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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F 이후의 브랜드 돼지고기 시장은 어떻게 변할까?

2019년 4월에 쓴 칼럼이다.


아프리카 돼지 열병(ASF) 이후의 브랜드 돼지고기 시장은 어떻게 변할까?

                                            축산경영연구소 식육마케터 김태경 Ph.D

“외국 에서 들어 오는 가격 자체가 너무 높아집니다. 삼겹 금년 1월 3.7불짜리가 지금 5.7불 부릅니다. 전지 2.2정도 하던게 지금 3.2 등심 3.3이 지금 4.5 기타등등 모든 부위가 이렇습니다.독일 스페인등 지육가흐름은 한국과 거의 비슷합니다. 3월부터 상승랠리가 9월까지 갑니다. 이제 4월 좀 지났고 이미 지난해 최고가를 돌파한 나라도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 발생되는건 부차적 문제고 정말 비싸게 들어올 수밖에 없어집니다.”

지난 4월 중순 고기 수입을 하는 후배의 페이스북 메시지다. 

kg당 수입육 삼겹살이 1월 수입가격이 3.7불 정도였는데 4월에 5.7불 54% 인상되었다.

앞다리 전지는 2.2불에서 3.2불 45% 인상, 등심은 3.3불에서 4.불로 36% 인상되고 있다는 말이다.       




출처: 한국일보, 지열병 중국 전역 확산… 한국도 ‘피그플레이션’ 오나,2019.4.24.


4월들어 국내 돈가도 2월의 3,143원이던 것이 4월 10일까지 평균 4,481원으로 43% 정도 오르고 있다. 그냥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원인이라고 쉽게 생각하고 있다.


아마 올해 후반기에는 지금보다 가격이 더 올라갈거라고 예측하고 비축에 들어간 업체들도 많은 것 같다. 



필자는 1976년의 한우 파동시기가 오버랩된다. 1970년대 경제가 성장하면서 육류 소비량이 늘어나고 특히 한우고기 소비가 늘어 한우가격이 폭등하게 된다. 1970년대 외식의 인기 메뉴는 한우 불고기와 로스구이였다. 1976년 한우 파동으로 한우 가격이 급증하고 로스구이는 삼겹살 구이로 급격히 대체되어 1990년대 이후 삼겹살 구이가 외식의 인기 메뉴가 되었다.


한우고기가 돼지고기 삼겹살로 고기만 대체되었지 요리 방식은 한우로스구이나 삼겹살 구이나 똑같았다.


한우 로스구이가 삼겹살 구이로 대체된 원인이 맛의 차이가 아니라 가격의 차이 때문이었다는 거다.


가상의 시나리오를 써보자.


만약 국내에 ASF가 퍼져서 지금의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50%만 더 오른다면 6720원대가 된다.  국내 삼겹살 도매가격이 KG 당 25,000원 내외가 된다. 그럼 한돈 삼겹살 식당의 1인분 삼겹살 가격이 15,000원 이상이 될거다. 수입삼겹살을 쓰는 식당도 1인분에 10,000원 이상은 받아야 된다. 이렇게 소비자가 피부로 느끼는 가격이 인상되면 닭고기나 수입 쇠고기로 육류 소비가 대체 될 수 있다. 아니 닭고기와 수입 쇠고기 가격까지 인상 된다면 생선등 다른 단백질을 찾아서 소비가 급 전환 될 수 있다. 


삼겹살을 맛있어서 많이 먹는다. 


삼겹살은 대한민국 국민의 솔푸드다.


서민들이 사랑하는 삼겹살이다. 이런 삼겹살 예찬, 돼지고기에 대한 예찬은 비싼 한우고기를 못 싸 먹는 스스로에 대한 위로다.  돼지고기는 값싼 고기였기에 우리가 많이 먹은 거다. (적어도 역사적 사실만으로 해석하면)


이 논리가 맞다면 ASF로 국내외 돼지고기 가격이 인상되면 돼지고기 소비는 급감할 수 있다는 예측이 성립된다. 무서운 일이다. 비축 사업을 진행중인 회사들은 다시 한번 더 고민해 보기 바란다. 


