고 칼에 베어도, 피가 흘러도 모른다.
우리의 생각을 모두 차단하면 어떻게 될까?
‘개념없는 사람’ ‘생각이 모자란 사람’ ‘소통이 안되는 사람’
별의별 소외를 당하고 비난을 감수해야할거다.
어쩌면 살아도 산 사람 대접을 못받고 무시를 당할거다.
하지만 생각이 없으니 불행하지도 않겠지?
그게 무슨 상태일까?
생각없는 삶이라는 생명이...
생각차단술의 기대와 부작용 사이에서 고민이 깊다.
이또한 온갖 생각을 불러 감정호수의 밑바닥에 흙탕물을 일으킨다.
아... 생각, 애물단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