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발걸음을 멈추다.
정신없이 길을 걷다보면 나도 모르게 저절로 발걸음을 멈출 때가 있다.
그리고 정신없이 걷다보면 내가 지금 어디가려고 했는지도 잠깐 잊을 때도 있다.
내 목적에 다다르기 전에 한눈팔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나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것.
어쩌면 이런 발검음을 잠깐 멈추고 생각하는 시간 단 몇분도 허용하지 못하는 생활을 사는지도 모른다.
거리의 매장 쇼윈도우에 보이는 수 많은 마네킹, 그 마네킹들이 입고 있는 블링블링 갖고싶던 옷, 가방, 신발들엔 정신없이 한눈 팔면서...
하지만 정작, 사람들은 그것에 한눈팔려 음악소리에 발걸음을 멈추진 못한다.
비가와도 너무 이뻤던, 퀘백 거리.
하루종일 불어소리 들어도 못알아 들었지만 모든 것이 다 로맨틱하게 느껴졌던 그곳,
비가내려서인지, 더욱 더 내 발걸음을 사로 잡은 한 할아버지의 하프연주.
샹플랭거리를 지나, 역사가 담겨져 있는 유명한 벽화 앞에 그 벽화를 보러온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감성적인 내 발걸음이 멈춘 곳, 내 마음을 울린 것은 그 할아버지의 하프연주 였다.
그 벽화를 찍는데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하프연주에는 셀 수 있을 정도의 사람의 수.
마음으로 음악을 들어 주는 이 하나 없어, 그 반복하는 음악 소리에 지겨웠는지 졸고 계셨다.
난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와도 너무 닮아서 잠시 취해있었다.
하프 줄도 당겨보고 이야기도 나눠보고 캐논연주에 또 감동하고 그 할아버지에 대해 아주 조금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그냥 지나칠 수 있었던 아름다움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는 시간도...
몇 번 말했는지 모른다 소리가 정말 좋다고 아름답다고... 좋아서 "와"만 몇번 했는지
가끔은 발걸음을 멈추고 봐라, 들어라, 느껴라. 감탄해보아라.
이런 작은 소리에도 또는 작은 그림에도 느끼고 생각 할 수 있는 시간을 자주 만들어라
그리고 돌아서서 나를 보자. 내가 정말 좋아했던 것, 하고 싶어했던 것, 반응했던 것, 보고 느꼈던 것들이
어떤 것이었는지 알 수 있을 듯하다.
너무 앞만 보고 가지말고 가끔 왼쪽도 오른쪽도 하늘도 보며 느낄 수 있는 시간을...