물가 안정을 위해, 경제 성장을 위해 해방이후 1948년부터 닭과 돼지 사육을 장려했다. 박정희 정권은 더욱더 갑싼 노동력뿐인 국제 경쟁력이었으니  노동자들에게 값싼 먹거리를 공급해야 했다. 우리 농촌, 농민,농업은 그렇게 착취 당해 왔다.


해방이후 농업의 정책 역시 식민지 시대와 별로 다르지 않은 것은 일제 강점기 농업의 목적과 해방이후 농업의 목적이 같았기 때문이다. 단지 일제 강점기는 일본의 노동자들에게 갑싼 쌀을 공급하기 위한 농업이었고 해방이후는 우리 국민들에게 값싼 먹거리를 공급하고자 하는 것이 우리 농업의 목적이고 목표였다.


아마 돼지산업은 정부 정책에 가장 기여도가 높은 산업이었다.


그래서 지금 쌀산업보다 규모가 커졌다.


이제 ASF 이후 값싼 고기로의 역할이 끝났다.


이제는  다양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고기의 시대다.


아무리 비싸도 찾는 사람이 있으면 잘 팔린다.


아직도 국내산중에 싼 고기가 한돈이라 한돈을 찾는 사람도 있다.


아마도 ASF로 상당적인 돼지고기 가격이 인상된다면 맛있는 돼지고기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가 더 커질거다.


국민소득이 3만불이 되면 대량공급 대량 소비의 마트보다 개성 강한 전문 식표품점에 대한 욕구가 커진다.


1990년대 중후만 만들어진 1세대 브랜드들은 수출 가공장 (LPC)를 중심으로 대량 소비화에 최적화 된 브랜드들이고 이제는 좀 더 차별화된 농장 브랜드 돈육에 대한 소비자 욕구가 커지는 시대가 오고 있다.


ASF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세상의 변화에 대해 보여지는 하나의 현상일 뿐 ASF 가 시장 변화의 장기적인 요인이 될 수 없다는 거다.


과거 구제역이후 우리는 빠른 기간에 두수를 회복한 사례가 있다.


물량을 회복이 산업의 이익과 직결되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아마 양적 확장보다 질적 안정화가 더 필요한 시대가 왔다.


점점 수입 돈육을 사용하는 식당도 늘어나고 특히 HMR 시장에서의 수입육 사용량은 무섭게 증가하고 있다. 이런 시대의 변화를 이겨 낼 수 있는 건 


이제 새로운 세대의 새로운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는 거다.


현대의 소비자들은 단지 상품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구매한다. 그만큼 브랜드 스토리, 브랜드 속성, 브랜드 연상의 성공적 창조가 중요해진다. 이들은 대체로 무형적이고 주로 상징적이다. 브랜드가 소비자의 마음과 머리를 사로잡으면 우상적 위상을 얻는다. 그런데 요즘은 성공의 잣대가 브랜드 종족(brand tribe)이 있는냐 없느냐가 되었다. 브랜드 종족이란 특정 브랜드를 향한 열정과 충성도를 공유한 마음과 뜻이 통하는 사람들의 공식적이거나 비공식적인 그룹을 말한다. 이들은 해당 브랜드의 가치를 받아 들여 그것을 실생활에 적용한다. 브랜드 종족들의 활동은 해당 브랜드를 보는 남들의 인식과 평가에도 강하게 영향을 미친다.  


과거 브랜드는 전국적인 마트에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가 주요 평가였다면 이제는 내 돼지고기를 미치게 사랑하는 브랜드 종족을 만들면 된다.


년간 50,000두를 시장에 출하 하는 돼지고기 농장이 있다고 하자.


돼지 한 마리의 정육 생산량을 50kg라면 2,500톤의 정육을 시장에 판매한다. 


일인당 돼지고기 년간 소비량을 25kg 정도라면 딱 10만명의 브랜드 종족만 내 농장 돼지고기의 팬을 만들면 되는 시대가 왔다. 

5천만 전국민을 상대로 우리 농장의 돼지고기를 파는 것이 아니라 우리농장 돼지고기에 반한 소수의 브랜드 종족에게만 판매하면 되는 시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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