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와 편안함이 느껴지는 참 예쁜 곳
온금동의 조선내화 뒤쪽으로 돌아가면 좁은 계단길이 하나 있습니다. 계단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내가 목포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나오는데, 조선내화와 바다가 한눈에 담기는 목포의 색감이 진한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목포의 역사와 시간, 바다내음까지 느껴져서일까요. 나는 여기 언덕에 올라 풍경을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풍경을 실컷 눈과 마음에 담고 다시 계단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왼쪽으로 작은 집 하나가 보이는데 낡은 현관이 인상적입니다. 앞에서 바라보면 영락없이 낡은 시골집의 모습인데 그 모습이 참 정겹고 포근하게 느껴집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진다고나 할까요.
지난여름, 집 오른편에 자두나무 한 그루가 있어서, 잘 익은 자두 두 개를 따서 물에 씻어 입에 넣었습니다. 꿀맛이라는 표현이 이럴 때 쓰는 말이었나 봅니다.
어릴 적부터 서울살이를 오랫동안 해서 항상 치열하고 바쁘게만 살아왔는데 목포에 와서 좋은 것은 어쩌면 1920년대에 멈춰있는 도시에서 나의 시간도 함께 멈춘듯한 기분이 들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래되어 낡고 허름하긴 하지만, 조용하고 여유와 편안함이 느껴지는 참 예쁜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