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그 아이러니>
내가 수십년이 넘도록
입에 여행, 여행을 달고 살면서
멀고 가까운 곳을 갔던 것은
집이 너무 익숙해서였다.
살림살이 도구며 공간이며
거울을 통한 나 뿐이었거나
너무 익숙한 사람만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 많은 횟수의 여행에서
늘 다시 돌아왔던 이유는
너무 익숙한 것들이 그리워서였다
작은 생활집기며 공간이며
맘 편한 느낌, 익숙한 사람들
그런 것이 없어서 오는 고단함 때문이었다.
내가 이 땅을 떠나는 날이 오면
나는 여기가 편해도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그곳에서 여기를 그리워할까?
여기서 늘 그곳을 그리워한만큼?
어디가 나의 집인지 가끔 혼란이 온다
여기? 저기?
사람은 영원한 여행자의 본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