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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벽똘 Oct 31. 2021

Q. 처음부터 잘하면 재미없지 않을까?

A. 처음부터 펜타킬 하면 재밌지 않을까?

어제저녁, 공원에서 데이트를 했다.

내려서 걷기 전에 차를 세워두고 어둑어둑한 공간에서 잠시 대화를 나눴다.


학창 시절, 롤모델, 부모님과의 관계, 현재의 우리까지 이리저리 대화가 흘렀는데,

왜 때문인지 짝꿍이 나를 위로해주었다.


너 : "아직 6개월밖에 안됐잖아. 그걸로 뭘 알 수 있겠어."

나 : ".....(알 수 있는 시간 아닌가...? 내가 인지능력 딸려서 못하고 있는 거 같은데...ㅠ)"

너 : "처음부터 잘하면 재미없지 않을까? 자만하게 될 수도 있고. 게임하는데 처음부터 만렙이라고 생각해봐. 재미없지 않아?"

나 : "펜타킬 10번 하고 다니면 좋지 않을까?ㅎㅎ"

너 : "아;; 음 그럼 이 비유 말고, 게임 시작하려는데 로딩 창 2% 채워져 있는 거야. 그럼 어떤 생각 들어?"

나 : "답답하지"

너 : "내 말은, 진짜 얼마 안 되는 부분이라는 거야. 우리가 앞으로 30년 더 일한다고 생각하면, 지금 시간은 2% 정도밖에 안된다는 거지. 아직 그거밖에 안됐다고."

나 : "그건 그렇지"

너 : "나중에 못하는 게 부끄러운 거야. 지금 못하는 건 당연한 거고."

나 : (여전히 객관적으로 내가 딸린다고 생각하지만 위로하고 지지해주려는 것에 감동 받음)


대충 이런 대화..


매일매일 난 왜 이렇게 모자랄까 생각하는 요즘이다 보니 나도 모르게 어지간히 찡찡거렸나보다..

그럴 시간에 하면 되는뎅..

어쨌든 진심으로 위로와 지지를 보내 주는 짝꿍 덕에 나만의 땅굴에 갇혀있지 않고 그나마 희미하게 빛을  느낌이다.


나중에 못하는 게 부끄러운 거다 라는 말에 넘나 공감했다.

못하겠다는 생각 때문에 못하는 나를 만들어버리지 말자고 스스로에게 말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 딱 그러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못하겠으면, 왜 못하겠는지 질문하면 된다.

질문에 대한 답이 나오면 그 답을 해결하기 위해 시도해야 한다.

누가 대신해줄 수 없다.

지금 못해봐야 잘할 수도 있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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