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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nning Mar 21. 2024

솔로워커 외로워도 부끄러워말자

외향형 솔로워커의 외로움을 수용하고 선택하는 방법


인간은 누구나 원초적인 욕망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말을 들어주고, 이해하고, 관심을 기울여주길 바란다. 회사에서는 어떤 일을 할 때 (원치 않더라도) 회의를 하고, 상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유행하는 쇼츠에 대해 잡담도 할 수 있다.


솔로워커는 타인과 떨어져 물리적으로 고립당한다. 공유 사무실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1인회사, 프리랜서 등 솔로워커 대부분이 여전히 혼자서 일한다. 솔로워커의 40-50 퍼센트는 지속적으로 외로움을 느낀다고 한다. 하지만 외로움을 느낀다고 해서 절대 부끄러워 말자. 이는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이다. 


하지만 외로움은 직시해야지 외면하거나 부정해서서는 안된다. 줄리앤 홀트룬스태드 교수는 연구를 통해 '장기적인 외로움은 흡연만큼 해롭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혼자서도 얼마든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며, 혼자가 자연스럽지 않거나 혼자 있기 싫을 때는 얼마든지 대처할 수 있다. 


나는 프리랜서로 전향하면서 일할 때의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낸다. 현대의 사회적 그루밍 대부분은 직접적인 대면을 거의 수반하지 않는다. 업무관련 상담과 대화는 대부분 채팅이나 카카오톡으로 한다. 인스타그램에서 친구들이 어떻게 지내는 지 확인하고 메시지를 주고 받는다. 수많은 텍스트와 이모티콘이 나와 주변인들 사이를 오가며 가상으로 엮어주고 있다. 



그럼에도 뇌는 긴밀한 연결을 갈망한다. 솔로워커는 일이 많다. (많게끔 느껴질 수도 있다) 어쩔때는 누군가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갑자기 만날 사람이 없을까 카카오톡 최근 메시지를 훑어보다 닫기도 한다. 아주 많은 사람과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보여도 이러한 결핍은 나를 더욱 외롭게 만든다. 


나같은 솔로워커들이 어떻게 하면 외로움을 느끼지 않고 혼자서 일할 수 있을까. 이는 프리랜서 10년차 전문가가 조언해 준 것을 기반으로 작성해 본다.

 

1. 먼저 나의 외로움을 인식해야 한다. 

내가 고독을 어떻게 느끼는지, 실제로 얼마만큼 외로운지, 주기가 어느정도 되는지, 가령 혼자있을 때 부정적인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요인 등 알아야한다. 예를 들어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운동 부족일 때, 업무에만 지나치게 몰두하거나, 업무 외 일 (가족문제, 재정문제 등)이 많을 때, 어떤 과제에 대해 의논할 사람이 없을 때 등이 될 수 있다. 


나의 경우 업무 외 일이 많을 때 외로움을 느끼며 진창에 빠진 듯한 기분을 느끼기도 한다. 업무 성과가 잘 나오지 않을 때 사무치게 외롭다. 정말이다. 


2. 고독을 선택한다. 

결혼을 하기 전 주말을 생각해보면 혼자 있는 것을 못견뎌 외출을 하거나 사람들을 만났다. 그런데 지금은 가족을 돌보느라 정신이 없다. 오히려 혼자 있는 시간을 갈망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혼자 있을 때는 고독이 두렵고, 혼자 있기를 적극적으로 선택할 때는 고독이 오히려 행복함을 느끼게 된다. 


오전 오후에도 혼자서 일했는데도, 사실 요즘엔 남편과 아이가 잠든 새벽의 고독을 즐긴다. 새벽만 느낄 수 있는 고독함이 있다. (추천) 


3.  요일 하나를 정하자.

수요일 오전시간은 (또는 점심시간은) SNS가 아니라 가치 있는 사회적 상호작용에 사용하자. 몇년동안 누군가 밥 한끼 먹는다고 치면 가는데 시간 + 오는데 시간 + 밥먹고 길어지는 시간을 따지곤 했다. 초기 솔로워커들이라면 쉬는 시간조차 아까울 터. 잘 쉬어야 한다. 잘 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인과 함께 맛있는 점심 식사] [화창한날 친구와 산책] 과 같다. 매일 그럴 수는 없으니 의식적으로 요일을 정하는 것이다. 


누군가 약속을 정할 때 고민하지 않고 수요일로 잡을 수 있고 (고민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하나의 스케쥴처럼 기입해두자. 


4. 혼자 영웅이 되려고 하지 말자. 

혼자 일할 수 없다. 내가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지, 경제적으로, 감정적으로 얼마나 심한 압박을 받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고 느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다. 나와 유사한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 비슷한 감정을 공유하는, 그리고 나를 도울 능력과 의지를 지닌 사람들이 많았다. 


내 경우에는 영상 제작자, 일을 도와주는 친구, 상담을 해주는 멘토, 아이를 돌봐주는 어머님 아버님, 옆에서 수고한다는 남편도 함께 한다. 긴 시간 혼자 일하지만 그럼에도 느슨하게 연결된 거대로 조직의 일부이다. 혼자 일한다고 해서 스스로를 정말 고독한 존재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 


모든 일을 혼자 하겠다는 생각이야말로 정말 해롭습니다. 혼자 영웅이 되려고 하지 마세요.
우리는 그 모든 일을 혼자서 할 수 없어요
- <긱 이코노미> 저자 다이앤 멀케이 -


그럼에도 고독은 창조성을 극대화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적극적으로 고독을 즐겨야 한다. 고독은 자기 의존감을 높이고 과제에 깊이 몰두하게 한다. 즉 집중력을 강화하고, 유연하게 생각하게 하며, 상상력을 풍부하게 한다. 아무도 지켜보지 않을 때 자기 자신조차 스스로를 덜 의식한다고 한다. 



외로워말자.

이제는 외로움을 선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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