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구워 먹는 날
안동에 도착하자마자 할머니께서 예전부터 고기를 좋아하시며 먹던 게 기억이 나서 하루는 삼겹살을 구워 먹어야지 하고 구직골에 들어가기 전 큰 마트에서 삼겹살을 구매했다. 삼겹살을 사 가면 좋아하실 것 같았던 할머니의 반응은 의외로 시큰둥했다.
고기를 그렇게 좋아하시던 할머니는 이제는 고기도 별로 당기지 않는다고 하신다.
할머니가 해주신 요리를 먹으며 삼겹살 구워 먹는 건 미뤄두고, 안동에 온 지 넷째 날 저녁이 되어서야 우리 고기를 구워 먹기로 했다.
할머니의 장독대에서 된장을 한 스푼 떠서 가져와 할머니께서는 여기에도 특별한 비법을 추가하셨다. 보통을 고기를 먹을 땐 된장이나 쌈장 그 자체에 찍어서 먹는데, 할머니께서는 된 장에 도 참기름과 약간의 설탕을 넣어 쌈된장으로 만드신다.
삼겹살을 노릇노릇 구워 할머니의 된장에 찍어먹으니 정말 맛있었다. 구수한 된장과 고소한 참기름 향이 더해져 그 조합이 참 좋았다. 고기를 사 왔을 때에는 시큰둥했던 할머니께서도 오랜만에 고기를 먹으니 좋다고 하셨다. 덕분에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할머니의 쌈된장의 한 끗 !
- 된장 한 스푼에 참기름 1/2t, 설탕 1/2t을 넣고 잘 섞어주면 더 감칠맛 나는 쌈된장을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