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이는 우주선장 키키.
어떤이는 500살 먹은 할아범 고양이.
어떤이는 캡틴 키키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 누구도 진짜 이름은 모른다.
아마도 500년 넘게 같이 있었던 영장물이 없어서 그럴지도…
그리고 유일하게 수식어 없이 “키키”라고 부른, 미하엘.
옥상 정원에서 만난 그날,
미하엘은 막 거북이 알에서 태어나던 순간이었다.
태어나자마자 한없이 목 놓아 울던 미하엘
내가 차원 이동을 멈추고 미하엘을 눈여겨보게 된 건
아마도 연민
아니면 호기심
아니면… 죄책감
“넌 왜 이리 우니?” 키키가 물었다.
“난, 아마 기억이 지워진 상태로 여기서 태어난 것 같아.
아마 이전 기억에 해결하지 못한 것이 있어서,
억울함에 울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어.”
“결국, 넌 이제는 왜 우는지 모르는구나?”
“응, 이제는 눈물이 멈춰서 울지 않아.
하지만 가슴이 우는 건 나도 막지 못하겠지…”
“근데 넌 이름이 뭐니?”
“난… 누가 내 이름을 부르는 게 싫어서.
어떤이는 캡틴 키키, 우주선장 키키… 그리고…”
미하엘이 말을 끊었다.
“그냥 키키라고 부를게.
난 거북이야. 원래 천 년 넘게 살거든.
비록 지금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이전 기억이 있었다면 분명 너보다는 나이가 많았을 거야.
그러니 그냥 키키라고 부를게.”
당돌함에 키키는 말문이 막혔다.
사실 미하엘이 태어난 거북이 알은
옥상 정원에 한참 방치되어 있다가,
키키 우주선의 강력한 불빛에 의해 태어나게 되었다.
키키는 이 사실을 말하지 않으려고 한다.
차원을 이동할 때마다 이런 책임질 일을 하게 되면,
너무 많은 책임감에 짓눌려 여행을 못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