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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스텔 Apr 18. 2016

미국서부/샌프란시스코(San Fransisco)

2016.02 설연휴


 직장인이자 8년차에 접어드는 세계여행자이기도 한 나는, 해가 바뀌면 항상 새 달력을 펼쳐놓고 연례 행사를 한다. 그것은 바로 예측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공휴일의 수를 계산하여 (가능한 미리) 비행기 티켓사기! 2016년 2월 설연휴를 끼고 다녀온 미서부여행도 이런 선행작업을 거친 결과였다. 2014년 12월에 미국 동부를 이미 다녀왔기 때문에 사실 당시에는 미국에 또 가고 싶은 생각이 크게 없었다. 그러나 15년 10월 경, 항공권 발매 앱에서 여러 군데의 여행지를 뒤져보다가 정확히 2.6~2.15 일정으로 대한항공 직항, SFO IN-LA OUT 티켓이 100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떠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가격은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깊게 고민하지 않고 구입을 했고 이로써 일정에 없던 미 서부 여행에 착수하게 되었다. 공식적으로 연차는 2/8,9 월,화 양일 밖에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적으로도 심정적으로도 매우 이득이었다.





# 샌프란시스코 시내


여유와 낭만의 도시 SFO. 캘리포니아 주의 샌프란시스코는 연중 내내 날씨가 좋아 살기 좋은 도시로 손꼽히지만 볼거리가 그다지 많은 도시는 아니다. 무언가 목적을 갖고 보기보다 그냥 한적한 도시를 느끼며 걸어다니는 것을 추천한다. 도시의 명물 중의 하나인 케이블카, 앉을 자리가 있어도 관광객들은 케이블카의 가장자리에 서서 울퉁불퉁한 길을 바람을 가르며 다니는 것을 느껴보고 싶어한다. (나도 한번 해봤다.) 편도에 7$인데, 1day 뮤니 패스라는 것을 사면 대부분의 교통 수단을 무제한으로 탈 수 있다. 케이블카를 3번 이상 탈 예정이라면 패스를 사서 다니는 것이 이득이다. 내가 샌프란에 머물렀던 날은 그 유명한 SUPER BOWL의 마지막 날이라 시티 어디를 가나 저런 현수막을 볼 수 있었다.



이 곳은 Fisherman's wharf. 그 중에서도 샌프란에 오면 모두가 간다는 Pier 39. 근처에서 크램 차우더를 먹었다. sour dough로 반죽되어 시큼한 맛이 강하게 나는 빵은 내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스프하나는 일품이다. 평화롭고 따뜻한 항구의 풍경 외에도 이곳의 명물(?)로 눈여겨 볼만한 것은 뗏목 위에서 낮잠을 즐기는 바다사자 떼들이다. 가끔 서로 밀어서 떨어지기도 하는데 그런 모습들이 진짜로 귀엽다. 사실 바다사자와 사람이 서있는 곳은 거리가 있어서 사진만큼 세밀하게 관찰할 수는 없지만, 한 번쯤은 꼭 지켜볼만 하다.



Pier 39에서 나와서 왼쪽으로 큰 길을 따라 쭉 걸으면, 그 유명한 In N Out 버거집이 있다. In N Out을 왼쪽에 두고 좀 더 걸으면 다시금 속이 탁 트이는 바다 풍경을 볼 수 있다. 바다와, 자연과, 따스한 햇살 이 모든 것을 갖춘 캘리포니아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바다를 등지고 잔디밭 북쪽으로 오르면 기라델리(Ghiradelly) 초콜렛 가게가 있다. 유명한 초콜렛이긴 하지만 초코 안에 캐러멜 시럽이 한 번 더 들어가 있어서 입이 시릴 정도로 달달하니 꼭 알고 먹으면 좋겠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부자의 집이 평지에 있는 것은 만국 공통의 법칙이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 만큼은 울퉁불퉁한 언덕에 지어진 집이 더 잘사는 사람의 집이라고 들은 적이 있다. 특별한 목적을 갖지 않아도 언덕을 오르내리면서 집들의 풍경을 찍는 것만으로 마음이 꽉차는 기분이 들었다.



롬바디 스트릿. 수많은 여행 서적에는 봄에 구불구불한 길 사이에 화사하게 꽃이 피어있는 사진들을 실어 놓았지만 겨울에 간 나는 푸른 풀밖에 보지 못했다. 계단의 중간을 올라가면서 사진을 찍으면 여기가 어딘지 별로 티도 나지 않으니, 꼭 오르기 전에 전체를 담은 사진을 찍을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계단을 걸어올라가긴 조금 힘들지만 차들이 운전해서 내려오면서 동영상을 찍고 있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힘들게 걸어올라간 마지막 계단에서 핑크색으로 번지는 저녁 하늘과 샌프란시스코의 전경이 한 눈에 내려다 보였다.



롬바디 스트릿으로부터 케이블카를 타고 Union square 인근으로 다시 내려왔다. 쇼핑할 만한 백화점이나 옷가게, 명품샾들이 모여있는 곳이긴 하지만 가게들이 8시만 되면 문을 닫기 때문에 늦은 밤에 볼만한 것은 많지 않다.



하루의 마무리는 스테이크로. Union square에서 두 블럭 정도 아래에 있는 Jack's grill을 방문했다. 스테이크와 칵테일 한 잔정도 곁들였는데 팁 포함 $60정도 나왔단 것 같다. 스테이크가 꽤나 컸고 나는 배가 그다지 고프지 않아서 다 먹지 못했지만 쫄깃쫄깃한 맛이 일품이었다. (남긴 스테이크는 내내 생각난다.)


미국 도착 첫 날은 저녁 식사를 마치고 조용히 숙소로 돌아가서 취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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