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성고기의 모든 것 9

2. 숙성육을 위한 식육 과학 기초

2. 숙성육을 위한 식육 과학 기초

2.1 고기의 구성 성분과 영양적 가치

고기를 숙성하면 화학적 성분의 확연한 변화가 일어나고 그 변화의 정도에 따라 숙성육의 품질과 맛이 결정된다. 따라서 숙성육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식육과학에 대한 기초 지식의 습득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고기는 약 2/3 이상이 수분이고 나머지는 거의 단백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고단백질 식품이라고 한다. 고기는 수분과 단백질 이외에 지방, 탄수화물, 비타민 및 미네랄 등의 영양성분을 소량으로 함유하고 있다. 이러한 고기의 구성 성분은 가축의 종류, 성별, 연령, 사양조건, 영양상태,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같은 도체 내에서도 부위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다. 특히 지방의 함량은 위의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그 변이의 폭이 매우 큰 특성이 있다.

고기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수분은 영양학적으로는 아무런 가치가 없지만 많은 성분들을 용해시켜 포함하고 있으므로, 그 함량 및 화학적 존재 상태는 가공적성, 저장성, 육색, 관능특성 등 육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일반적으로 지방함량이 많은 고기가 상대적으로 적은 수분함량을 보인다. 고기가 내적, 외적 환경변화에 상대하여 자체 내에 있는 물을 보유하고 있는 능력을 보수력이라고 하는데, 이 보수력은 고기의 품질을 결정하는 주요인이다. 고기는 무게로 판매되기 때문에 보수력이 좋지 않아 수분이 밖으로 빠져나오게 되면, 빠져나온 물의 무게만큼 금전적 손실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육가공적성 또한 좋지 않다. 특히, 고기를 부패하게 만드는 미생물의 번식은 수분함량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데, 고기는 수분함량이 높은 편이라 쉽게 부패 될 수 있다.

고기의 구성 성분 중 수분 다음으로 많은 것은 단백질로 약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고기는 인류의 가장 중요한 단백질 자원으로 분류되는데, 그 이유는 육단백질을 구성하고 있는 아미노산의 조성이 인간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아미노산 조성과 유사하기 때문이며, 따라서 영양학적으로 ‘완전단백질’로 불린다. 고기를 구성하고 있는 단백질은 근장단백질, 근원섬유단백질 및 결합조직단백질로 구분할 수 있다. 근장단백질은 근원섬유 사이의 근장에 용해되어있는, 즉 액체 상태로 고기 속에 존재하고 있으며, 각종 육색소 및 효소 등을 포함하고 있다. 근원섬유단백질은 고기의 구조를 형성하고 있기에 구조단백질이라고도 하며, 근육수축의 주요단백질인 마이오신(myosin)과 액틴(actin) 및 근육수축을 조절하는 여러 가지 조절단백질들로 이루어졌다. 결합조직단백질은 육단백질의 약 10-20%를 차지하고 있으며, 주로 근형질막, 모세혈관 등을 이루고 있는 콜라겐, 엘라스틴, 레티큘린 등의 섬유상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다.

