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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간의 재발견 Sep 13. 2020

혁명의 탄생

부와 혁명에 대한 이야기


혁명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가. 세상을 바꾼 아이디어를 떠올려보자. 가장 가까운 혁명은 스마트폰의 혁명이다. 스티븐 잡스는 2007년 컴퓨터를 핸드폰에 담은 스마트폰을 세상에 내놓았다. 당시 사람들은 작은 화면으로 굳이 컴퓨터 업무를 해야 하는지에 의문을 가졌다. 10년 뒤 스마트폰은 거북목이란 고질병을 만들어냈다. 모든 시공간에서 사람들이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현상이 생긴 것이다. 이렇듯 혁명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이면서 많은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꿀 수 있는 현실이어야 한다. 


거복 목이란 고질병을 만들어 낸 스티븐 잡스의 스마트폰 혁명




혁명은 비단 경제적인 변인만은 아니다. 정치사적으로도 많은 혁명이 있어왔다. 대표적인 정치 혁명이 프랑스 대혁명이다. 프랑스 대혁명은 루이 시리즈(루이 14, 15, 16세)의 부폐 정치를 참아오던 민중이 일으킨 봉기이다. 정확히 말하면 자본가(부르주아)가 일으킨 혁명인데, 그 결과를 보면 더욱 경제적인 변화가 많다. 귀족들의 토지 소유제가 폐지되고 토지 판매제도가 생겨났다. 무역으로 부를 쌓은 상인들은 대토지를 소유하고 귀족과 교회는 땅과 힘을 잃었다. 이 과정에서 정치적으로 귀족 계급이 몰락하고 평등한 시민사회가 생겨난다. 프랑스혁명의 핵심 구호는 '자유, 평등, 박애'였고, 이는 곧 프랑스 시민 사회의 라이프스타일에 변화를 가져왔다. 귀족의 몰락, 공화정의 탄생, 토지 국유화 폐지, 시민 공화국의 탄생이었다. 물론 자본가들에게만 특혜가 돌아가는 한계가 있었지만, 자본주의 사회의 기틀을 마련한 점에서 프랑스 혁명의 의의가 있다. 민중들은 노동력을 자신의 자본을 쌓는데 집중했고, 이는 2차 산업혁명으로 이어져 대기업들을 만들어낸다. 


시민 혁명은 신분제도를 무너트리고 자본주의를 열었다




혁명적 아이디어를 갖고 있으나 부와 연결되지 않는 사례도 있다. 3D 프린터를 예로 들면, 2016년 미래창조과학부의 핵심 모멘텀은 3D 프린팅 기술사업이었다. 당시 3D 프린터 기술은 이미 인공 의료, 건물 건축, 음식 요리까지 가능한 영역에 있었다. 3D 프린터 기술력은 이미 현재의 기술들을 대체할 만큼의 현실적인 능력을 갖고 있었으나, 일상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나마 현실적으로 가능한 범위는 'ETSY' 같은 디자이너 쇼핑몰에서 3D 프린터로 만든 주얼리나 소품들을 판매하는 수준이었다. 이는 혁명적인 아이디어와 실현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혁명이 되지 못한 사례다. 3D 프린터로 만든 커플 피규어는 일상생활에서도 흔히 접하고 구매할 수 있지만, 사람들은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다. 소비재로써 기능을 하기에는 생산단가와 가격이 서로 맞지 않아서, 사람들의 눈높이를 맞출 상품이 생산되지 못한다. 필자도 2016년에 'only one'이란 3d 프린팅 온라인 크리에이터 플랫폼을 기획했었고, nipa에서 1억 원이란 정부지원금을 받았지만. 결국 실현시키는 것은 실패했다. 왜냐면 시장이 아직 형성되어 있지 않았다. 상품 제조업자, 기술자는 존재했지만, 소비자는 니즈가 없었다. 곧 라이프스타일을 바꿀 수 있는 요소가 없었던 것이다. 

2016년 3D 프린터로 인쇄된 두바이 건축물. 놀랍지 않은가




정재승 교수의 GMC(Grand Master Class)  강의를 재정의해보면 '혁명은 상상력이 풍부한 이성주의자들이 만드는 진실'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재미있는 잡지책이 나오는데, 그 제목은 '홀 어스 카탈로그(whole earth catalog)'였다. 수평적 관계, 자유로움, 독립적이고 나다운 삶을 살 수 있는 미래 테크놀로지를 소개하는 매거진인데, 이 속에 현재 라이프스타일이 된 혁명들이 있다. 전 세계 언어를 자동으로 통역해주는 기계는 구글 번역기, 정신적 자유로움과 취향을 공유하는 히피 공동체는 페이스북으로 재탄생했다. 결국 혁명은 아이디어와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사람들 간의 폭발적인 니즈와 속도가 필요하다. 지금의 블록체인 기술은 독과점 중개 플랫폼 생태계를 파괴하고, IT 공화정을 만드는 철학을 갖고 있지만, 아직 현실로 이어지기에는 사람들의 니즈가 부족하다. 프랑스 대혁명처럼 콘텐츠 제공자가 기근과 노역에 시달리고, 플랫폼이 새로운 귀족 계급으로서 군림하는 시대가 오면 블록체인 혁명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스티븐 잡스가 즐겨 읽었다는 홀 어스 카탈로그. 아이폰의 이미지가 엿보인다. 



결국 혁명은 '아이디어 + 기술력 + 철학 + 소비자의 폭발적인 니즈'가 결합될 때, 비로소 속도감 있게 시작된다. 혁명이 일단 시작되면 속도는 매우 빠르며, 지난 10년 간 3G 시대에 우리는 체감할 수 있었다. 필자가 처음 입사한 회사가 넥슨이었는데, 그때 넥슨 모바일이란 계열사가 있었다. 필자는 넥슨 모바일에서 핸드폰용 게임을 만든다고 했을 때, '저렇게 작은 화면에서 게임을 하나. 노트북으로도 게임을 하기 힘든데' 라며 비판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 최고의 게임은 PC방 부동의 1위였던 '던파'였고, 스타크래프트 2탄이 출시된다는 기사가 나오던 시절이었다. 당시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불편했었고, LG 유플러스에서 '오즈(OZ)'라는 PC 화면이 그대로 들어간 모바일 인터넷을 광고하던 시절이었다. 만약 지금 그 시절로 돌아가 무엇을 하겠느냐고 물어본다면, 아이위랩 이란 회사를 찾아가서 청소라도 시켜달라고 하겠다. 무급으로 일하면 어떠랴. 혁명가들과 함께 세상을 리딩 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면, 그 경험은 돈으로도 바꾸지 못하지 않을까. 


https://news.joins.com/article/4005226


다음 시간부터는 역사적 혁명에 관한 케이스 1개와 현재 비슷한 상황에 속한 주식 종목을 하나 씩 파헤쳐보도록 하겠다. 혁명에 투자해서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바뀐다면, 그 또한 인류사적으로 박애정신이며 히피 정신이지 않을까 하는 망상으로. 


(참고로 저 기사의 댓글은 0개이다. 저점 매수할 종목을 찾아 부자 되어 봅시다. 혁명도 좋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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