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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주원 Jul 29. 2024

독서의 게임화

Gamification_column_164

독서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거의 모든 사람들이 독서가 인간의 삶에 있어 건강한 활동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할 것이다. 독서의 정도나 방법에는 사람마다 여러 형태의 호불호가 잇겠지만 독서를 하는 것이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다는 사실 또한 대부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통계자료를 보면 10명중 4명이 일년에 책을 한 권 읽는다. 동일 기간에 책을 구매하는 사람도 10명중 3명이다. 모두들 이 데이터를 보고 독서하는 사람이 적고 책이 적게 팔린다고 걱정만 하는 글이 많이 보이는 것이 지금이다. 하지만 나는 반대로 생각한다.


새로운 시대에 맞춰서 나오는 수많은 콘텐츠 중에서 e북 형태 말고는 제대로 디지털화 되지 못한 도서 형태의 콘텐츠에 사람들이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고 말이다. 독서의 형태 중 디지털화가 이루어진 웹소설의 성공가도 또한 이를 반증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웹소설 자체를 도서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성공한 웹소설은 결국 책으로 출간되며 웹툰으로 그려지고 드라마나 영화와 같은 영상 매체로 확장된다. 2022년 큰 성공을 보여준 재벌집막내아들의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할 것이다.


웹소설의 경우 재미를 중심에 두었기에 이런 성공과 확장이 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독서에 수많은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그 중에서 최고의 효과는 몰입을 경험하게 해주는 부분이라고 생각 한다. 지금의 세대가 웹소설에 몰입을 경험했듯 약간 앞의 세대는 무협지와 만화로 그것을 경험했다.


서양에 JRR톨킨의 서적이 있다면 동양에는 김용의 작품들이 그 위치를 차지하던 시절이 있었다. 영웅문이라 불리던 해적판 서적들은 이제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라는 원래의 정식이름으로 발매되어 서비스 중이다. 그 이후의 만화책 세대는 드래곤볼이나 슬램덩크에서 경험했다.


지금의 세대 그리고 앞으로의 세대의 대다수는 삶에서 최초의 몰입을 경험하게 되는 콘텐츠가 도서가 될 것이 아님은 어쩔 수 없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도서에서 몰입을 경험할 수 있다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 과의 격차는 엄청나게 커질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최근의 서양에서의 독서모임 열풍 및 독서가 힙하고 섹시하다는 분위기는 독서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을지는 몰라도 책방들이 인스타의 배경으로 끝나는 것은 막을 수 없다. 누가 봐도 어려운 난제임은 분명하다. 난제지만 오디오북 같은 독서 자체의 게임화적 혁신도 계속되고 있다.


오디오북 구독 서비스를 전개중인 밀리의서재 1분기 영억이익은 30억에 육박하고 전년 동기 42% 증가했다. 누적 구독자수는 750만명에 이르며 아직 까지는 안정적이고 꾸준한 성장가도를 구가 중이다. 향후 도서 자체를 모두 영상화 하거나 게임처럼 경험형으로 만들어 나가는 방법도 있다.


모든 도서가 향후 더 다양한 형태로 서비스된다고 할지라도 어울리는 카테고리와 그렇지 않은 카테고리가 있을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이런 시도와 도전이 계속되어 독서 자체가 게임처럼 재미있고 업적처럼 누적되는 날이 우리 미래에 도래하게 된다면 역사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이다.


두 번 읽을 가치가 없는 책은 한 번 읽을 가치도 없다.

「 막스 베버 」

 

by 한국게임화연구원 석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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