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으로 생각 23
정말 몰랐다.
14살 어린 나이부터 파도에 휩쓸린 나뭇잎처럼
서울 객지를 떠돌고 남대문시장 창고에서 숙식했다.
그때 당연히 평안이 없었다.
총각시절을 넘기고 결혼 후 살림은 자리를 잡았다.
직장에서 승진도 계속되고 월급도 넉넉했다.
그런데도 평안이 없었다.
새벽 별 보며 출근하고 밤 별 보고 들어왔다.
사람들 사이에 치고 일과 업체와 경쟁하며 보내느라.
더 시간이 흐르고 나이도 많아지고
할 수 있는 일보다 할 수 없는 일이 많아지면서
건강이 여기저기 나빠지면서 오히려 달라졌다.
감사할 때 감사를 모르고 살았다는 사실과
상실할까봐 두려워하며 매달리던 것을
아예 포기하고 놓고보니 새로운 세상이 보이더라는.
여기가 영원히 머물 곳이 아님을 알았고
그동안 참 다행히 살아낸 것이 고마웠다는 것도.
지금 여전히 감사할 이유도 많다는 것도.
이제야 평안은 어디에 어떻게 보이는지 눈치를 챈다.
스스로 만족하기전에는 결코 안보이고
감사의 마음이 없으면 절대 못느낀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