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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리 Oct 06. 2021

쉽게 살기 위해 결혼했어요.  



내가 결혼하지 않았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 결혼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상상해 보곤 한다. 나는 내 남편을 만나지 않았다면 결혼을 하지 않았을 거다. 일에 욕심이 많아서 워커홀릭의 독신녀의 삶을 살지 않았을까.


아. 일하면서 연애는 했겠지. (허허 착각, 외로움과 피곤에 쩔은 몸을 이끌고 야식으로 닭발 먹었을 듯)

​​​​


최근에 알게 된 선생님과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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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말하길​​



“ 저는 아주 어릴 때부터 결혼하는 게 꿈이었어요. 그래서 스무 살 때부터 결혼할 남자들을 찾아다녔어요. 지금 남편은 6번째 만난 남자예요. 전에 만난 남자들은 결혼을 원하지 않더라고요.”  





아 참신하다.


나랑 이렇게 생각이 다른 사람이 있구나. 나는 살면서 결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외로워도 혼자서 삶을 감내하는 게 더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내가 결혼할 사람에 대한 조건도 세워보지 않았다. 왜냐면 남자의 조건과 남편의 조건이 나에게 큰 의미가 없었다. 내 삶에선 나의 조건을 만들어가는 게 가장 중요한 가치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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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조용히 듣던 내가 말을 꺼냈다.


“아마 저는 결혼을 안 했으면 일에 빠져서 살지 않았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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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얘기를 듣던 선생님이 그런다.


​​​


“아. 저는 일에 욕심이 없고, 일을 편하게 하고 싶어서 결혼을 빨리했어요.”


​​​

여기서 좀 쇼킹! 편하게 살기 위해서 결혼하는 여자들이 세상에 몇 프로일까? 내 주변 여자들 중에서도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몇 명일까? 까 보진 않았지만 분명히 있다.


나이가 먹고 돈 버는 게 녹록지 않다는 걸 깨달은 스무 살 후반의 여자들, 서른 살이 된 여자들이라면 충분히 그 마음을 이해할 것 같다, 아.. 그래도 그건 아니지!


편하게 살기 위해서 결혼을 선택하는 여자의 마음,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된다. 나의 의견에 누군가는 반기를 들 테지. 아직까진 블로그에 올린 주관적인 나의 글들에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요?” 그 외에 악플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글들은 달린 적이 없다. 내가 바라고 바라는 것은 나의 글에 반기를 드는 누군가의 댓글이다.(두근두근)



편하게 살고 싶다면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서 사는 삶을 선택해야 된다고 말하고 싶다. 아 결혼 진짜 좋으면서 진짜 힘든 거다. 아마 결혼해 본 사람들은 모두 공감할 거다. 좋으면서도 힘들다.


​​

난 그걸 알기에 평생을 혼자 살 생각이었다, 우리 남편을 만나기 전까지. 사랑하는 사람과 살아가려면 쌍방의 희생이 필요하다. 누구 하나만 희생하는 건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일 수 있지만 한쪽 속은 썩어가고 있다. 언젠가는 썩은 속이 뻥! 하고 터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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