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맞아 멀리 훌쩍 떠나고 싶지만, 막상 여행 갈 준비를 하려니 막막하고 번거롭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관광지는 가기 싫고, 시원한 곳에서 호캉스까지 누리고 싶다면 '수원'을 여행지로 추천한다. 카페와 맛집이 즐비한 행리단길부터 고궁의 정취를 느껴볼 수 있는 화성행궁, 고소한 냄새가 진동하는 수원통닭거리, 저녁 산책으로 좋은 성곽길 그리고 쇼핑과 호캉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광교까지... 짧지만 알찬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곳들이 많다.
수원에서 최근 가장 핫한 동네는 바로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의 일명 '행리단길'이다. 행궁동은 화성을 따라 단독 주택이 모여 있고, 구옥을 개조한 분위기 있는 카페나 맛집들이 모여 있어 '행리단길'이라고 불린다. SBS '그해 우리는', OCN '경이로운 소문'에 이어 최근에는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의 드라마 촬영지로 행리단길이 나오면서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서울에 경복궁이 있다면 수원에는 '화성행궁'이 있다. 수원으로 여행을 왔다면 꼭 가봐야 할 장소는 국내 최대 규모의 행궁인 '화성행궁(사적 478호)'이다. 행궁은 임금이 머문 임시 궁궐로, 평소에는 관아로 사용하기도 했다. 화성행궁은 고상하고 기품 있는 건축물 덕분에 〈왕의 남자〉, 〈대장금〉, 〈이산〉 등 영화와 드라마에도 여러 번 등장했다.
정조의 원대한 꿈과 효심이 느껴지는 화성행궁은 전국에 조성한 행궁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규모와 격식을 갖추었으며 경복궁만큼 아름다운 궁궐로 손꼽힌다.
달빛 아래 고즈넉한 분위기를 거닐고 싶다면 8월 12일부터 14일까지 화성행궁 일대에서 열리는 '2022 수원 문화재 야행'에 가면 된다. 낮에도 아름답지만, 밤에는 은은한 조명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화성행궁은 친구나 연인,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골고루 사랑받는 야경 명소로,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야간관광 100선’에도 들었다.
'2022 수원 문화재 야행'은 저녁 6시부터 밤 11시까지 진행되며 행사 기간에는 밤 10시까지 화성행궁 특별 야간관람을 즐길 수 있다. 올해 야행은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기억의 문이 열린다'는 주제로 전시, 공연, 체험, 마켓 등 다채로운 8야(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주요 프로그램은 △야로(夜路) '잊혀진 근대, 되찾은 기억' 근대역사문화탐방 투어 △야사(夜史) '일상의 기억 책가도, 야행 토크살롱' 강의프로그램 △야설(夜設) '공감, 달빛옥상 콘서트' 음악 공연 △야식(夜食) '수원 야식기행' 미식 투어 등이다.
화성행궁 근처에는 함께 둘러볼 곳들이 많다. 화성행궁을 등지고 서면 오른쪽에 아기자기한 공방거리가, 왼쪽에 나혜석생가터가 있다. 공방거리에서는 민화와 자수, 도자, 목공예 등 다양한 작품을 구경하고 체험할 수 있다. 나혜석은 우리나라 최초 여성 서양화가로, 나혜석생가터에서는 꽃으로 장식한 생가 터와 벽에 나혜석 작품을 그린 골목을 구경할 수 있다. 나혜석생가터 주변에는 성곽이 보이는 루프톱 카페와 아기자기한 소품 가게 등이 모여 있다.
여행에 음식이 빠질 수 없다. 낮에 화성행궁을 즐겁게 관광했다면 밤에는 고소한 냄새가 가득한 수원통닭거리를 방문해야 한다. 통닭거리에 있는 수많은 가게 중에서도 진미통닭, 용성통닭, 남문통닭, 매향통닭, 장안통닭, 중앙치킨타운은 지금까지 수십 년 통닭의 맛을 지키며 수원통닭거리의 명성을 만들었다. 1,600만이 넘는 관객이 선택한 영화 〈극한직업〉에 나온 '왕갈비통닭'이 수원통닭거리의 별미 음식이지만, 여전히 가장 인기가 많은 치킨은 바삭한 프라이드치킨이다. 막 튀긴 통닭 한 조각을 입에 넣으면 수원통닭거리가 왜 유명한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수원통닭거리에서 든든하게 배를 채웠다면 밤에 화려하게 변신하는 성곽길을 걸어봐야 한다. 도심을 감싸는 5.5km 성곽에 조명이 들어와 더 웅장하다. 특히 화서문(華西門)에서 장안문(長安門) 구간은 경사가 거의 없어, 성곽 야경을 보며 가볍게 걷기에 좋다. 장안문과 팔달문(八達門) 등 사대문도 조명을 받아 더 장엄하다.
