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생각을..
생각이 생각을..
내 생김을 받은 아들 견우는 수학시험에서 전국 5%의 성적을 받아왔다.
난 한 번도 상 받아본 적 없는데 너무도 신기할 따름이지
오늘 쓸 곳 없는 추론이 자꾸 떠오른다.
태교는커녕 부모의 사랑조차 없이 그냥 막 태어나는 민중의 자식에서도 우수한 인재는 얼마든지 나온다.
운이 좋아 조기교육의 혜택을 받는다면 더 나은 재능을 발휘 하겠지만.
그냥도 탁월함이 분출되는 사람을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었어..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전쟁통에서 태어나도 긍정적 사고로 자라나는 사람이 있고
아무리 좋은 시절이라도 낙심과 좌절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쩌면 다 운명대로 사는 것인지 모르겠다.
누군들 가난한 집에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겠냐만..
부잣집에서도 병신은 태어난다.
내 몸에서 분출하는 정자량...
분출이라는 표현이 맞을 만큼 평생 수도 없이 휴지에 쌓여 버려지는 정자의 개수 속에서
엄청난 확률로 엄마 난자를 만난 내 새끼..
한국적 정서는 삼신할머니가 주신 것인데..
새끼 얼굴 가만히 보면 그렇게 받은 게 맞는 듯하다.
말을 하다 보니 또 한 번 놀라는데...
나 또한 아버지에게 그런 존재였을 것이다.
그 끝을 알 수 없는 내 아버지의 아버지.. 그 아버지 모두 그런 존재였겠고..
미지의 영원 속에서 셀 수 없는 정자가 내려와 사람이 될 확률의 확률은 감히 상상할 수 없음이다.
이렇게 보면
검증의 검증을 거쳐 태어난 우리 모두는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는 내력을 지닌 존재가 된다.
그것들이 우연히 만난 어머니들의 난자..
내 아들의 아들.. 그 아들들이 만날 여자들로 이어지는 연속성을 보면..
어쩌면 이미 자식을 세상에 내놓은 것만으로도 난 제몫을 해낸 것이다.
돈을 더 벌고. 삶을 더 풍요롭게 살고 싶은 욕망은 나만을 위한 것일까?
내 삶만 위한 것이라 하기에는 본능적 열망이 너무 강한거 아닌가?
스스로를 위해서만 사는 게 아닐 수 있다 생각이 든다.
달려온 아버지에게 받은 릴레이 배턴을
조금 더 좋게 넘겨주기 위한 최선으로 달리고 있는것 그것이 본능적 열망의 본질이다.
어디에 내가 있고.. 또 가는 곳이 어디인가!
2015.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