고기의 성분 중 지방은 함량의 변화가 가장 크며, 도체나 지육 상태에서는 약 20% 내외지만, 살코기에서는 약 2-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지방함량은 축종, 연령, 사양조건, 부위 등에 따라 변이가 크며, 그 성질도 달라진다. 고기의 지방은 주로 근육 또는 근섬유 사이에 축적된 축적지방으로 이 축적지방은 대부분이 중성지질로 구성되어 있다. 축적지방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고기의 구조를 이해하여야 한다. 간략히 설명하자면, 고기를 이루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구조단위는 근섬유(근육세포)로, 이 근섬유가 약 50-150개 정도가 모여 1차근속을 이루고, 다시 1차 근속이 모여 2차근속을 이룬다. 이렇게 1차근속과 2차근속들이 모여 있는 상태를 근육이라고 하며, 고기는 하나 이상의 근육으로 구성된다. 가축은 비육이 진행되면서 처음에는 근육 사이나 2차근속 사이에 있는 결합조직에 지방이 침착하고, 더욱 비육이 진행되면 1차근속 사이까지 지방의 침착이 이루어진다. 근육 사이의 지방을 근간지방, 근속 사이의 지방을 근내지방이라고 부르고, 이것을 마블링(marbling)이라고 한다. 마블링은 소고기와 같은 적육의 육질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사용하는데, 그 이유는 마블링에 따라 고기가 맛이 좋고 연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고기의 탄수화물은 매우 소량이며 대부분이 글라이코젠(glycogen)이다. 탄수화물은 구조물질로 존재하는 것과 에너지원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도축 후 고기 속에 존재하는 탄수화물은 극히 미량이기 때문에 그 영양적 가치는 무시된다. 에너지원으로 존재하는 글라이코젠은 도축 직후 약 1% 정도가 고기 속에 남게 되나, 이것도 사후강직이 진행되는 동안 모두 사라지게 된다. 이렇게 글라이코젠은 도축 후 점차 없어지기 때문에 영양학적으로는 아무런 가치가 없지만, 글라이코젠의 분해속도와 양은 고기의 pH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결과적으로 보수력과 육색을 좌우하게 되기 때문에 무척 중요하다.

이 밖에도 고기 속에는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들이 존재하고 있다. 고기는 비타민 B군의 훌륭한 공급원이며, 특히 돼지고기는 많은 양의 비타민 B1을 함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기 속의 비타민 함량은 축종에 따라 차이가 큰 반면, 부위에 따른 함량의 차이는 적은 편이다. 고기 속의 미네랄은 약 1% 정도이고, 그 종류는 칼슘, 마그네슘, 인, 칼륨, 나트륨, 황, 철 등 매우 다양하다. 미네랄 또한 축종, 품종, 고기 부위에 따라 함량이 다르며, 고기의 보수력, 지방의 산패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영양학적 뿐만 아니라 가공학적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한편, 고기는 영양성분 덩어리라고 할 수 있는 건강식품이다. 어떤 식품의 영양성은 단순히 영양성분이 어느 정도 들어 있는가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영양성분의 소화율 또는 소화 이용 가능한 함량은 어느 정도인가 등으로 결정된다. 즉, 식품의 영양가는 소위 ‘생체 이용 가능한 영양성분의 함량’으로 결정되는데, 고기는 그 어떤 식품보다 생체 이용 가능한 영양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다시 말해, 고기는 영양성분의 형태가 우수할 뿐만 아니라 그 함량도 다른 식품들에 비해 많다는 말이다.

특히, 고기는 체내 요구량에 꼭 들어맞는 필수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다. 인체의 구성 단백질을 이루고 있는 아미노산들은 20가지가 있는데, 이 중 9가지는 필수아미노산이다. 필수아미노산은 인간 체내에서 합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꼭 외부로부터 섭취해야만 되는 아미노산을 말한다. 따라서 체내에서 합성하지 못하는 이 필수아미노산들은 우리가 섭취하는 식품들의 영양성분에 꼭 존재하여야만 하며, 그 함량도 체내 요구량과 유사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고기가 이렇게 필수아미노산의 함량을 적절히 잘 갖추고 있는 식품이다.

단백질은 우리 몸 그 자체를 만드는 성분으로 근육뿐만 아니라 머리털, 손톱, 피부, 내장 등을 구성하고 있다. 즉 인간은 고기와 마찬가지로 수분을 제외하면 움직이는 단백질 물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단백질이 우리의 신체를 구성하고 있는 이상 만일 단백질의 섭취가 충분치 못하면 우리의 몸은 힘없이 무너지고 만다. 보통 성인 남자는 하루에 약 63g의 단백질이 필요하고 여성의 경우는 이보다 적은 양이 필요하지만, 임신부나 젖먹이 어머니의 경우는 더욱 많은 양의 단백질을 섭취하여야 하며, 성장기의 어린이나 청소년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모든 사람은 매일 충분한 고기를 섭취하는 것이 건강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숙성고기의 모든 것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