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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경진 Aug 20. 2016

[리얼제주살이]적응과 부적응 사이...-1

 가족과 떨어져 제주에 내려온지도 한 달이 되어간다.

지금껏 살면서 자취를 경험하지 못 한 나로서는 굉장한 모험이자 도전이다.

가족과 떨어져 독립된 생활을 하는 내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막상 현실은 상상과는

한참 떨어진 현실이었다.


 최근 제주 집값은 그야말로 미쳐있다. 미친 것이 다시 정상으로 언제 돌아올지 모르겠지만, 집을 구하는 문제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그때마다 괜히 제주에 왔나? 옛말에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절로 생각났다.


일 년간 살 집이다. 새로 도배를 해서 그나마 집 같아 졌다.
욕실인데, 보는 봐와 같다.


 지난번 포스팅을 통해 현재 제주 집값이 얼마나 높은지와 황당한지를 말했다. 하지만 그렇게 넋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 며칠간은 서귀포 고모집에서 지냈지만 더 이상은 폐를 끼칠 수 없는 없었다. 때마침 요양원 선생님의 소개로 어렵게 집을 구했다. 제주의 주거 형태 중, 밖거리와 안거리가 있는데 안거리에는 대부분 집주인이 살고 밖거리에는 세를 사는 경우가 많다. 물론 내가 얻은 곳은 밖거리였다. 2~3개 월 전까지 사람이 살았다고 하지만, 몇 년은 방치된 듯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나에게는 선택권이 없었다. 년세도 150만 원이라 내 형편에 가장 적합했다. 부엌이나 욕실은 그렇다 치더라도 방만이라도 도배를 새로 해야 했다. 20만 원 드려 도배를 하고 나니 그나마 사람이 살만한 곳으로 변했다.


다시 한번 집을 떠나 온 설음 같은 게 밀려왔다.          


                          

옆집 옥상에 있는 평상에 앉아 석양을 바라보는 맛도 괜찮다.


제주도 푸른 밤


 퇴근하고 집으로 왔다. 바로 앞집에 같은 요양원에 다니는 선생님이 사셨다. 그분도 육지 분인데 여기서 생활한 지 1년이 넘었다고 했다. 옥상에 평상이 있어 음악을 들으며 풍경을 감상했다. 어느덧 해는 지고 제주도 푸른 밤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 맛에 제주살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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