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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소비가 지구를 위협한다?

고기 소비가 지구를 위협한다?

― 기후위기와 육류소비, 지금 우리가 알아야 할 진실

한 끼 맛있는 고기 한 점이 지구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세계적으로 육류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기후변화와 환경 훼손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단순히 축산업의 문제가 아니다. 소득 증가와 소비 문화의 변화, 그리고 개발도상국의 중산층 확대가 이 변화를 이끌고 있다.

� 육류 소비의 급증, 그리고 그 이면

1950년 전 세계 육류 소비는 약 4,700만 톤.
하지만 2005년에는 무려 2억 6,000만 톤으로 6배 가까이 증가했다.
1인당 소비량만 보더라도 같은 기간 동안 연 17kg → 40kg으로 증가했다.

특히 아시아, 남미, 인도 등 이른바 "신소비자 그룹"의 육류 소비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과거에는 채소, 생선, 곡류 중심 식단을 유지했지만, 이제는 육류 중심의 식생활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변화가 생태계 파괴와 기후변화를 가속화한다는 점이다.

� 가축 사육이 만드는 환경 문제

육류 소비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가축도 많아진다.
이 과정에서 사료용 곡물 생산을 위한 대규모 경작지 확장, 방목장 확대, 산림 파괴가 뒤따른다.
현재 전 세계 경작지의 34%가 동물 사료 생산에 쓰이고 있고, 지구 육지의 25%는 방목지로 사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축의 분뇨에서는 메탄과 산화질소 같은 강력한 온실가스가 대량 배출된다.
예를 들어, 열량이 높은 사료를 먹은 소는 장내 발효 과정에서 메탄을 많이 내뿜고, 이는 탄소보다 20배 이상 강력한 온실가스다.

� 실제 사례로 보는 자연 파괴

1. 호주 퀸즈랜드

육우 산업이 확장되면서 천연림이 외래종 목초지로 대체되고 있다.
강력한 번식력을 가진 ‘버펠그라스’가 자리를 잡으며 토착 생태계가 무너졌다.
자연림이 줄어들면서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파괴, 일부 종은 멸종 위기에 놓였고,
기후 자체가 변하면서 가뭄 피해가 더 커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2004년 퀸즈랜드의 메탄 배출량은 탄소 환산 기준 2,280만 톤, 이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4%에 해당한다.

2. 콜롬비아

콜롬비아는 외래 목초 도입 이후 가축 사육이 급증했고, 현재 농지의 90%가 목초지다.
자연 사바나와 아마존 산림이 목초지로 전환되며, 자연초원의 생태계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
콜롬비아에서는 매년 15만~25만 헥타르의 산림이 벌채되고 있으며,
가축 2,700만 마리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체의 50%에 달한다.

3. 브라질

세계 최대의 소고기 수출국인 브라질은 부동산 투기 목적으로 목축업이 활용되고 있다.
아마존을 개간해 목축지를 만들고, 이를 되팔아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구조다.
그 결과 아마존 산림은 매년 100300만 헥타르씩 벌채되고 있으며,
브라질의 소고기는 세계에서 가장 큰 환경 파괴 식품으로 불릴 정도다.
20002007년 사이에 브라질의 육류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은 1억 9천만 톤 이상이었다.

� 무엇을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단순히 "고기를 먹지 말자"는 주장을 하지는 않는다.
대신 정책적 접근과 책임 있는 소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 제안되는 해결책들

각국 정부는 소고기 산업에 대한 보조금, 세제 혜택, 저리 대출 등 지원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


사료 작물(예: 콩) 재배 면적 확대를 조절하고, 산림 벌채와 방목지 확장을 규제해야 한다.


사람이 직접 소비하는 작물 위주의 경작을 유도하고, 환경친화적인 토지 이용에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



훼손된 산림과 자연초원은 전략적으로 복구해야 한다.
잘 계획된 생태 복원은 실제로 물 자원 증가, 동물의 귀환 등 눈에 띄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특정 국가만의 희생을 요구할 수는 없다.
브라질, 콜롬비아, 호주 같은 생산국만 비난할 것이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소비국가의 책임 있는 소비문화 개선도 병행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제 지속 가능한 축산과 소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지구가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만큼 무겁게 다가온 고기의 그림자.
이제는 그 무게를 함께 나눠야 할 시간이다.

� 참고문헌
McAlpine, C.A. 외 (2009). Increasing world consumption of beef as a driver of regional and global change. Global Environmental Change, 19, pp.21~33.
ReSEAT 프로그램 모니터링 보고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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