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상담을 해달라는데 당신 생각은 어때?”
“무슨 상담? 난 그런 거 싫은데...”
“왜?”
“실컷 말해봐야 다 자기 성격대로 스타일대로 하는 거
알면서 입 아프게 말하면 뭐하나 싶어서...”
아내가 누가 상담을 부탁한다고 말했고 나는 거절했다
그런 말을 주고 받다가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았다.
내 문제는 늘 내가 정하고 끙끙 앓으면서 오래 간다는 거.
남에게 자기 속을 다 털어 놓지 못하는 사람
남이 하는 말을 다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
딱 내가 그런 사람이었다.
대개 이런 사람들은 자기의 고민이나 진로를
오직 자기의 생각, 감정, 판단으로 정한다.
스스로를 구조하며 살아가는 방식이다.
이런 스타일의 사람이 자기 속에서
자기를 구제하는 힘을 못내거나 길을 찾지 못해
벽에 막히면 방법이 없다.
완전 고립되고 길을 잃고 절망 한다.
종종 이런 사람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또는 이런 사람들이 가장 종교적인 사람이 되기도 한다
오직 신만이 대화와 의논의 대상이 되고
오직 신만이 자신을 위로하며 동행해주는 대상이 된다
왜? 어째서 그게 가능할까? 아이러니지만
신은 무슨 말에도 이의가 없고 어떤 대답도 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가장 흔한 가까운 친구나 이웃 사람에게
모든 고민과 감정을 털어 놓고 무슨 말도 위로가 되고
모든 상황을 해결할 수 있어 웃고 평안을 얻을 수 있다면
그렇다면 그 사람이 굳이 신을 왜 필요로 하겠는가?
그리 가깝고 쉬운 길을 두고!
그런 방식, 그런 스타일로 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언뜻 고상하고 성숙해보이지만 위태로운 방식으로 산다
‘신이여! 당신만이 나의 길이고 해결자고 위로자입니다!’ 라며...
물론 진심으로 남을 사랑하고 이해하는 훌륭한 성자도 많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안그런 홀로이스트에 해당되기도 한다
대개 이런 사람은 선천적 유전자가 원인이거나
자라는 환경에서 만들어진 불신과 두려움이 원인이기도 하다
고독한 생을 살다가 자기 성에 갇혀 비극적 죽음을 맞이한
꽤 많은 작가 음악가 심지어 성직자 중에도 이런 사람이 많다
헤밍웨이와 고흐, 빨강머리 앤의 몽고메리
버지니아 울프, 죽은시인의사회 로빈 윌리암스
패왕별희의 장국영과 영원한 가객 김광석 등등 참 많다.
내 문을 열고 나도 나가고 남도 들어오게 귀 기울이는 사람들이
날마다 쉽게 울기도 하지만 쉽게 웃기도 하며 행복하게 산다
그들은 친구가 많고 가볍게 선행도 많이 베풀며 산다
진심으로 내 벽을 허물지 못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외롭다
누가 그랬다 ‘옷을 벗지 못하는 사람들’ 이라고...
난 너무 많은 옷으로 담을 넘어 벽, 성을 쌓고 그 안에 갇혔다
괴롭고 외로운 생을 만들어 버티며 살아가고 있다.
딱하게...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