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프레일 브랜드 스토리
Leaf Rail이라는 브랜드명으로 도메인도 구입하고 로고도 만들고 이것저것 하고 있어요. 처음 로고 의뢰할 땐 이렇게 예쁘게 만들어질 지 몰랐는데 막상 예상을 넘어선 결과물을 보니 기분이 너무 좋더라고요. 그래서 순전히 로고의 예쁨 덕에 매일 아주 조금씩 나아가고 있어요. 요즘 앞서 나가는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사업을 새로 시작할 때 SNS 컨텐츠로 먼저 반응을 보고 미리 팬층 혹은 구매자를 확보하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인스타그램도 거의 안해봤고 그저 실행하는 데 의의를 두고 사부작거릴 따름이에요. 심지어 이번에 인스타그램을 아예 새로 가입해서 서툰 게시글을 올려봤는데요. 하나 올리는 것에도 마음이 복잡해서 어질어질 하더라고요. 제대로 야무지게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요. 사실 정말 요 며칠 머릿 속 생각들이 정리가 안되는 느낌들로 꽉 차서 괴로웠어요. 제가 하고 싶은 것이 너무 관념적인 이상들로만 꽉 차 있는 것은 아닌 지 두렵기도 했고요. 저는 왜 고집스레 캐릭터를 만들려고 하는 지 저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하지만 바보같게도 그게 아니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버리는 걸요. 이유는 모르겠어요.
오늘은 리프랑 레일이라는 캐릭터를 구상하는 과정을 여기에 공유해볼까 해요. 브랜드 컨셉의 시작은 이랬어요. 성생활용품이 아주 좋은 선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요. 특히 관계에 대한 고민이 있는 사람에겐 더더욱 말이죠. 리프랑 레일은 한 사람이 가진 여러 형태의 페르소나로서 읽힐 수도 있고 혹은 각기 독립된 개체로서 읽힐 수도 있는 캐릭터들이에요. 성별을 알기 힘들다는 설정으로 관계의 형태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다는 것을 암시하고 싶었어요. 또 어떤 성별의 사람이든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고 싶고 자신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싶은 사람들이 이 캐릭터들을 통해 공감했으면 하는 마음도 동시에 있고요. 자신 혹은 타인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관계를 끊임없이 변화하는 생명처럼 인지하며 관계의 좋은 응집력이 되는 연료를 끊임없이 스스로 제공한다는 것은 꽤나 중요한 액션인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요. 리프레일은 그 연료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브랜드인 거에요. 그 시작점은 몸의 반응을 직접 끌어낼 수 있는 바이브레이터가 될 것이고요. 바이브레이터는 말 그대로 몸의 떨림을 만들어내는데요. 관계의 떨림을 느끼는 데, 혹은 자신의 욕구가 그 곳에 자리하고 있음을 인지하는 데 있어 이보다 더 좋은 도구가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이 니즈를 품고 있을까요. 관계의 소중함을 알고 이를 위해 지속적, 적극적으로 새로운 연료를 찾아나서는 사람들이 대상이 될텐데요. 예컨대 자신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다이어리나 향초, 오일 파스텔을 구매할 수도 있지만 리프레일의 바이브를 구매할 수도 있는 것이죠. 명상하거나 글을 쓰거나 홈트를 하는 시간을 잠시 쪼개서 리프레일의 바이브를 써서 자신의 몸과 욕구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거에요. 아이데이션 해보면 이 바이브로 몸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활동을 도와주는 워크북을 함께 구매할 수 있다면, 그래서 잘 짜여진 워크북이 그 여정을 함께 해준다면 더욱 좋겠죠. 또 예컨대 파트너와의 관계에 있어 새로운 연료가 필요할 때 함께 할 취미 활동을 찾거나 상담을 받을 수도 있지만 리프레일의 바이브를 써서 서로의 반응을 관찰하고 상대와 자신의 몸과 욕구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을 거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실제로 그 효과를 본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여기서 리프레일이 가질 수 있는 또 하나의 차별점은 소중히 여기는 마음 자체가 어디에든 녹아들어 있다는 것을 브랜드 스토리나 그 포장으로 보여줄 거라는 것이에요. 감성이 뿜뿜한 캐릭터와 스토리 그리고 선물 포장으로 마치 꽃다발을 주고 받는 느낌마저 들게 하고 싶어요.
간단히 말하면 리프는 본연의 솔직함, 욕구나 감정을 상징하고 레일은 관계나 이를 위한 연료, 혹은 이성(↔감성)을 상징해요. 리프와 레일이 서로를 다정히 껴안고 있을 때 둘은 균형을 찾은 거에요. 자신의 욕구도 수용하고 상대도 배려하는 조화로운 상태로 누군가를 판단하지 않는 상태를 상징하죠. 성생활용품 브랜드 리프레일은 관계의 연료를 제공함으로써 우리네 삶에 이런 균형의 순간들을 보다 자주 만들어 내고 싶어요. 또 몸에 대해 편견 없고 인지적으로 자유로운 공간을 만들어 우리가 자신의 몸에 대해, 나아가 다양한 몸에 대해 긍정할 수 있는 다채로운 인지적 경험을 제공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요. 결과적으로 리프레일을 선물받을 때 그런 메시지가 전달됐으면 좋겠어요. 나는 너를 존중하고 아껴. 왜 저는 이런 생각을 할 때 비로소 살아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걸까요. 영문을 알 수 없어요. 이런 생각들로부터 비롯된 감정들이 마치 유전자에 각인된 키처럼 느껴져요. 동화같은 스토리도 만들고 싶은데 우선 생각 정리가 시급하네요. 껴안음에는 세 가지의 경우가 있어요. 앞서 말했던 것처럼 둘이 서로를 동시에 안고 있을 수도 있지만 리프가 레일을, 혹은 레일이 리프를 안고 있을 수 있으니깐요.
리프가 레일을 껴안아 줄 때 레일은 리프를 터부시하고 회피하고 외면하고 있어요. 하지만 사실 그 어느 때보다 리프의 포옹이 필요한 상황이에요. 문제 해결만을 앞세우다가 실상 나아갈 원동력을 잃은 상태이기 때문에요. 리프가 껴안아주어 감정적 에너지가 충전돼야 레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요. 레일이 리프를 껴안아 줄 때 리프는 레일이나 자신 혹은 누군가에게 너무 화가 나서 눈물이 뚝뚝 흐를 지경이에요. 감정이 폭발해서 불균형한 상태인 것이죠. 하지만 사실 그 어느 때보다 레일의 포옹이 필요한 상황이에요. 레일이 방향을 제시할 때 비로소 리프 본연의 매력이 빛을 발하기 때문이죠. 리프는 레일을 풍성하게 만들면서 원동력이 되어주며, 레일은 리프에게 길이 되어줘요. 당신은 혹시 지금 리프의 포옹이 필요한가요, 혹은 레일의 포옹이 필요한 상태인가요. 아니면 독립적이면서 본연의 매력을 보여주는 파트너와 마주 끌어안는 시간을 잠시 가지거나 함께 나아가고 싶나요. 거듭 말하지만 그 파트너는 자기 자신이 될 수도 있어요. 리프와 레일이 균등하게 에너지를 나눠가진 상태, 자신의 몸을 긍정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믿으니깐요. 리프가 레일을 끌어안고 있을 땐 잎사귀로 이뤄진 머리카락이 풍성한 배경이 되어주고 레일이 리프를 포옹할 땐 엉킨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동작이 들어가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