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공간의 재발견 Aug 15. 2018

집, 나만의 공간

미니멀리즘과 풍경 사이


집은 어떤 가치를 가질까. 


잠을 자는 공간이고

투자를 위한 재화이며

부의 척도이고

가족을 위한 보금자리이다. 




우리는 아파트에 살고 싶어하고, 

아파트의 값이 올라가면 더 좋은 아파트로. 갭투자로. 

상권이 발달하고, 교육 수준이 높은 동네로 이사를 간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30평대 매매가는 18억 가까이 가지만

외국인의 눈으로 바라보았을 때는 insane 한 짓처럼 보일 수 있다. 


사람이 살기에 너무 복잡하고 교통이 항상 꽉 막혀 있기 때문이지





예전부터 한적한 무언가가 좋았다. 

신사동 가로수길 보다는 덕수궁 돌담길이 더 좋았고

이태원 클럽의 조명보다는 삼청동이나 부암동의 야경을 더 사랑했다. 


나의 개취일수도 있지만, 

집이란 공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쉼'이 아닐까 싶다. 


요리, 잠, 독서, 영화감상, 옷장, 침대

그리고 공간이 작다면 그것을 상쇄시켜 줄 수 있는

넓은 창과 탁트인 풍경


집으로서 최소한의 기능만 살린 집 안에

꼭 필요한 물건들만 배치하고

공존하는 미니멀리즘으로서의 삶


서울의 집 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우리는 집을 얻었을 때 더 많이 채우려 하지 않나. 

고생 세월에 대한 보상이자

누군가를 초대했을 때 만족스럽기 위해서



그런데 생각해보면

채우는 것보다 비웠을 때

마음의 평온함과 쉼을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비우고 비워서 더 이상 버릴 것 없이 

최소한의 것들만 남아 내 살처럼 붙어 있을 때

그 고요함과 한적함이 부산했던 오늘 하루를

비워줄 수 있지 않을까



채우면 채울수록 더 채우고 싶고

비우면 비울수록 더 비우고 싶다


더 이상 비울 게 없을 때까지 

비워보면 창 밖의 풍경 하나로 

내 마음이 충만해지는 순간을 만끽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모르겠다. 나는 그렇거든



부암동 나의 작은 집



내가 살고 있는 부암동의 작은 집이다

집안의 물건들을 보기보다는 창 밖의 풍경을 보며 시간을 주로 보낸다

밤에 거실창을 열어두면 귀뚜리미 소리와 북악산에서 내려오는 산바람이 집안을 가득 채운다. 



집은 곧 나만의 공간이다

여기서 춤을 추든 영화를 보단 독서를 하든 요리를 해먹든 공부를 하든

아무도 상관을 하지 않는다. 


아무도 상관하지 않고 오로지 나를 위해서만 존재해야 하는 게 '집' 아닐까?








부암동 삼층 카페


보너스로....


이건 내가 나중에 돈을 많이 벌게 된다면

살고 싶은 집의 롤모델이다

역시 돈은 중요하다. 돈을 많이 벌어야 해. 


하지만 난 아무리 돈이 많아도 강남보다는

이 한적한 부암동에 땅을 사서 노을과 산을 바라보고

아침 새벽에 산책을 나오면 참새 소리를 듣고

산과 이어진 산책길을 걸으며 상쾌한 공기를 맡고

동네 카페와 펍을 아지트로 만들어 동친들과

농담 따먹기하며 지내는 하루를 보내고 싶다


이런 나와 감성이 비슷한 사람과

함께 살아가면 얼마나 더 행복할까

작가의 이전글 Book 읽어주는 공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