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맛이라고 하면 매운맛, 짠맛, 단맛, 쓴맛 그리고 감칠맛의 조합을 의미하는데 맛있는 고기란 요리시 느낄 수 있는 풍미와 입안 가득 터지는 육즙 (보수력) 그리고 부드럽게 씹히는 느낌이 좋은 고기를 맛있는 고기라고 이야기 한다.
이런 고기맛을 차별화 하기 위해서는 사육 단계에서 품종, 사육방식 그리고 사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도축후 요리전까지의 숙성도 고기맛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그릭 마지막으로 어떤 부위를 어떻게 요리하는가 하는 3가지 요소가 잘 조화되어야 한다.
퀸즈포크
백종원의 삼겹살 랩소디에서 방송되어 인기를 얻고 있는 돼지고기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키우고 있는 품종으로 흔히 삼원교잡종이라고 하는 돼지다.
돼지고기 소비의 70%이상을 햄, 소시지로 가공해서 소비하는 서양에서 생산성을 좋게 하기 위해서 개량한 품종으로 고기 맛 자체가 심심하다.
퀸즈 포크 역시 퀴노아를 급여하고 있지만 품종의 한계를 뛰어 넘지 못했지만 과학적이고 정성을 다해 관리를 잘 하는 단일 농장의 돼지고기로 우리나라에서 키우는 삼원교잡종중에서는 최상의 맛을 자랑한다.
모두가 좋아하는, 익숙하고 맛있는 돼지고기 맛이다. 그러나 비교해 먹어 보니 고소함과 감칠맛은 다른 돼지고기 품종보다 약하다. 상대적으로 조직이 부드러운 편이며 굽는 과정에서 빠져나오는 지방과 수분도 많은 편이라 많이 수축되었다. 맛은 추억이고 경험이다. 우리가 먹는 삼겹살의 기준이 되는 맛이다.
추천부위 : 삼겹살, 앞다리, 뒷다리
풍미 : ★★★ 보수력 ★★★ 연도 ★★★
우리흑돈
2015년 국립축산과학원에서 개발한 신품종 돼지고기다.
국립축산과학원에 따르면 ‘우리흑돈’은 국내 흑돼지 시장 국산화를 이끌기 위해 국내 재래돼지와 자체 육성한 ‘축진듀록’을 활용해 개발한 계통으로 재래돼지의 육질을 가지면서 성장 능력도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돼지보다 근내 지방이 많아서 풍미가 아주 좋고 깨끗하다.
신품종 돼지고기의 경우 삼겹살에 지방과다가 문제가 되는데 근내지방(마블링)이 적당한 삼겹살을 만날 수 있다. 아직은 맛을 본 사람들이 별로 없지만 유명 세프들의 샘플링 결과 최고 점수를 받고 있다.
육즙이 풍부하고 고급진 식감에 육색도 좋다.
“우리흑돈은 시식에 참여한 요리사 등 5명이 모두 팝콘 향을 떠올렸다. 팝콘처럼 고소한 향을 갖고 있으며 기름 질감과 향은 가볍고 감칠맛이 톡톡 튄다. 과하게 무겁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은 맛을 갖고 있다.”
추천부위 : 삼겹살, 앞다리, 목심
풍미 : ★★★★★ 보수력 ★★★ 연도 ★★★
버크셔K
1920년대에 일제는 버크셔 보급에 힘을 써서 해방이전인 1942년 통계를 보면 조선반도에서 사육되는 돼지의 70%가 버크셔종이거나 버크셔와 재래종의 교잡종이였다.
다른 품종에 비해 근섬유가 가늘게 다발 지는 특징이 정육에서도 드러난다. 살코기에 마블링도 꽤 잘 배어있다. 다른 품종의 흑돼지와 마찬가지로 육색도 짙은 적색을 띠고 있다.
구우면서 지방과 수분이 배출되는 정도는 보통이다. 다소 수축이 있다. 소보로빵처럼 달짝지근한 고소함이 처음부터 끝까지 지속되는 것이 특징. 기름 향은 맑게 느껴지지만 향은 옅지 않다. 쫀득하게 씹히는 식감도 주요한 차별점이다.