성곽 야경을 한눈에 내려다보고 싶다면, 계류식 헬륨 기구 ‘플라잉수원’을 타면 된다. 150m 상공에서 수원의 밤을 내려다볼 수 있는데, 하늘에서 보면 굽이치는 성곽은 더욱더 인상적이다. 짜릿한 스릴은 덤. 날씨에 따라 운행을 결정하기 때문에 미리 확인이 필요하다.
수원 화성행궁과 함께 가볼 만한 주변 여행지로는 경기도박물관, 한국민속촌, 수원광교박물관, 수원화성박물관, 수원팔색길, 팔달문시장, 수원영동시장 등과 자녀들과 함께라면 광교로 이동해 아쿠아리움을 방문해도 좋다. 에버랜드를 다녀오기에도 그리 먼 거리는 아니다.
수원 화성행궁 일대의 여행을 마치고 하루의 피로를 씻어줄 숙소로 코트야드 메리어트 수원으로 향했다. 화성행궁에서 차로 약 15분이면 호텔에 도착한다.
수원 광교의 수원컨벤션센터 부지 내에 위치한 코트야드 메리어트 수원은 지난 2020년에 개관한 호텔이다. 지상 21층, 지하 5층 규모로 스위트룸 23실을 포함해 총 288개의 객실이 있으며, 모든 객실은 UHD 55인치 TV, 무선 인터넷, 모바일 체크인/체크아웃 등의 시설을 갖췄다. 특히 객실에서는 전면 통유리창을 통해 호텔 앞에 드넓게 펼쳐진 광교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으며 광교호수공원을 비롯해, 갤러리아백화점 광교, 롯데아울렛, 수원컨벤션센터, 아쿠아리움 등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어 비즈니스 고객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최고의 입지 조건을 갖췄다.
올데이다이닝 레스토랑 수원 키친(Suwon Kitchen)은 전용 다이닝룸 4개를 갖추고 있어 회식이나 가벼운 가족 행사를 하기에 적합하다. 광교호수공원이 내려다보이는 야외 테라스를 갖춘 이그제큐티브 라운지에서는 무료 조식과 해피아워, 다과 등을 즐길 수 있다.
호텔 레스토랑이 가격면에서 부담된다면 호텔 바로 옆에 위치한 갤러리아백화점 광교로 향하면 된다.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은 연면적 15만㎡에 영업면적 7만 3000㎡로, 한화갤러리아가 운영하는 5개 점포 중 최대 규모다.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렘 콜하스 건축사무소에서 설계와 디자인을 담당해 개점 초기부터 화제를 모았다.
식품관은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 지하 1층이 있으며 식품관 내에는 전국의 유명 맛집들이 입점되어 있어 호텔 레스토랑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백화점 지하 1층에는 아쿠아리움으로 갈 수 있는 출입문이 연결되어 있어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들에도 이동의 편의성을 제공한다.
특히 코트야드 메리어트 수원에서는 올해 초 2단 서랍형 LG 클로이 서브봇을 도입했다. 'AI봇 클로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 로봇은 호텔 로비 지정석에 자리 잡고 있으며 객실 주문품을 배달하는 역할을 한다. 객실에 있는 안내문의 QR코드를 통해 수건, 어매니티 등 객실 물품을 주문하면 AI봇 클로이가 객실 문 앞으로 물품을 배달해준다. 로봇에 탑재된 센서를 통해 호텔 내에서 장애물을 피하거나 잠시 멈춘 후 이동하고, 로봇이 직접 엘리베이터를 호출한 후 승하차까지 할 수 있다. 투숙객에게 객실로 물품을 전달한 후에는 로비에 위치한 충전 스테이션으로 복귀해 스스로 충전도 한다.
호텔에서 꿀잠을 잤다면 아침 산책 겸 운동 장소로 광교호수공원에 가보자. 광교호수공원은 광교산과 원천저수지 및 신대저수지의 자연을 최대한 보존한 아름다운 국내 최대의 도심 속 호수공원이다. 바닥분수 ‘신비한 물너미’, 물보석분수 등 9개의 분수시설과 총 6.5km의 순환보행로와 도심 속 힐링 공간인 가족캠핑장,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다목적 체험장, 가족단위의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행복한 들, 야외공연장, 스포츠 클라이밍장, 수변 위에 5개의 원형테크와 아치형의 정다운 다리가 있는 조용한 숲, 행복한 꽃섬, 습지와 버드나무가 어우러진 먼 섬숲 등 여러 가지 특색 있는 공간이 조성되어 있다.
광교호수공원의 데크 한쪽에서는 그룹을 만들어 아침 요가 프로그램을 신청해 즐겨볼 수 있다. 지역 커뮤니티나 취미활동 관련 앱 등을 통해 시간과 장소, 인원수를 정하고 자유롭게 요가 프로그램을 참여해 볼 수 있다. 아침 운동까지 마치고 체크아웃하기 전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쉽다면, 호텔 근처에 위치한 CGV나 롯데시네마 등의 대형극장에서 영화 감상을 하며 휴가를 마무리해 봐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