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레시피 네 번째 _ 소 허파 조림
“나는 이제 먹고 잡은 것도 없고~예전에는 없어서 고기도 맛있고, 썩은 고등어라도 있으면 고것도 참 맛있었는데~이제는 다 싫다. 먹고 싶은 게 없다.” 내가 안동 와서 제일 많이들은 말 중에 하나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할머니께서 “나는 먹고 싶은 거 없다.”라고 하셔도 뭐든 있으면 맛있게 잘 드셨는데, 그럼 그걸 본 나는 “할머니는 맨날 먹고 싶은 거 없다면서 엄청 잘 먹는다. 할머니 비만이에요. 운동해야 해요.”라고 했는데, 이제는 그런 말은 할 수 없게 됐다.
세월은 무심하게도 할머니의 입맛까지도 빼앗아갔나 보다. 예전에 비하면 살도 많이 빠지시고 고기를 먹어도 별로 맛있게 드시지 않는다. 하나라도 더 먹으면 좋을 텐데 정말 배만 채우면 더 이상 드시질 않는다. 그 말을 들을 때면 지금의 나는 공감할 수 없지만, 마음이 너무 아프다. 내가 살아가는 인생에서의 가장 큰 즐거움은 맛있는 걸 먹으며 즐기는 건데 할머니는 이제 그 즐거움을 느낄 수 없다고 하시니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할머니가 얼마 전에 소 허파가 먹고 싶어서 삼촌이 안동에 올 때 사 오라고 하셨다고 한다. 아마도 소 허파의 부드러우면서 쫄깃한듯한 식감 때문에 가끔 먹고 싶으신 모양이다.
순대를 먹을 때 조금씩 줘서 먹던 삶은 허파로만 먹어봤지 요리로 먹어보는 건 처음이었다.
뭐든 잘 먹는 나지만 왠지 허파 조림이라니… 누린내도 날 것 같고, 처음에는 거부감이 좀 있었는데 먹어보니 생각보다 쫄깃하고 간도 잘 베어서 맛있었다.
내가 잘 먹어서 할머니께서는 다음날에 남아있던 허파를 전부 다 넣어서 다시 만들어주셨다.
소 한 마리에서 나오는 허파를 다 먹었으니 덕분에 거의 삼일 내내 허파 조림을 질리도록 먹었다.
재료 : 소 허파 300g, 무 1/3개, 대파 1 뿌리
양념 : 다진 마늘 5개, 간장 1/2컵, 고춧가루 2T, 설탕 1t, 물 2컵, 설탕 1t
1. 무랑 파는 썰어 냄비 바닥에 깐다.
2. 소 허파는 깨끗하게 씻어 냄비에 넣는다.
3. 양념을 넣고 15분 중 불에 끓이듯이 졸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