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1
지난 정권 TV에 나오는 박근혜 대통령을 보는데
눈에 총기가 무척 없어진 걸 발견했다.
'이상하다. 그 전에는 저러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 뒤 누구나 아는 그런 사건들이 터지고 나서야 그래서 그랬구나 했다.
#2
둘이 술 한번 먹었던 사이였던 업계 선배가 췌장암으로 돌아가셨다는 소문을 들었다.
거래처 이사님과 이런저런 이야기 하던 중 그분에 대한 이야기..
"한 이사.. 회사를 바꾸고 큰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지난번 찾아왔을 때 이미 눈에 총기를 잃었더라고.."
#3
강원도 인제 산꼭대기. 전기도 없이 살던 명식이 형은 약초 캐고, 말벌 잡아 술담고, 운 좋으면 산삼도 만나며 사는 사람이다.
별장 삼아 몇 번 산에 놀러도 갔었고, 약초 팔러 내려오면 한잔씩 했는데..
두해 전 눈 빛은 유독 뿌옇게 서리 찬 듯 흐려 보였다.
산으로 돌아가던 길. 늘 다니던 그곳에서 차가 낭떠러지로 미끄러지는 불운의 사고로 돌아가셨다.
평소 태껸과 산행으로 단련된 몸으로 동작이 매우 빨랐던 형인데
총총한 눈빛이었다면 어땠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한다.
눈에 총기 변화를 뭘로 설명할 수 있을까?
눈에 힘을 준다고 생기는 그런 것은 아닌 듯하고
이기심, 의욕, 욕심들이 하나도 없으면 뿌옇게 보이는 게 아닐까?
누구나 가지고 있을 기본적인 품성들 아닌가?
나이를 먹을 수록 삶은 뭘까 하는.. 점점 더 미궁으로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