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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주원 Dec 23. 2021

게이미피케이션과 버추얼 휴먼

Gamification_column_027

지금으로부터 500여년전에 중국 명나라 시절에 정덕제라는 황제가 있었다. 이름은 주후조로 명나라 암군시대의 서막을 연 인물이다. 하지만 다른 의미의 시대를 앞서간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디지털로만 가능할 것이라 생각되는 부캐(원래 캐릭터가 아닌 또다른 캐릭터)의 개념을 선구자적으로 행동해 현실에서 보여준 것이다.


정덕제 주후조는 자신에게 스스로 주수라는 제2의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황제인 주후조가 신하인 주수에게 대장군의 직위를 내린다. 그리고 항상 군사를 이끌 때는 황제가 아니라 주수의 이름으로 출정했으며 대장군의 입장에서 황제에게 글을 올리고 황제의 입장에서 상찬을 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반대하는 신하들은 투옥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당시 법률적으로 정덕제 주후조와 위무대장군 주수가 동시에 각각 존재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친척의 반란을 진압 후 풀어줬다 잡는 막장에 도달한다. 다행히도 지금은 이렇게 호들갑 떨지 않고 누구나 쉽게 부캐를 만들 수 있다.


대중에게 있어 부캐의 시작은 게임이다. 하나의 온 힘을 다해 키우는 메인 게임의 중심 캐릭터 이외의 해당 게임에서의 다른 역할이나 행동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려는 경우에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직업이나 종족에 따라 확연하게 차이가 있는 경우 수요가 더 많았다.


이는 마치 사람들이 수 많은 장르의 영화와 드라마에 대하여 각자 생각과 좋아하는 형태가 다른 상황과 같으면서도 좀더 진일보 된 형태의 경험이 가능하게 된 시작이라고 보아야 한다. 영상에서 보는 간접 체험이 아니라 진짜 나를 대체 할 수 있는 새로운 나로 게임에서 사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지금의 메타버스 열풍의 근간이 된 시발점 중 하나라고 본다. 단순하게 자신이 메타버스 세상에서 생활 할 수 있다는 기본적인 기능을 넘어 아직 연계 되지 않은 수 많은 메타버스마다 모두 다른 자신을 스스로 설정하고 살아 갈 수 있는 배경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게임에 기반하여 시작되고 메타버스로 확장된 부캐의 시대는 기업에게 마케팅 영역에서 엄청난 가능성을 지닌 새로운 신세계를 열고 있다. 과거의 기업들이 항상 새로운 라이징스타나 또는 자신의 기업이미지와 맞는 연예인 전속 모델로 기업을 브랜딩 하는 한계를 극복 할 수 있다.


물론 새로운 형태의 버추얼 휴먼 형태의 기업 전속 인플루언서도 사업과 고객을 잇는 교감의 매개체라는 부분은 기존의 연예인 기반의 전속모델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제는 찾는다는 개념이 아닌 만든다는 개념으로 접근함으로써 유사한 느낌이 아닌 완벽한 브랜딩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기업 전속 버추얼 휴먼형태의 인플루언서를 만들어 완벽한 브랜딩이 되는 과정의 중심에 게임화가 자연스럽게 녹아 들게 된다. 지금이야 비싼 돈을 주고 누구누구의 AI나 버추얼 휴먼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수많은 게임에서 캐릭터는 만드는 방식이 도입될 것이다.


이런 게임화의 도입을 통해 지금은 일부 대기업이나 해당 업종의 기업만이 가지고 있는 지금과 같은 특정 영역에 쏠려있는 상황에서 마치 모든 기업과 소상공인들이 홈페이지를 쉽게 만들 수 있도록 발전된 사례와 같이 원한다면 누구나 게임처럼 버추얼 휴먼을 쉽게 만들게 될 것이다.


버추얼 휴먼은 늙지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지도 않으면서 수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다. 기업을 넘어 개인의 단계로 가더라도 편견과 차별이 없는 일상의 충실함 위한 새로운 세상을 제공 할 것이다. 현실의 모습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모습만을 노출 할 수 있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 일본 애니메이션에선 인류가 우주에 진출해 중력의 지배를 벗어나면 잠재능력이 깨어나 새로운 인류 뉴타입이 되리라 보았다. 이제 하나의 육신을 가지고 있지만 수 많은 세계에서 다양한 자아를 가지고 개인과 기업 모두가 더 다양하고 무한한 삶에 근접 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다.


명확히 설정된 목표가 없다면 우리는 사소한 일상을 충실히 살다 결국 그 일상의 노예가 되고 만다. 

「 로버트 하인라인 」


By 한국게임화연구원 석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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