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결혼하지 않았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 결혼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상상해 보곤 한다. 나는 내 남편을 만나지 않았다면 결혼을 하지 않았을 거다. 일에 욕심이 많아서 워커홀릭의 독신녀의 삶을 살지 않았을까.
아. 일하면서 연애는 했겠지. (허허 착각, 외로움과 피곤에 쩔은 몸을 이끌고 야식으로 닭발 먹었을 듯)
최근에 알게 된 선생님과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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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말하길
“ 저는 아주 어릴 때부터 결혼하는 게 꿈이었어요. 그래서 스무 살 때부터 결혼할 남자들을 찾아다녔어요. 지금 남편은 6번째 만난 남자예요. 전에 만난 남자들은 결혼을 원하지 않더라고요.”
아 참신하다.
나랑 이렇게 생각이 다른 사람이 있구나. 나는 살면서 결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외로워도 혼자서 삶을 감내하는 게 더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내가 결혼할 사람에 대한 조건도 세워보지 않았다. 왜냐면 남자의 조건과 남편의 조건이 나에게 큰 의미가 없었다. 내 삶에선 나의 조건을 만들어가는 게 가장 중요한 가치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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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조용히 듣던 내가 말을 꺼냈다.
“아마 저는 결혼을 안 했으면 일에 빠져서 살지 않았을까 싶어요.”
내 얘기를 듣던 선생님이 그런다.
“아. 저는 일에 욕심이 없고, 일을 편하게 하고 싶어서 결혼을 빨리했어요.”
여기서 좀 쇼킹! 편하게 살기 위해서 결혼하는 여자들이 세상에 몇 프로일까? 내 주변 여자들 중에서도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몇 명일까? 까 보진 않았지만 분명히 있다.
나이가 먹고 돈 버는 게 녹록지 않다는 걸 깨달은 스무 살 후반의 여자들, 서른 살이 된 여자들이라면 충분히 그 마음을 이해할 것 같다, 아.. 그래도 그건 아니지!
편하게 살기 위해서 결혼을 선택하는 여자의 마음,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된다. 나의 의견에 누군가는 반기를 들 테지. 아직까진 블로그에 올린 주관적인 나의 글들에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요?” 그 외에 악플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글들은 달린 적이 없다. 내가 바라고 바라는 것은 나의 글에 반기를 드는 누군가의 댓글이다.(두근두근)
편하게 살고 싶다면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서 사는 삶을 선택해야 된다고 말하고 싶다. 아 결혼 진짜 좋으면서 진짜 힘든 거다. 아마 결혼해 본 사람들은 모두 공감할 거다. 좋으면서도 힘들다.
난 그걸 알기에 평생을 혼자 살 생각이었다, 우리 남편을 만나기 전까지. 사랑하는 사람과 살아가려면 쌍방의 희생이 필요하다. 누구 하나만 희생하는 건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일 수 있지만 한쪽 속은 썩어가고 있다. 언젠가는 썩은 속이 뻥! 하고 터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