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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창한오후 Dec 07. 2017

삼 년의 변화.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마세요.

삼 년의 변화.



아이들 크는 걸 보며 시간이 흐르는 걸 실감합니다

아빠와 비슷해진 중2 아들과 엄마와 비슷한 키가 된 한중이 입니다.

난 그 시간에 큰 변화는 잘 모르겠는데 말이죠. ㅋ


몇 년 전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때인데

아니 왜 선배 형들은 찌질하게 걱정? 뭐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형들은 머리가 많이 빠지고 있는 것에 대한 것

그리고 노안....

'사람이 늙으면 흰머리도 좀 나고 그러는 거지.. 당연한데.. 나라면 그냥 받아들일 거 같은데?'


불과 삼 개월 전쯤 가까운 글씨가 잘 안 보이데요?

안과를 가야 하나 하다가 안경원을 운영했던 현철이 형한테 전화를 했더니

"야야 그거 노안이야 병원은 무슨... "


나에게 순번이 돌아온 노안이라는 녀석은 살짝꿍 충격이었습니다.

귀 밑 흰머리가 늘어가지만 천천히라 잘 느끼지는 못했었죠.


작년 어느 날 오랜만에 만난 이성친구가 인상 쓰며 하는 말이...

"저. 저.. 흰머리 좀 봐.."

그 이후 염색을 합니다.. 짧은 머리라 더 자주 해야만 하는데.. 잠깐 방심했더니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아내와 살고 있었네요.ㅎㅎ

어차피 나이 먹으면 누구나 그런건데 하지만.. 그래도 관리를 하게 됩니다.

그나마 다행한 것은 운동 취미가 있어 몸은 더 좋아지고 있다는 거죠.


세 번 죽을뻔한 기억을 글로 남기기도 했는데요.

도올 선생님은 영혼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신 적 있습니다.

사람이 늙으면 영혼도 같이 늙어서 죽으면 금세 이승을 떠납니다.

젊은 사람이 교통사고로 죽으면 갑자기 방출된 건강한(?) 영혼은 구천을 한참 떠돌게 되는것.

영혼을 뭐 본 사람 없으니 근거는 희박해도 설득됐습니다. ㅎ


조금 그런 이야기지만

십몇 년 전쯤 부천 내동 IC에서 부평으로 가는 옆길이 무지 막히는 거예요.

항상 다니던 길인데 이 시간에 막힌 적이 없는데 웬일일까 싶었습니다.

가다 보니 중국집 배달 오토바이가 사람과 함께 넘어져 있었고.

경찰이 거적때기 같은걸 덮어 주고 있었어요.

본 듯 만 듯 스쳐 지나갔는데.. 지나간 뒤

'저 사람은 마지막까지 핸들을 잡고 있었는데 죽기 전까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외상값 받을 생각.. 아니면 내야 할 아이들 학원비 걱정... 늦지 않게 배달해야 하는 생각?...'

쓸데없는 공상에 사로 잡혀 있던 중.. 어떤 깨달음이 머리를 스치네요.


'사는 게 뭐 별거 없는데 생각보다 걱정 너무 많이 하고 사는구나..

스트레스 꺼리도 안되는 것에 스트레스를 극심히 받으며 살고 있었네..'

물론 이렇게 깨우쳤다 해도 일상에서는 다시 똑같아지긴 합니다.


주일학교 다닐 때 무신 말인지도 모르고 외웠던 주기도문도 연결되며 생각납니다.

...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일용할?.. 김수미가 일용이 엄니인데...

일용을 정확히 알지 못했습니다.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에서는

왜 하필 일용할 양식에 감사를 했는지 이야기를 합니다.

어제 먹은 음식은 형편없었어요. 또는 내일도 맛난 거 잘 먹게 해 주세요가 아니라

오늘 먹은 음식에 대한 감사를 하는 것은 아마도 내일 먹을 음식에 걱정은 내일 하라는 뜻이 랍니다.


그래요 전 일용한 오늘에 대한 감사보다 내일 또 어떻게 먹고 사는가 하는 미리 걱정을 하고 삽니다.

그러다 또 깨닫는 지금 같은 시간이 오면

그러지 말아야지 하다가도 말이죠..

그냥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어요.


러닝을 시작하며 카페에 가입을 했던 2012년이 생각납니다.

어쩌다 맞이한 러닝은 인생의 각도가 조금은 좋은 방향으로 많이도 달려왔습니다.

러닝을 하며 만난 좋은 사람들..

우리 카페에 새로 시작하는 신입회원들과 맺어지는 건강한 인연들에서 삶의 활력을 얻습니다.

이제는 한 해가 저문다는 12월에 허무함은 없어지고 뭔가 페이지를 꽉 채워 완성하는 기분이 듭니다.

또 지금 그렇다는 글을 쓰고 있고요.


앞으로 삼 년이 지나면 아이들이 얼마나 더 컸을지 기대됩니다.

그렇게 잘 자라줄 내 아이.. 그리고 우리의 아이 모두 건강하게 자라나는 동안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지.. 변화가 있다면 어떻게 좋아질지

자못 궁금한데요.


뭐 더 나빠질 거 있나요?

좋아지는 거만 남았다 여깁니다.. ㅎ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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