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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소고기의 역사

유럽 소고기의 역사 

고대 로마인들은 쇠고기를 특별히 좋아하지 않았다.  거의 먹지 않았고로마시대 소고기는 사치품이었다. 특별한 날을 위해 남겨진 쇠고기는 종종 종교 의식과 연결되었다소는 신들을 위한 존경의 희생으로 최고 제물이었다.  소는 제단의 제물로 희생되었다. 쇠고기는  제단에서 불타서 신들을 위해 희생(犧牲)되는 동안심장폐와 같은 장기는 제사장들에게 주어졌다.그래서 그들은 신들과 음식을 나누는 고대의 의식인 친족관계를 기념하는 행위에 참여할  있었다그러나 종교 의식이외에 로마인들에게 쇠고기는 별 인기가 없었다. 사실소고기에 대한 선호도가 없는 이유는 소는 몸집 때문에 기르기가 어려웠다소들은 목초지가 필요했다.  로마인들은 농업과 곡식의 성장을 위해 땅을 사용하는 것을 선호했다소들은 그 크기 때문에,  다른 동물들보다 소의 사육 관리는 힘들었다. 사육 기간도 길었다소를 고기를 위해서 사육하기에는 효율적이지 못했다쇠고기는 보존하기도 어려웠다냉동 기술이 없던  로마 시대, 소는 크기 때문에 많은 양의 고기가 생산되는데 소고기를 신선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추운 날씨가 요구되었다. 로마는 지중해 지역이라 거의 일년 내내 더워서 대량 생산되는 고기를 보존하는데 문제가 있었다그래서 고대 로마인들은 다른 고기, 돼지고기가 평민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반면로마의 귀족들은 종종 타조와 공작과 같은 사치스럽고 귀한 고기를 좋아했다그러나 로마인들은 쇠고기를 전혀 먹지 않았다고 생각해서는  된다일반적으로 소는 주로 밭일이나 유제품 소비를 위해 사육되었지만쇠고기가 외면을 당했다는 뜻은 아니다송아지고기는 고대 로마인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로마 정복의 영향과 로마 제국의 몰락 이후 쇠고기는 많은 유럽 국민들 사이에서 점차적으로 호감을 얻었다. 소는 육류와 유제품의 가축으로 대륙 전역에서 사육되었다. 유럽에서 소의 인기는 여러 나라의 농촌과 도시 관습에 큰 영향을 미쳤다. 게르만 민족은 특히 쇠고기를 좋아했다. 

영국 앵글로 색슨족은 쇠고기에 대한 분명한 선호도를 가지고 있었다. 고기에 대한 그들의 관심은 다소 호기심이 있는 것 같다. 실제로 소고기는 치료적 특성으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았다. AD 95년 경에 만들어진 영국의 요리책에는 여러 가지 쇠고기 요리법이 있는데, 이 요리책의 요리법은 맛있는 음식이라기 보다는 치료용 요법(원기회복 보양식)으로 보인다.  고대의 앵글로 색슨족은 힘센 소를 원기 회복 보양식으로 생각했다. 고대 앵글로 색슨족은 쇠고기를 먹는 사람들에게 건강을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앵글로 색슨족의 후예인 영국에는 쇠고기는 대중적인 상상 속에서 원기 회복 보양 강장제의 치료적인 특성을 유지했다. 특히 16세기 이후부터는 소고기를 주요 의학적 성분으로 기재되어 있는  영국 책들이 다수 있다. 고기는 쇠고기로 만든 수프와 육즙 형태로 '열병' 치료제로 처방되었다. 18세기에는 각종 병을 앓는 환자들에게 '쇠고기 강장제'를 마시라는 권고가 자주 내려졌다. 19세기 후반에 결핵에 대한 죽음의 공포로 고무된, 소고기 기반 화합물의 활력을 불어넣는 힘에 대한 대중의 믿음은 20세기 초까지 계속되었다. 그 때 쇠고기 강장제가 피를 풍부하게 하고 활력을 불어넣는 필수적인 방법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비록 쇠고기는 중세 말기에 부인할 수 없는 존재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결코 가장 좋아하는 고기는 아니었다. 역사적 기록을 보면 쇠고기가 생선, 닭고기, 돼지고기에 비해 인기가 없었다. 

 이베리아 반도에서는 1450년경부터 시작된 수많은 카탈로니아 요리책에서 양고기가 분명 지역 주민에게 있어 일반적이든 귀족적이든 최고 인기의 고기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르네상스와 흑사병이후,  쇠고기는 뚜렷한 인기를 회복하게 되었다. 14, 15세기 이탈리아에서는 송아지고기가 특히 '여름의 고기'로 높이 평가되었다. 송아지고기는 가벼운 질감과 맛이 쇠고기의 맛보다 더 맛 있었다. 전반적으로 쇠고기는 정제된 상류층에게는 너무 거친 것으로 여겨졌는데, 그들은 왜가리와 백조와 같은 섬세하고 시각적으로 기분 좋은 고기를 먹는 것을 선호했다. 귀족들의 사치스러운 취향은 1492년 아메리카대륙이 발견되고 바닐라, 땅콩, 새로운 품종의 닭과 같은 이국적인 재료들이 많은 귀족 미식가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다.

영국에서 쇠고기 19세기까지 농촌의 소작농에게 인기있는 고기였다. 영국의 요리책은 중세 이후로 쇠고기가 파이의 속으로 사용되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18세기 영국에서는 고기가 도시 내의 대중들에게 인기 있는 음식으로까지 발전했다. 쇠고기 파이는 런던 거리에서 신속하고 저렴한 식사로 판매되었다. 쇠고기를 대량으로 싸게 구입해서 고객들에게  수일안에 도축된 소고기로 만든 제품을 소비할 정도로 소비가 늘었기 때문에  저장에 부담이 없어져서 판매업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식재료가 되었다. 길거리에서 파는 파이는 매우 인기가 있었다. 어떻게 보면 쇠고기와 '패스트 푸드'(지금의 햄버거)의 오랜 관계는 이 파이에서 시작되었다.       

옛날 유럽의 쇠고기 역사를 살펴 보았다.  소한마리를 도축하면 생산되는 고기의 양이 많아서 주로 겨울철에 소비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우리조상들도 음력 시월에 난로회로 쇠고기를 먹었던 기록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냉동, 냉장 기술이 발달되지 전의 쇠고기는 겨울철에 먹는 계절음식이었는지도 모른다. 우리민족도 여름철 복날에는 개고기, 닭고기 그리고 천렵으로 잡은 물고기가 여름철 주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돼지나 소같은 큰 가축의 고기는 상하기 쉬워서 여름철에는 기피하였다. 영국인들의 쇠고기 선호는 대영제국의 건설하면서 지금 전세계적인 쇠고기 육식문화를 만들었다. 화려한 미식 생활을 즐겼던 고대 로마 귀족들의 돼지고기 선호는 돼지고기가 맛있는 고기라는 걸 의미하는 중요한 세계사적인 증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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