우리민족인 돼지고기를 습식 조리법인 삶거나 끓여서 먹었다. 압축성장의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요리시간이 긴 습식 조리보다는 불판에 바로 구워서 먹을 수 있는 로스구이가 유행을 하게 된다.
그래서 고기의 맛을 테스트할 때도 흔히 구워 보게 된다.
돼지고기의 참맛을 정확히 비교하고 느껴 보려면 삶아서 국물 맛을 보면 알 수 있다. 버크셔K를 삶아서 국물 맛을 보면 감칠맛이 너무 뛰어나서 닭육수를 더하거나 조미료를 많이 넣어서 삶은 것 아닌가 하는 오해를 받을 정도로 맛있다. 버크셔 K 삼겹살을 흔한 로스구이로 먹을 때는 삼원교잡종보다 기름끼가 많아서 기름진 걸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안 좋은 이미지를 만들기도 한다.
반면 버크셔K 삼겹살을 삶아서 수육으로 먹어 보면 버크셔 K 품종이 얼마나 맛있는 고기인지 알 수 있다.
우리민족은 과거에 진짜 맛있는 돼지고기를 먹어 왔는지도 모른다.
지금의 삼원교잡은 생산성이 좋아 싸게 공급되지만 돼지고기의 맛은 예전만 못해서 우리가 기름맛이 강한 삼겹살을 선호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풍미 : ★★★★★ 보수력 ★★★★ 연도 ★★★
추천부위 : 목심, 앞다리, 뒷다리, 등심
얼룩도야지 (YBD)
YBD는 일본에서 개발된 슈퍼 골든 포크다. 서양과 달리 생고기 소비가 많은 일본인들이 서양에서 개발한 삼원교잡의 부족한 맛을 보강해서 만든 신품종돼지다. YBD를 2000년대 초반 다비육종에서 도입해서 얼룩도야지로 생산하고 있다. 생산성이 YLD 일반 삼원교잡종보다 다소 떨어져서 많이 보급되고 있지 않지만 최근 핫한 육지의 돼지고기 식당에서는 얼룩도야지를 사용하고 있다.
보수력도 뛰어나고 마블링도 좋고 육색 역시 훌륭해서 고급진 느낌나는 돼지고기다.
맑게 느껴지는 기름 맛이 큰 특징. 그러나 뒷향이 묵직하게 치고 올라오는 것이 독특하다. 씹을 때는 옅은 맛이다가, 삼킬 때 진한 맛이다. 뒷맛에서 감칠맛도 강한 편이다. 질감은 부드럽고, 굽는 과정에서 지방과 수분 배출도 적었다.
삼겹살의 경우는 조금 크리미한 느낌이 강해서 흔히 먹던 삼겹살보다 진한 느낌이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만 목살의 경우는 마블링이 너무 좋고 육색이 진해 최고의 호평을 받고 있다.
풍미 : ★★★★★ 보수력 ★★★★ 연도 ★★★
추천 부위 : 목심, 삼겹살, 앞다리
삼달파머스 길갈 흑돼지
제주도 숙성도에서 판매되고 있는 흑돼지다.
제주도 흑돼지를 산업화하는데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 길갈농장 흑돼지를 분야 받아서 젊은 축산 전문가가 과학적으로 키우고 있다. 길갈농장 흑돼지는 지난 20년간 현대백화점 정육콘에서 제주도 흑돼지로 판매되고 있는 제주도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흑돼지다.
마블링이 진하고 고기맛이 뛰어나다.
중량이 키워서 감칠맛으로 높였다.
특히 숙성도에서는 숙성을 통해 지방의 맛을 더욱 풍부하게 하고 고기맛에 고꾸미를 입혀서 국내 최고의 돼지고기로 평가받고 있다.
풍미 : ★★★★★ 보수력 ★★★★★ 연도 ★★★★★
추천 부위 : 앞다리, 뼈등심. 뼈목심
참고 : 이해림, 아무튼 주말 골라라 더 맛있는 돼지고기 조선일보 2019.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