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앞엔 맑은 하천이 흘렀고 그 하천의 둑 위로는 아름드리 나무들과 기찻길이 흘렀지. 기찻길 위에는 썩 높은 산이 징검다리 건너편에 있는 우리 집을 굽어다보았어. 나는 매일 밤 자정 넘어 잠을 뒤척이다 보면 항상 같은 시간에 기찻길 위로 기차가 지나갔고, 둥그런 경적 소리에 잠이 깼지. 경적 소리는 꽤 길었고 달빛 머금은 하천이 반짝이는 것을 멍하니 보다 보면 익숙한 벨소리가 들리며 아빠가 현관을 열었어.
그 어렸던 날 하천 옆을 지나는 고가도로는 너무도 높아 보였건만, 어느새 나는 자동차를 운전하며 그 고가도로 위를 지나 하천을 내려다보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