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
아주 생소한 언어를 쓰며
살았으면 한다던 대화를 기억하나요.
날 아는 모든 이들이 나를 기억하고,
내 부재를 슬퍼해주길 바라지만
한편으론 내 숨이 닿았던 자리 하나조차 모두
지워져버렸으면 싶기도 해요.
행복은 대체로 무뎌서
지나고서야 그 날들이 따뜻했음을 깨달아요.
그래서 이렇게
후회만 남게 되는걸까요.
추억이 짓무른 자리를 바라볼때면
그 상처에 물들어 스러진데도
괜찮을 것만 같아요.
별일 없이 사는게 행복이라 깨닫는 요즘이지만
하루를 온전히 보내기도 버거운 것은
제가 유약하기 때문인가요.
희. 아마도
감정적 질식은 이런 기분일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