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스토리는 어디로 가는걸까?>
“에이, 썅! #*@*₩...”
“여보...왜 그래?”
아내는 욕 섞인 소리를 지르는 나를 목소리를 낮추어 깨웠다.
꿈을 꾸면서 뭔가 화가 났던 내가 그만 진짜로 터진거다.
그것도 새벽 두어시에.
사실은 꿈속에서 또 꿈을 꾸는 중이었다.
몹시 멋진 영화같은 스토리가 진행중이었는데...
어떤 정신 나간 사람이 여기서 잠을 자려면 돈을 내야한다고
내 꿈속의 꿈을 컷! 시킨것이다.
아... 아깝고 속 터지는 비극!
그러니 성질이 안날수가 있나?
꿈 깬 분풀이를 꿈속에서 하는 중에 아내가 또 깨운 것이다.
한겹 깨지고 또 한겹 꿈 깨는 밤중의 소동이라니!
마치지 못한 스토리가 궁금해 약이 오른다.
세상은 스토리가 대세다.
연극 영화 소설 따위는 말할 것도 없이 당연하고
심지어 스포츠도, 정치도, 종교도 스토리가 있어야 감동이다.
간증이 뭔가? 하나님과 내가 만든 스토리다.
사랑고백이 뭔가? 남자와 여자가 만드는 스토리다.
스토리를 멋드러지게 말하는 사람을 이야기꾼이라고도 부른다.
옛날 로마에서는 시장 사거리에 서서 이야기로 사람을 모으고
돈과 명예도 챙기는 이야기꾼이 유명했던 적이 있다.
나는 갈릴리마을의 최간사님이 쓰는 산지기일기를 읽으면서
이야기꾼을 만나는 기분이 자주 든다.
얼마전 올리신 ‘멱살잡고 끌어내주기’ 라는 글을 보면 그렇다.
그냥 아는 분이 불러내서 밥먹고 영화보고 그랬다.
조금 가라앉았던 기분이 풀렸다. 끝!
이렇게 짧게 설명하면 세상 간단해버릴 이야기를
뼈만 삐거덕 걸어다니지 않게 하셨다.
궁금하게 살도 붙이고 감동을 주는 피도 흐르게하고
이쁘고 아름답게 화장도 해주셔서 읽으면서 행복해졌다.
어떤 때는 날마다 연달아 일기가 올라오면 마치 횡재한듯
기분이 좋고 신나서 읽고 또 읽는다.
도무지 어수선한 날은 일부러 지난 일기도 찾아 읽는다.
병원생활을 십여년 넘게 하다보니 별별 사람들을 다 본다.
짧게는 몇주에서 길게는 몇년씩 한 방에서 24시간 살았다.
그것도 늘 여러명이 어울려 지내는 단체생활같이.
그러다보니 종종 이야기꽃이 핀다.
“내가 소시적에!” 혹은 “내가 왕년에 만주벌판을~”
이렇게 지난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하면
반쯤은 못믿는다고 접고 들으면서도 궁금하고 재미있다.
때로는 서러웠던 이야기, 가시찔린 아픈 이야기도 나오고
신나는 연애담도 듣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내 스토리는 어떻게 흘러가나? 생각이 들었다.
대개 감동적인 스토리들은 반전이나 해피엔딩이 있다.
가난하거나 불행했지만 성공하고 행복해진다.
옛날 이야기를 하면서 그때는 그랬지 뭐! 그런다.
그런데... 내 스토리는 그냥 쭉 간다.
가난하고 고단하고, 또 가난하고 불행하고!
계속 가난하고 여전히 변함없이 아프고...
이게 뭐지? 내 스토리의 작가는 누구신지.
영 형편없는 실력을 가지신 분인가?
반전이나 변화를 주는 법을 모르는 스토리 전개라니...ㅠ
망했다. 소위 말하는 어쩔거야? 마무리를? 상황이다.
모든 꿈에는 끝이 있다.
완성은 없어도 반드시 깨는 순간이 온다.
누가 강제로 깨우던지, 너무 힘들어 스스로 깨든지...
혹시 지금 나의 스토리도 긴 꿈속의 한날은 아닐까?
어느 순간 “야! 일어나! 이제 그만 자야지” 라고
누군가 흔들어 깨우는 그 꿈속.
아니면 내가 스스로 이젠 더 있기 싫어! 하며 끝을 내던지.
부디 아름답고 개운한 스토리로 흘러 끝이 나기만을
두손모아 빌어본다.
스토리 작가님이거나 내 주인이신 하나님께!
악몽이 아니고 다시는 꿈이 아닌 마지막 현실로 도달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